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중앙은행과 비트코인, 생각보다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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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elle Acheson
Noelle Acheson 2022년 12월3일 14:00
노엘 애치슨. 출처=코인데스크US.
노엘 애치슨. 출처=코인데스크US.

제3자들에게 경제적 우선순위를 뺏기지 않고, 365일 24시간 언제나 달러로 판매될 수 있으면서도, 압류는 방지되는 자산이 있다면 어떨까? 잠깐, 실제로 있다.

지난 몇 주 동안의 혼란 속에서 암호화폐(가상자산) 산업이 무엇인지, 특히 ‘독립성’과 ‘혁신’이라는 산업의 본질이 잊히기 쉬운 상황이 지속됐다. 이러한 번영과 발전의 두 가지 기초적인 동력이 가상자산 업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유동자산이라는 형태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은 이 업계가 유일하다.

혁신의 한 가지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자산들이 존재하면서 또 새롭게 생겨난다는 것이다. 모든 자산이 끝까지 살아남지는 못한다. 하지만 살아남는 자산들은 개인투자자부터 전문투자자까지, 상인부터 금융기관까지, 지역 공동체부터 중앙은행까지 모든 분야의 경제 행위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중앙은행? 그렇다. 아직 가상자산을 수용하는 중앙은행의 확실한 예는 없지만, 이제 머지않은 미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는 그 자체로 책임이 있다.

역사상 미국 달러 공급이 가장 급격하게 증가했던 시기가 지나자, 전 세계 국가들이 심각한 달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는 것은 실로 모순적인 상황이다. 며칠 전, 가나는 달러 부족으로 인해 원유 수입분을 금으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11월 초, 신용평가기관 피치는 미 달러의 공급을 제한하는 중앙은행 정책을 이유로, 나이지리아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연료 부족 사태가 일어났고, 항공편 운항이 중지되었으며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었다.

지난 10월, 이집트가 자국 항구에 정박해 있는 대량 곡물 운반선에 지급해야 하는 달러가 부족해 만성적인 밀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여름, 스리랑카는 연료값을 지불하지 못해 학교와 관공서를 닫았으며, 달러를 지급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먼저 연료를 배분하기도 했다. 올해 초, 케냐에서는 은행의 달러 공급 제한으로 식량 부족과 가격 폭등이 발생했다. 이외에도 비슷한 사례들은 너무나 많다. 전 세계적인 달러 부족 현상은 기근을 초래하고, 물가 상승의 악순환을 야기하며, 심하면 국가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 중 많은 부분은 정치와 연관되어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필요한 경우 자국 달러를 외국 중앙은행에 분배하는 통화스와프 제도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모든 중앙은행에 분배하는 것은 아니며, 현재는 캐나다, 영국, 일본, EU 그리고 스위스만이 통화스와프 제도를 누릴 수 있다. 이론적으로는 다른 국가들도 유사시에 임시로 통화스와프 제도를 이용할 수 있지만, 지난 코로나19 위기 당시에도 연준은 브라질과 멕시코, 두 개의 신흥국가에만 통화스와프를 제공했다.

달러 차입을 희망하는 국가들의 낮은 신용 등급이나, 달러 대출이 중국의 부채나 러시아의 수입품 자금조달에 사용될지 모른다는 우려는 연준의 관용도를 낮추는 요소들이 된다. 올 초 스리랑카의 상황처럼 국가 부도가 임박한 경우 미국이 개입할 수 있지만, 예를 들어 중국과 거리가 멀어야 하는 등 여러 충족시키기 어려운 조건들이 붙는 상황이다.

심지어 달러 유동자산을 외화보유액으로 가진 것조차 예전과 다르다. 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러시아의 외화보유액을 몰수하는 것은 각국 중앙은행에 전 세계의 ‘안전 자산’도 모두의 생각만큼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가격 변동성 측면에서는, 음...)

제3자들에게 경제적 우선순위를 뺏기지 않고, 365일 24시간 언제나 달러로 판매될 수 있으면서도, 압류는 방지되는 자산이 있다면 어떨까? 잠깐, 실제로 있다.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보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점점 더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월 ‘금융 포용을 위한 동맹(Alliance for Financial Inclusion)’은 전 세계 44개국의 중앙은행 및 금융 규제당국 관계자들을 엘살바도르로 초청해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중소기업 정책 자금 지원, 금융 포용성 그리고 비트코인에 대해 논의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규모가 작은 국가들 출신이었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었다. GDP 기준 상위 50개 국가에 해당하는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및 이집트 출신 참석자들도 있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제외하고, 중동,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옛소련 출신 대표자도 한 명 이상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학계 역시 관심을 보인다. 지난주, 하버드대 경제학과의 매튜 페란티(Matthew Ferranti)는 중앙은행과 비트코인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 가해지는 제재의 리스크에 관한 것이다. 제재가 리스크 헤징과 더불어 외환보유고 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제재가 가해지기 전에 그 영향력을 미리 살펴보는 첫 번째 보고서 중 하나다.

페란티는 변화하는 국제 정세로 인해 가상자산이 외환보유고 구성에 포함된다고 주장하며, 수많은 공식과 수치들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중국 위안화 역시 수혜를 입은 통화 중 하나다.

실제로 각국 중앙은행들은 자산 분배를 재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금 매입량은 전년동기 대비 18% 증가했으며, 중앙은행은 해당 분기 400톤의 금을 매입했다(과거 기록은 2018년 3분기 241톤이었다). 9월 말 기준 중앙은행의 누적 금 매입량은 673톤으로, 1967년 이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그러나 금 역시 취약한 자산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뉴욕 연준 건물은 세계 최대 규모의 금 준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대부분은 외국 중앙은행들이 소유하고 있다. 물리적으로건 문서상으로건 이들은 보유하고 있는 금에 100% 접근할 수 없다. 반면 비트코인은 단 몇 번의 클릭으로 값싸고 손쉽게 국가 영토 내에 안전하게 저장할 수 있는 무기명(bearer) 자산이다.

신흥국의 중앙은행들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비트코인을 수용하는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자국의 정치적 비용을 수반하는 고위험 국가에 차입금을 대출하거나, 중국 등과 비달러화 스와프 협정을 확대 체결하거나, 일부 신흥 및 프런티어 국가가 몰락하는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인류에게 비극인 것과 별개로, 언급한 국가 중 다수는 주요 상품 수출국에 해당한다.

나는 전 세계 경제가 겪고 있는 시급한 외화보유액 문제로 보아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꽤 빨리 수용하겠다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최근 FTX 파산 사태에 대한 심각한 오해(실제로는 가상자산이 아니라 사기와 관련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가 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각국의 규제당국이 비트코인을 받아들이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비트코인을 수용할 것이라는 사실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으며, 그래야만 한다. 최근 일련의 가상자산 관련 사건들로 뿌려진 의심과 불신의 씨앗은 사그라들 것이며, 경제 회복에 대한 절박한 필요성과 더불어 언제라도 달러나 다른 통화로 변환할 수 있는 자산의 상대적인 편리함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면서, 비트코인은 더 폭넓게 수용되고 실험의 대상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도미노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한 곳에서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다른 곳들도 따라 하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되었지만, 중앙은행, 나아가 국가 전체의 경제 회복을 지원하는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자산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노엘 애치슨은 코인데스크US와 제네시스 트레이딩(Genesis Trading)의 전 연구부장이다. 본 기사는 변화하는 가상자산과 거시경제 산업 간의 중첩에 주목하는 ‘암호화폐는 지금 거시경제다’ 뉴스레터에서 발췌됐다. 본지의 내용은 전적으로 필자의 의견이며, 투자 자문으로 맹신해서는 안 된다.

원문: 김예린 번역, 코인데스크 코리아 선소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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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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