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리나 타크쟌 헤데라 재단 핀테크·결제 부문 담당자. 출처=블리츠랩스 제공
사브리나 타크쟌 헤데라 재단 핀테크·결제 부문 담당자. 출처=블리츠랩스 제공

이번 인터뷰는 블리츠랩스가 주최한 2022 코리아 웹3 로드쇼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암호화와 합의 알고리듬을 통해 보안성을 높였다. 하지만 블록체인은 아니다. 블록체인이 아니라서 속도가 빠르다. 이건 과연 뭘까?

스무고개 같은 질문을 지나면 ‘헤데라’라는 답에 다다른다. 헤데라 재단은 국내에서는 동명의 가상자산 HBAR(헤데라)로 유명하다. HBAR는 17일 기준 업비트, 코빗에 상장돼 있기 때문이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지난 11일 서울 강남 블리츠랩스 사무실에서 사브리나 타크쟌 헤데라 재단 핀테크·결제 부문 담당자를 만났다.

헤데라는 2018년 정식 출시 이후 블록체인을 사용하지 않는 분산원장기술(DLT)인 해시그래프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블록체인이 아닌데 그 네트워크의 기축 통화인 HBAR는 가상자산이라고 부른다. 블록체인은 아닌데 가상자산이라니 알쏭달쏭하다. 헤데라 해시그래프는 과연 블록체인과 무엇이 다른 걸까?

해시그래프와 가장 많이 비교되는 지분증명(PoS) 기반 합의 알고리듬을 생각해보자. 통상 PoS에서는 한 노드가 블록을 생성하고 다른 노드가 그 블록을 검증한 이후 블록 생성에 이상이 없다면 블록 생성이 완료된다. 그리고 그 블록 안에는 트랜잭션과 같은 정보가 담긴다.

“헤데라가 만드는 혁신은 트랜잭션이 아닌 그 안에 있는 메시지가 네트워크를 통해 전파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건 실제로 블록체인의 트릴레마(블록체인에서 확장성, 탈중앙화, 보안성을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혁신은 가십에 관한 가십(gossip about gossip)을 통해 메시지가 노드 사이에서 전파된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A가 B에게 메시지를 주면 B는 그걸 C에게 공유합니다. 그렇게 서로서로 메시지를 공유하면서 증폭이 발생하고 속도가 빨라지는 거죠.”

간단히 말해, 하나의 블록이 생성되고 블록에 데이터가 기록되면서 정보가 공유되는 블록체인과 달리 해시그래프는 노드 사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데이터가 이동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빠르게 퍼지는 구조다.

그럼 헤데라에서는 트랜잭션을 처리할 때 우선순위를 어떻게 정할까?

일례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는 가스비(수수료)가 많이 들수록 거래 우선순위가 높아지므로 가스비 경쟁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거래가 발생하면 타임스탬프를 활용해 우선순위를 정합니다.

헤데라 해시그래프 네트워크의 모든 메시지와 타임스탬프의 목록은 공유됩니다. 그리고 네트워크는 타임스탬프의 중간지점을 선택하죠. 헤데라는 가스비를 더 많이 낸다고 더 빨리 검증을 받을 수 없습니다.”

타임스탬프란 헤데라 해시그래프가 거래 순서의 공정함을 위해 고안한 기술이다. 컴퓨터가 하나일 때는 하나의 컴퓨터에 트랜잭션 데이터가 도착한 시간을 계산하면 된다. 하지만 네트워크에 100개의 컴퓨터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각자 시간이 다 달라지기 때문에 그 기준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타임스탬프는 트랜잭션이 각 컴퓨터에 도달한 시간을 취합해 그 중간값을 선택한다. 더 빠르지도 않고 더 느리지도 않은 시간에 도착한 트랜잭션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다.

헤데라는 또한 투표를 통해 독점적인 노드가 없는 합의 알고리듬을 구축했고 '비동시적 비잔틴 장애 허용(ABFT)'을 활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출처=Omar Flores/Unsplash
출처=Omar Flores/Unsplash

이렇듯, 헤데라 해시그래프 네트워크는 블록체인은 아니다.

그런데 그 이유를 설명하려면 이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그래서 사브리나 타크쟌 담당자는 “사람들은 해시그래프와 블록체인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꼭 그걸 수정할 필요가 없어서 종종 헤데라를 블록체인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며 웃음을 지었다.

이렇게 ‘엄밀히 보면 블록체인은 아닌’ 헤데라 측에게 HBAR에 관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HBAR는 2019년과 2021년 각각 업비트와 코빗에 상장되면서 ‘3세대 코인’이라고도 불리며 국내 투자자의 관심을 끌었다.

헤데라 재단은 HBAR의 가치를 부양하기 위해 어떤 계획을 하고 있을까?

“헤데라 재단은 HBAR 가격과 관련해 언급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규제를 준수하고 HBAR 가격 상승을 위해 어떤 행동을 특별히 하지 않아요.

우린 펀더멘탈에 집중합니다. 헤데라 네트워크의 활용성이 높고 인정받는다면 나머지는 따라오죠.”

예상과 다른 반응이었다. 국내서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재단이나 게임사를 보면 가상자산 가치 부양을 언급하기도 하고 이들이 발행한 가상자산이 하락하면 투자자는 발행사를 향해 비난을 쏟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격을 주시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헤데라 네트워크의 초당 처리 속도(TPS)나 총 예치금(TVL)을 보기는 합니다. 우리는 네트워크의 가치를 전반적으로 올리려고 합니다.”

헤데라는 이렇듯 속도도 빠르고 보안성도 높다. 그럼에도 헤데라가 넘어야 할 벽이 하나 있다. 바로 ‘헤데라 서비스가 기업용 블록체인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헤데라가 기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과거를 보면 맞는 얘기입니다. 처음 네트워크를 출시할 때 컨센서스 서비스(HCS)만 있던 게 사실이니까요. HCS는 기업에 더 적합합니다.

하지만 메인넷 출시 이후 2년 넘게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우리는 2021년초 토큰 서비스를 출시했습니다. 이후 많은 스타트업이 헤데라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헤데라 해시그래프 네트워크 위에 서비스를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초에 헤데라의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을 적용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는 스마트계약도 포함되죠.”

헤데라 해시그래프 네트워크에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거래소 주스(Zuse)와 탈중앙화거래소(DEX) 소서스왑(Saucerswap)이 운영되고 있다. 이렇듯 헤데라의 사업 영역은 기업 간(B2B) 사업에서 기업과 소비자간(B2C) 사업으로 확장하며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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