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5일 위믹스(WEMIX) 상장폐지와 관련해 '위메이드 미디어 간담회'와 관련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위메이드 공식 유튜브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25일 위믹스(WEMIX) 상장폐지와 관련해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디어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위메이드 공식 유튜브

"(위믹스 홀더들을 위한) 최고의 보상은 위믹스의 가격이 오르는 것이다. 다른 보상은 왜 생각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올 초 위믹스가 예고없이 대량 매도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가 한 유튜브 채널에 나와 한 말이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위믹스를 사용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위믹스의 가치가 급등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최고가(지난해 11월22일) 기준으로 코인마켓캡에서 시가총액 3조1170억원을 찍었던 위믹스는 1년이 지난 현재 시총 1000억원대로 추락했다. 원화마켓 거래지원 종료(상장폐지)를 열흘 가량 남겨두고 있는 처지다.

위믹스의 거래지원 종료는 지난달 유통량 허위 공시에서 시작됐다. 위믹스는 지난 1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유통량 계획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12월31일부터 올해 10월31일까지 예상 유통량을 2억4597만위믹스(WEMIX)라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기준 위믹스의 실제 유통량은 3억1842만개로 공시한 수량보다 약 7245만개나 많았다. 이에 원화마켓 거래소가 모여 만든 디지털자산거래소 협의체(DAXA·닥사)는 위믹스를 지난달 27일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고 이달 24일에는 최종적으로 거래지원을 종료하기로 했다.

위메이드는 25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모든 것을 다 소명했다며 업비트의 ‘슈퍼 갑질'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에 닥사는 28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진행된 소명절차에서 위믹스는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고, 무엇보다도 훼손된 신뢰를 회복하지 못했다"며 거래지원 종료가 불가피했음을 재확인했다.

시총 3조원을 넘어서던 위믹스가 어쩌다 1000억원대로 주저앉게 됐을까?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위믹스는 코스닥 상장사 위메이드의 암호화폐다. 위메이드는 오랜 업력을 가진 게임회사로, 캐시카우 지식재산권(IP)으로는 '미르'가 대표적이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8년 1월 보유 현금 10억원을 투자해 위믹스 개발사인 위메이드 트리(싱가포르 법인)를 설립했다. 2020년 10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을 시작으로 고팍스를 제외한 모든 원화마켓 거래소에 위믹스를 상장했다.

미르4의 흥행과 플레이투언(P2E) 열풍에 힘입어 위믹스는 지난해 11월22일 2만9450원(빗썸 기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위믹스의 시세는 꺾이기 시작했다. 위메이드가 위믹스를 고점에서 매도한 탓이다. 위믹스를 판 돈 등으로 지난해 12월 1367억원에 선데이토즈(현 위메이드플레이)를 인수했다. 위메이드는 당시 위믹스 백서에 '총발행량 10억 개 중 74%는 장기적인 생태계 성장 지원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기재한 점을 들어 미예고 매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장현국 대표는 지난 1월12일 유튜브 채널 알고란TV에 나와 "선데이토즈 인수를 위해 위믹스를 매도했다"고 인정했다. 국외 거래소를 통해 위믹스를 여러 차례 분산 매도한 사실도 밝혔지만 구체적인 처분 시기와 규모에 대해서는 침묵했다. 당시 업계에서 추정한 매도 규모는 5000만 위믹스(WEMIX)로, 기준시세로 환산 시 약 2000억~3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위믹스가 위메이드의 핵심 자금 조달처가 된 것이다. 실제로 위메이드의 2021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그 해에만 위믹스를 팔아 약 2352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CB) 발행과 같은 자금조달 수단이 있는데도 위믹스를 꼭 팔아야했는지에 대한 지적에, 장현국 대표는 "위믹스라는 엄청난 재원이 있는데 이걸 왜 회사에서 안 써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김갑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법인 가상자산 발행규제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위메이드의 이런 행보를 비판했다. 김 연구위원은 "세계 최초로 상장법인이 가상자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했다고 홍보한 행위는 혁신적 행위라기보다는 오히려 국제적으로 금지된 행위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제이 기자 안녕하세요, 코인데스크 코리아 김제이 기자입니다. 국내 정책·규제, 산업을 두루 다루고 있습니다. 늘 깊고 정확하게 보겠습니다. 기사에 대한 피드백은 댓글과 메일, 트위터 모두 환영합니다. 오늘도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Hi. I'm Jey Kim, a reporter for CoinDesk Korea. I cover policy, regulation, and the web3 industry. If you have some feedback on articles, Please send it via comments, email, and Twitter. Than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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