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아이템 공장이 따로 있다고?
[인터뷰] 렌즈 총 브리더다오(BreederDAO) C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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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2년 9월3일 14:00
렌즈 총 브리더다오(BreederDAO) 최고경영자. 출처=브리츠랩스 제공
렌즈 총 브리더다오(BreederDAO) 최고경영자. 출처=브리츠랩스 제공

렌즈 총 브리더다오(BreederDAO) 최고경영자(CEO)는 대학교를 졸업하자 컨설팅 업계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못 갔다. 조금 더 실행적인 업무를 하고 싶었다. 앙카스(Angkas)라는 오토바이 공유 서비스 플랫폼에서 일하면서 스타트업 세계로 눈을 돌렸다. 앙카스 오토바이만 취급하는 우버(Uber)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이후로 이 스타트업 저 스타트업, 여기저기 옮겨 다니면서 겅혐을 쌓아갔다.   

 

자산 중 99% 날리고도 그가 다시 가상자산 세계로 뛰어든 이유

총은 2017년 트레이딩하면서 가상자산에 눈을 떴다. 이듬해 2018년 하락장에서 포트폴리오 중 99%를 날렸다. 당연히 가상자산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다.

하지만 2020년 말 총은 디파이(탈중앙화 금융, DeFi)와 대체불가능토큰(NFT)를 알게 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그는 액시 인피니티(Axie Infinity)를 접하면서 플레이투언(P2E, 돈 벌기 위해 게임하기) 세계에 발을 들였다.  

"나는 예전부터 게임을 좋아했다. 모든 크웨스트를 완수해야 하고 모든 아이템을 무조건 취득해야 하는 그럼 게이머였다. 엑시 인피니티 이용자가 구매한 게임 아이템을 직접 소유하고 재판매하는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나는 그런 산업에 기여하고 싶다는 것을 바로 알았다."

총은 P2E 게임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액시 인피니티에 몰두했다. 그러면서 게임의 장단점과 개선점을 파악해 나갔다. 그러다가 게임 아이템을 독립적으로 생산하고 납품하는 업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어떤 생태계든 공급과 수요가 시장의 기본이다. P2E 세계에서 수요는 보통 길드(guild)들이 맡고 있는데 나는 공급 쪽에서 내 역할을 찾았다."

 

브리더다오, 너 정체가 뭐니

지난달 9일 블록체인 컨설팅 기업 블리츠랩스가 주최한 2022 코리아 웹3 로드쇼의 일환으로 만난 총에게 브리어다오가 어떤 업체인지 물었다. 총은 간단하게 생각하라고 말했다. 일종의 공장인데 현실 세계의 물품 대신 디지털 세계에서만 쓸 수 있는 제품을 생산하고 납품한다. 현재 주로 게임 아이템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은 게임 아이템 생산에 집중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메타버스가 필요로한 모든 제품을 생산해낼 생각이다. 그게 캐릭터나 디지털 패션이 될 수도 있고 메타버스 가정집에 놓을 가구도 될 수 있다."

총은 수정 가능한 베이스 레이어를 가진 자산을 생산해서 그것이 나중에 각 플랫폼에 맞게 변형될 수 있는 맞춤형 자산을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플랫폼마다 작업이 다르고 게임을 개발한 팀과 협업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같은 자산이어도 게임에 따라 목적이 다를 수 있다. 예를 들면 한 게임에서는 실용적인 아이템이 다른 게임에선 그저 미적인 역할만 할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주로 길드들이 제품을 주문하고 있지만 총은 나중에 개인 이용자 혹은 게임 개발사가 주문하는 시스템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오'란?

근데 브리더다오 에서 '다오'는 어디에 있는가? 현재는 브리더다오 운영팀만 자산을 생산할 수 있지만 총은 이용자가 자산을 직접 디자인하고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운영에 대한 권한을 커뮤니티에 조금씩 넘길 것이라 계획이다. 하지만 그러기 전에 기반을 제대로 닦아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오 거버넌스 구조 중 뭐가 현실적으로 먹히고 뭐가 이상주의에 그치는지는 앞으로 더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서 알아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바로 탈중앙화된 세스팀으로 갈 순 없다. 사람들이 플랫폼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본인이 왜 운영에 참여하고 잘해야 하는지 모른다. 그것을 알려주는 게 플랫폼 창립자들의 몫이다. 그냥 만들어놓기만 하고 바로 커뮤니티에 넘겨버리면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플랫폼이 제대로 성장할 리 없다.

현재 우리 거버넌스 토큰을 보유하는 사람들은 우리의 비전을 믿었기 때문에 토큰을 샀지 본인이 모든 걸 맡고 싶어서가 아니다. 탈중앙으로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은 금방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총은 커뮤니티를 교육시키고 그들이 운영에 참여하도록 동기부여를 제공하는 것이 운영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커뮤니티가 성숙해질수록 운영팀은 조금씩 권한을 넘기면서 탈중앙화된 구조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취지다.  

하지만 총은 자신이 완벽한 거버넌스 구조가 뭔지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그것을 알기 위한 데이터와 사례가 너무 부족하기 때문이다.

브리더다오 홈페이지 켑쳐
브리더다오 홈페이지 켑쳐

"어떤 사람들은 완전한 탈중앙화된 구조보다 중앙화와 탈중앙화가 섞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무엇이 브리더다오에 맞는지 알려면 앞으로 더 많은 실험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정말 게임 아이템만 생산하는 업체가 따로 필요한가. 아이템 제작은 게임을 만든 개발사의 몫이 아닌가? 총은 그런 사고는 이용자에게 아이템 소유권이 전혀 없는 웹2 세계에 어울리지 웹3 세계는 무조건 별개의 생산 업체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템을 생산하는 업체가 따로 있으면 이용자들이 금융적으로 또는 창의적으로 더 자유로워진다. 게임 개발사에 의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원하는 아이템이 있으면 생산 업체에 주문 넣거나 자신이 직접 설계해서 발행하면 된다.   

"게임 개발자들이 할 수 있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게다가 게임 속에서 아이템을 직접 다루고 쓰는 이용자 본인이 어떤 아이템이 필요한지 개발사보다 훨씬 더 잘 알 것이다."

총이 보기에 앞으로 게임 개발사들이 발전하려면 이용자들이 원하는 대로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생산하는 시스템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야 이용자가 게임 성장에 적극적으로 기여한다. 이런 이용자의 참여 없이 웹3 게임의 성장은 한계가 있다.

P2E를 널리 알린 NFT게임 액시 인피니티는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출처=액시 인피니티 캡쳐
P2E를 널리 알린 NFT게임 액시 인피니티는 활발한 커뮤니티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출처=액시 인피니티 캡쳐

그래서 이름이 왜 '브리더'인가?

총은 '교배'라는 뜻을 가진 '브리딩'은 액시 인피니티의 아이템 생산 방법이고 그것을 오마주하기 위해 회사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다. 나중에는 '크래프팅'(창작하기)와 '클로닝'(복제하기)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더다오의 거버넌스 토큰 BREED가 하락장의 압력을 못 이겨 현재 상장 때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내가 이거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 있냐고 물었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토큰 론치를 다르게 할 생각인가?

총은 BREED 토큰 가격 하락은 브리더다오라는 기업의 상태와 그것을 믿는 커뮤니티와 별개의 문제라고 했다. 시장 전체가 흔들리기는 시기였고 브리더다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토큰 론칭을 하자 하락장이 찾아왔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블루 칩(blue chip) 토큰조차 안전하지 않았다. 게임파이(gamefi) 토큰도 다 하락했고. 우리로서는 별로 할 수 있는 게 없다. 어차피 토큰 론치의 목표는 자금을 조성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에 거버넌스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그것을 최대한 빨리 실행하고 싶었고 늦춰 봤자 좋을 게 없다고 판단했다."

가상자산 토큰은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니 총은 토큰의 가치를 가격으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토큰의 진정한 가치는 토큰을 발행한 프로젝트의 비전이 어떤 건지, 해당 커뮤니티가 그 비전을 얼마나 믿는지, 그리고 프로젝트 운영진이 그 비전을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정해진다고 말했다.  

"우리는 투기꾼들이 우리 토큰을 사주길 바라지 않는다. 우리의 비전을 진심으로 믿는 사람만 사길 바란다."

 

P2E는 블록체인 게임이 아니다

나는 현재 P2E 시장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물어봤다. 총은 P2E라는 용어 자체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P2E는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한 부분 가리킬 뿐, 그 전체를 설명하지 않는다."

총은 모든 블록체인 게이머가 수익만 좇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단지 게임이 재미있어서 하는 사람도 있고 아이템을 수집하는 것이 주요 목표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본인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P2E 시장은 블록체인 게임의 가능성을 증명하는 필수적 단계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커뮤니티가 게임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개인 이용자가 원하는 메타버스 정체성(identity)을 창작함으로써 자신이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새로운 모습으로 여러 플랫폼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총은 현재 시점에서 블록체인 게임 시장이 이렇다 저렇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직 초기 단계니까. 초기 인터넷 기술이 발명됐을 때 그게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고 대중화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 기술이 다양한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야만 뭐가 실현 가능한지 밝혀졌다. 블록체인 게임 기술도 마찬가지다. 초기 기술의 가치를 섣불리 정의하거나 판단하지 말라는 말이다.

"우리는 지금 빙산의 일각만 보고 있다. 앞으로 볼거리가 아주 많이 남아 있다."

잠깐 NFT 파이낸스(NFTFi)가 무엇인지 설명해 달라고 했다. 총은 우리가 현재 주택 담보 대출을 받고 있고 나중에는 NFT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전액을 한번에 지불하지 않고 할부를 통해 사듯이 나중에는 NFT도 할부를 통해 구매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때가 이르지만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고 본다."

총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어떤 것을 웹3 세계에서 적용할 수 있을지 아직 판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분명한 것은 NFT 대중화는 무조건 게임을 통해서 이뤄질 것이다.  

"나중에는 사람들이 NFT를 창의적으로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것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게임이 주요 활용 케이스다. 게임이야말로 글로벌 언어니까요."

나는 곧 일어날 이더리움 네트워크 업데이트 더머지(The Merge)를 언급하면서 이더리움 기반 NFT 발행에 대한 수수료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NFT 발행이 더욱 쉬워지고 수수료가 낮아지면 브리더다오한테 불리하지 않는가. 다른 이도 NFT를 쉽게 민팅할 수 있으니까.

총은 저렴함 민팅은 브리더다오를 포함한 모든 이용자에게 좋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브리더다오처럼 NFT를 대량 생산한다 해도 수수료에 대한 할인 같은 것이 없으니까.  

"우리가 NFT를 대량으로 발행한다고 이더리움 수수료에 대한 할인을 받지 않는다. 각 NFT에 대한 수수료는 그대로 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와 같은 입장이다. 더 머지는 결과적으로 우리의 운영 비용을 줄여줄 것이다. 게다가 민팅이 저렴하면 더 많은 이용자가 생태계 안으로 들어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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