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위믹스 공식 사이트
출처=위믹스 공식 사이트

“닥사와 수차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지적받은 문제를 충분히 소명했다. 유통량 문제와 관련해 제대로 답변하지 못한 게 없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지난 17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G-STAR) 기자 간담회에서 "위믹스의 상장폐지 가능성은 없다"고 거듭 자신하면서 한 말이다.

하지만 불과 몇시간이 지나지 않은 오후 8시 닥사는 "소명기간 (위메이드가) 제출한 자료에 일부 오류가 있는 걸 확인했다"며 위믹스의 투자유의 종목 지정 기간을 오는 24일 오후 11시59분까지 연장하겠다고 공지했다. 

닥사는 "부정확한 자료가 작성·제출된 경위를 확인하고 오류의 중대성 여부와 시장 신뢰에 미친 영향 등을 면밀하게 판단하기 위해 위믹스의 유의종목 지정 기간을 연장한다"고 설명했다. 닥사는 업비트, 빗썸 등 국내 5개 원화마켓 거래소가 만든 자율협의체다. 최근 위믹스의 유통량이 여전히 실제 물량과 불일치한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위믹스의 거래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닥사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앞서 위믹스는 지난달 27일 유통량 허위 공시로 인해 투자유의 종목으로 지정됐다. 애초 소명기간은 지난 10일까지였다. 하지만 닥사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지난 10일 기본 소명기간인 14일 외에 한 주를 연장한 바 있다. 이로써 위믹스의 '빨간 딱지'는 한 달간 이어질 예정이다.

위믹스, 유의종목 지정 후에도 유통량 산입 논란 계속 

위믹스는 지난 1월 암호화폐 거래소에 유통량 계획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0월31일까지 예상 유통량이 2억4597만위믹스(WEMIX)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기준 위믹스의 실제 유통량은 3억1842만개로 애초 공시한 수량보다 약 7245만개나 많았다.

위메이드가 업비트 등 거래소에 제출한 '디지털 자산 유통계획'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2억3622만개 ▲10월 말 2억4597만개 ▲12월 말 2억6547만개가 유통될 것으로 공시했다.

암호화폐 정보를 제공하는 해외 플랫폼 코인마켓캡이 지난달 26일 기준으로 집계한 위믹스 유통량은 3억1800만개에 달했다. 거래소에 제출한 예상 유통량과 코인마켓캡에서 집계한 실제 유통량의 차이가 무려 7000만개가 넘었던 것이다. 이에 닥사는 지난달 27일 위믹스를 유통량 허위공시 사유로 유의종목에 지정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위메이드의 자체 메인넷인 위믹스3.0의 노드 카운슬 파트너(NCP) '40 원더'(40Wonder)의 스테이킹 물량이 위믹스가 공시한 유통량에서 누락됐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40원더는 위믹스 생태계의 노드 운영 권한을 받은 구성원이다. 이들은 생태계 내 주요 의사결정에 대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다.

위믹스3.0 백서에 따르면 40개 NCP가 모인 40원더는 각각 150만개, 모두 6000만개의 위믹스를 스테이킹하고 노드를 운영한다. 이는 현재 공시된 위믹스 유통량(3억1800만개)의 약 20% 수준에 해당한다.

스테이킹 물량을 유통량에 산입하지 않았다는 것 외에도 NCP에게 매년 보상으로 나가는 위믹스 물량이 사전 공시가 됐는지도 논란이 되는 부분 중 하나다.

NCP가 위믹스를 스테이킹하면 위믹스 재단은 NCP에 이에 대한 보상을 지급하게 돼있다. 총 6000만개 물량에 대한 보상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적지 않은 위믹스가 매년 유통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유통량 증가는 코인 시세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는 "자세한 내용은 확인 중에 있다"며 "암호화폐 시장은 증권과 달리 정해진 법규나 체계가 없어 닥사의 기준과 회사의 시각이 달랐다. 닥사와 최대한 소통하고 해명하는 과정 중에 있다"고 해명했다.

 

자체 정화활동 나섰지만 역부족…디파이 차입금은 모두 상환

위메이드는 지난달 투자유의 종목 지정 후 입장문을 내고 위믹스 커스터디(수탁), 예상 유통량 업데이트 등 보완책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소명기간 연장 결정이 내려지자 위메이드는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을 모두 상환하는 강수를 뒀다.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은 위믹스의 공시 유통량이 실제 유통량과 차이나게 한 주된 원인 중 하나다. 당시 위믹스는 코코아파이낸스에 3580만개의 위믹스를 담보로 예치해두고 이를 유통량에 포함하지 않았다.

위메이드는 위믹스파이 출범 이후 위믹스달러와 각종 디파이프로토콜에 초기 제공됐던 유동성을 일부 회수해 코코아파이낸스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17일 위메이드는 위믹스의 유통량을 다시 산출해 코인마켓캡의 검토를 받은 뒤 정보를 업데이트했다. 이날 오후3시30분 기준 코인마켓캡에서 확인되는 위믹스의 유통량은 3억1842만개다.

 

업계 투명성 강조되는 분위기 속 위메이드 해명 군색 

상장 존속을 위한 위메이드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과 업계의 시선은 곱지 않다. 위믹스의 유통량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앞서 위메이드는 지난 1월 초 위믹스를 사전 공시 없이 매도해 시장에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팔아 기업인수 자금을 충당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위믹스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상당히 훼손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논란이 커지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같은 달 중순 암호화폐 전문 유튜브 채널에 나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위믹스 생태계의 배를 가를 이유가 없다"면서 "누구보다 빨리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위믹스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생태계 확장, 즉 사업을 키우기 위한 밑천으로 위믹스를 사용했다는 걸 직접 밝힌 것이다.

당시 위메이드는 위믹스 발행량의 74%를 생태계 확장에 쓰겠다는 내용을 이미 백서에 명시해놔 기습 매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달 투자유의 종목 지정 후 위메이드가 낸 해명문과 비슷한 논리다.

위메이드는 지난달 30일 입장문에서 "거래소에 게시한 예상 유통량 공지에 '해당 디지털 자산 유통계획 자료는 향후 사업 및 블록체인 산업 환경 변화에 따라 변동될 수 있음'을 미리 알렸다"며 유통량을 허위공시한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길어지는 위믹스 심사…‘대마불사 ’신화 깨질까 

위믹스 상장 존속 여부에 대한 결과를 두 차례나 미룬 닥사는 말을 아끼고 있다. FTX 사태로 프로젝트뿐 아니라 거래소의 투명한 운영이 강조되는 상황에서 위믹스의 상장을 유지하게 할 경우 부메랑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에서 디지털자산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는 만큼 닥사 무용론이 나올 수 있고, 향후 거래소에 대한 금융당국의 규제도 더 강해질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를 포함해 암호화폐 업계 전체가 위믹스에 대한 시선이 상당히 좋지 않다. 유의종목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도 결과는 예견된 것 아니냐"고 언급하기도 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FTX 사태 이전에는 위믹스가 상장폐지될 경우 시장에 주는 영향이 상당히 클 수도 있다고 생각했으나, 지금은 이미 시장이 크게 흔들린 상황이라 오히려 문제성 있는 프로젝트를 가려낼 수 있는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믹스는 국내 프로젝트 가운데 거래량이 적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꾸준히 하는 곳 중 하나로 거래소의 수익성에는 도움이 되는 프로젝트다. 그만큼 국내 투자자도 많다. ‘대마불사'의 논리가 통할지는 닥사의 결정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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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이 안녕하세요, 코인데스크 코리아 김제이 기자입니다. 국내 정책·규제, 산업을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늘 깊고 정확하게 보겠습니다. 기사에 대한 피드백은 댓글과 메일, 트위터 모두 환영합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Hi. I'm Jey Kim, a reporter for CoinDesk Korea. I cover policy, regulation, and the web3 industry. If you have some feedback on articles, Please send it via comments, email, and Twitter.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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