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리아오 "이더리움은 갈수록 폰지 사기를 닮아간다"
[인터뷰] 비트코인 골드 창립자가 더머지를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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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혁
임준혁 2022년 10월3일 15:00
Bitcoin Gold founder and Blockchain investor Jack Liao. Photo: Felix Im/CoinDesk Korea
비트코인 골드 창립자 잭 리아오. 출처=임준혁/코인데스크 코리아

잭 리아오는 원래 중국 선전시에서 전자 기기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가였다. 그러다가 러시아, 포르투갈 등에서 온 국제 직원들한테 비트코인 얘기를 들었다.

 "비트코인 얘기 처음 들었을 때 그냥 게임 같은 거라고 생각했다. 디지털 화폐? 그건 그냥 게임에서 쓰는 돈이잖아?"

2012년 비트코인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했을 때 리아오는 자신이 엄청난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나는 전자 기기와 하드웨어를 취급하는 업체로서 매우 유리했다. 바로 채굴기를 납품하기 시작했다."

리아오는 라이트닝 아식(Lightning ASIC)이라는 채굴기 업체를 차리고 본격적으로 가상자산 산업으로 뛰어들었다. 회사명이 알려주듯이 주문형 반도체(ASIC) 채굴기를 취급했다. 그밖에도 비트코인 하드웨어 지갑에 투자했고 채굴풀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취급하는 채굴기와 중국의 저렴한 전기세를 활용해 한때 안정적으로 사업을 굴릴 수 있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가상자산 채굴을 금지하자 채굴 관련 사업을 접고 블록체인 프로젝트 투자자로 활동하기로 마음먹었다.

2017년쯤 리아오는 비트코인 골드(Bitcoin Gold)라는 가상자산 프로젝트를 창립했다. 비트코인 골드는 비트코인 블록체인을 변형해서 탄생한 개별 체인으로 운영되는 하드 포크(hard fork)다.

<코인데스크 코리아>는 9월 중순 서울 역삼역 근처 카페에서 리아오를 만났다. 비트코인 골드의 창립 비전에 대해 묻자 그는 비트코인보다 탈중앙성이 더욱 강화된 체인을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비트코인 채굴에 자신이 취급하는 ASIC 채굴기가 필요한데 이는 비싸고 엄청난 전력을 요구한다. 리아오는 블록 사이즈가 더 작고 ASIC보다 일반인이 더 구하기 쉬운 그래픽 처리 장치(GPU) 채굴기로 블록 생성이 가능한 체인을 만들고자 해서 비트코인 골드를 설립했다.

자신이 취급하는 채굴기가 필요 없는 체인을 설립했다고? 일반적인 사고로 이해하기 어려운 발상이다. 하지만 리아오는 자신이 그만큼 탈중앙화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나는 탈중앙화를 진심으로 믿는다. 내가 비트코인 골드로 떼돈을 벌었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지만 나는 설립자로서 얻은 게 500 BTG (비트코인 골드) 뿐이다. 당시 그 가치는 약 1만달러 정도였다. 그게 전부다. 월급도 받았다."

리아오는 현재 비트코인 골드 운영에서 손을 뗀 상태다. 그는 설립자로서 네트워크의 탈중앙성을 보장하기 위해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나는 비트코인 골드 네트워크의 대부(godfather) 같은 존재가 되기 싫었다."

비들 아시아에 참석한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출처=크립토서울
비들 아시아에 참석한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 출처=크립토서울

더머지가 싫은 이유

리아오는 최근 진행된 이더리움 네트워크 업데이트 더머지(the Merge)에 관심이 많다. 그는 이더리움 네트워크가 기존 검증 방식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에 반대한다.

"일단 보안 리스크가 상당하다. 네트워크가 전환하는 동안 공격과 해킹에 노출될 위험이 크다. 비행 중 기체의 엔진을 갈아끼우는 데 아무 보안 문제없이 진행될 리 없다."

리아오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조만간 이더리움과 다른 POS 체인과 토큰을 증권으로 분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그는 인터뷰 다음 날 링크 하나를 보내왔다. SEC 위원장 게리 겐슬러가 POS 방식의 가상자산 토큰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내용이었다.

리아오가 보기에 ETH가 증권으로 분류되면 이더리움 체인 위에서 구축된 탈중앙화 앱(dapp) 생태계는 무너질 수 있다. 대부분의 댑은 SEC로부터 허가를 못 받을 테니까.

"만일 이더리움이 증권으로 분류되면 현재 생태계는 지속 불가능하다."

리아오는 더머지가 탈중앙화라는 개념과 상반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POS 검증 시스템은 디지털 봉건주의나 마찬가지라고 본다. 지분 혹은 땅을 가진 자가 권력을 취한다.

"POW는 개방되고 다이내믹한 시스템을 가능하게 만들지만  POS는 폐쇄적이고 정체되는 시스템을 만든다. 지주 모델이다."

리아오에 따르면 POW 네트워크는 채굴과 검증 경쟁에 많은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에 POS보다 더 개방된 네트워크를 가능케 한다. 예를 들면 저렴한 전력만 있다고 좋은 채굴풀을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탁월한 하드웨어, 효율적인 운영 방식, 자금력 등 같은 다른 요소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POS 경쟁 요소는 단 하나인 지분, 바로 돈이다.

리아오는 더머지가 배제적이고 권위적이라고 말했다. 생태계에서 채굴자를 일방적으로 쫓아내기 때문이다.

"머지는 합류하다는 뜻인데 더머지는 절대 합류라는 게 없다. 그냥 하드 포크다. 더머지는 그냥 마케팅 용어일 뿐.  2017년 비트코인 하드 포크는 나름 논란이 있었지만 그 누구도 생태계에서 쫓아내지 않았다. 이더리움 하드 포크는 모든 채굴자를 쫓아낸다."

리아오의 이더리움 네트워크에 대한 비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비자가 은행에 돈을 맡기면 출금에 대한 명확한 정책에 따라 돈을 뺄 수 있다. 하지만 더머지 이후의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이나 출금에 대한 정책이 불명확하다. 리아오는 이러한 불투명성은 금융이 아니라 폰지의 특징이라고 주장했다.

“이더리움은 갈수록 폰지 사기를 닮아간다. 그들은 그저 최대한 많은 유동성을 확보해서 ETH 토큰 가격을 펑핌하려고 한다.”

리아오는 이더리움 재단이 스테이킹과 출금에 대한 명확한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채굴자를 바로 탈출시키는 것보다 그들을 배려하는 유예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더리움 재단은 절대 민주주의가 아니다. 스탈린주의다. 개발자들이 주도하는 쿠데타다. 일종의 문화 혁명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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