출처=Chickenonline/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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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방문 이후 중국-대만(양안) 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의 ‘디지털 침공’에 대한 대만 사회의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대만 정부는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한편, 웹3 기술을 이용한 대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펠로시 방문 이후 대만은 중국 등 국외발 인터넷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방문 당일 대만 내 인터넷 트래픽량이 이전 최고치보다 23배 늘어났고, 디도스 공격으로 다수의 정부 기관 홈페이지가 다운됐다. 이튿날인 3일 하루에만 정부 기관들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490만건 보고됐는데, 이는 6~7월 보고된 공격 건수의 총합을 이미 넘어선 수치였다. 이후에도 공격 빈도가 대폭 늘면서 대만 정부는 주요 기관 사이버 보안 수위를 높이며 대응하기에 바쁘지만, 공격 목표와 공격 방식이 매일같이 바뀌고 있다고 한다. 한 기차역 전광판에는 펠로시 의장을 ‘마녀’라고 부르는 게시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격의 원인은 중국이 숨기지 않고 드러내고 있는 대만과 미국을 향한 적개심 때문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보며, 대만의 단독 외교를 용인하지 않는다. 중국은 펠로시 방문에 항의하며 당시 인근 지역에서 대대적인 군사 훈련을 실시했는데, 사이버 공격도 그 일환이라는 것이다.

대만 정부로서는 사회 불안을 잠재우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이 시급한 숙제다. 이달 말 공식 출범하는 디지털개발부(數位發展部, MODA)의 초대 장관으로 지명된 탕펑(唐鳳, 오드리 탕) 정무위원은 15일 한 행사에서 중국-대만(양안) 간 정보전쟁 우려와 관련해, “정보전쟁은 대부분 심리전이다. 전장은 여러분의 마음 속에 있다. 자기가 자기를 놀라게 하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 가장 관건”이라고 말했다. 사이버 공격 대응을 위한 정부의 설비 교체 등 대응책을 묻자, “국가 정보통신 안보 위협에 관한 원칙에 따라 마지막 법적 절차가 진행중이며 곧 공개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출처=탕펑(오드리탕) 트위터 계정
출처=탕펑(오드리탕) 트위터 계정

대만 정부는 웹3 기술을 이용해 대응하자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탕펑은 지난 7일 자유시보 인터뷰에서 “그들(중국군)의 훈련이 시작하던 날 디지털개발부 웹사이트가 오픈했는데, 아직까지 단 1초도 다운되지 않았다”며 “새 웹사이트는 웹3 구조로 뒷단에선 분산형파일시스템(IPFS)를 쓰고 있어서, 글로벌 블록체인 커뮤니티 또는 웹2 글로벌 중추와 함께 연결된 분산형 네트워크이자 비대칭 방어형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방식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의 사이버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 측의 공격을 본 국제사회가 토론을 거쳐 고안한 방어 모델이라며, 만약 효율성이 입증되면 세계적으로 널리 제안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탕펑은 디지털개발부가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 등과 협업해 웹3 및 웹2 기술에 기반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CDN 개발사인 클라우드플레어는 IPFS를 지원한다.

대만은 오랜 기간 사이버 공격을 받아왔다. 2018년 통계를 보면 공공부문이 받은 공격만 매달 2000만~4000만건 수준이었는데, 최근 지정학적 위기로 증가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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