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가 쏘아올린 ‘코인런’…“국내시장은 안전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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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이
김제이 2022년 11월11일 17:30
출처=셔터스톡
출처=셔터스톡

세계 2위 규모의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FTX가 유동성 위기에 몰리면서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 거래소에서 자체 발행한 FTT토큰을 이용한 과도한 레버리지가 낳은 부작용 때문이다. 다만 국내 거래소는 선제적인 규제 도입으로 거래소의 셀프 상장을 막고 있어 안전하다는 게 업계와 학계의 의견이다.

지난 6월 셀시어스발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 사태를 뛰어넘는 사상 초유의 코인런 우려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FTX를 주목하고 있다. FTX의 파산 위기는 자체 발행한 토큰을 담보로 이용해 대출을 받고 이를 반복한 ‘플라이휠 스킴'(flywheel scheme)이 문제의 발단이 됐다.

건재할 것만 같았던 세계 2위 거래소의 몰락에 투자자들은 다시금 불안에 사로잡혔다. 코인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곧 신뢰라는 컨센서스는 테라-루나 사태로 깨졌지만, FTX의 파산 위기는 거대 거래소라는 기관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거래소와 규제의 관계를 다시 짚어보는 계기가 됐다.

국내 암호화폐 규제는 투자자 피해를 우려한 정부의 분위기 속에서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특금법)을 기반으로 빠르게 제도화하기 시작했다.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내시장의 특금법상의 규제 등이 성장 국면에서는 업계의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는 있으나, 하강 국면에선 리스크 관리를 도와줘 오히려 유동성 위기에서 타격을 덜 받게 보호해 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시장 점유율이 4%에 그쳤던 FTX가 급성장할 수 있던 비결은 바로 플라이휠 스킴 같은 레버리지 전략이다. 뱅크먼 프리드는 FTX를 설립하면서 거래소 토큰인 FTT를 자체 발행했다. 거래소 안에서 FTT 가격을 펌핑시켜 레버리지를 일으킨 뒤 알라메다가 이를 매입한다. 알라메다는 상승한 FTT 평가 가치를 담보로 돈을 빌려 다양한 투자활동과 트레이딩 전략을 구사해왔다.

이런 전략은 시장 전체가 오르는 상승장에서는 통하지만 약세장에서는 큰 위험으로 다가온다. FTT도 가치가 하락하면서 담보 청산과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했다. FTX 사건이 코인판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의 암호화폐 규제 환경은 이같은 사태를 원천 차단해 유동성 리스크 안전지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인시장은 역사적으로 강세장이 지속되는 기간보다 약세장이 더 길다. 규제당국이 코인 업계에 투자자보호를 강조하는 이유다.

박선영 교수는 “FTX는 자기발행 코인과 레버리지 투자가 문제였다. 한국에선 (거래소의) 자기발행코인은 법으로, 레버리지 투자는 암묵적으로 금지돼 있어 투자자 보호 환경이 잘 조성돼 있다”고 설명했다.

현행법상 국내 가상자산 거래업자들은 코인 셀프 상장이 불가능하다. 특금법 시행령은 가상자산 사업자는 본인 또는 특수관계인이 발행한 암호화폐 거래를 제한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 금융당국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세계 최초로 트래블룰(자금이동규칙)을 의무적으로 따르게 하고 있다.

물론 거래소에 대한 감독 장치는 아직 기초적인 수준으로 많은 보완과 개선이 필요하다. 일례로 가상자산업자의 감사보고서는 아직 표준화한 규격이 없어 고객 예치금 규모와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돼 반쪽짜리 규제라는 지적도 있다. 업계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의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 규제를 구체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가상자산 공시·평가 플랫폼 쟁글(크로스앵글)의 박신애 법무팀장은 “합리적인 규제는 시장 질서를 형성하는 순기능을 할 수 있다고 본다”며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해 업계 참여자들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산업 성장을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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