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Play2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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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소비자 상품업계에서 수억 명의 유저들을 대상으로 앱을 구축하고 확장하는 일을 해왔다. 특히 최근 6년 동안은 100% 암호화폐(가상자산) 업계만 전담했는데, 대부분은 소비자 대상 대규모 암호화폐 상품 솔루션을 확장하는 일이었다.

이더리움, 스텔라, 솔라나 기반으로 상품을 구축, 런칭하는 팀에서 일했고, 기본적인 개념증명 생성을 포함한 여러 주요 블록체인과 레이어2 확장 옵션 평가도 해왔다. 현재는 이더리움의 주요 확장 옵션인 폴리곤의 장단점에 대해서도 자세히 연구했다.

웹3 전환을 계획 중인 웹2 개발자들은 종종 어떠한 블록체인으로 시작해야 할 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선택지는 솔라나와 폴리곤 둘로 좁혀지곤 한다. 솔라나의 최대 지지자였던 샘 뱅크먼 프리드의 암호화폐 거래소 제국이 무너진 이후, 두 블록체인 중 무엇이 나은가에 대해 논쟁이 심화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FTX의 몰락이 솔라나에게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보지만, 솔라나 네트워크는 여전히 블록체인 확장 측면에서 유망한 기술 솔루션이다.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조차 솔라나 기반 개발업체들의 강점과 역량을 주목한 바 있다. 또한 개발 활동은 가치 창출의 최고 선행지표이기도 하다.

이런 맥락에서 여러 암호화폐 네트워크를 경험한 사람으로서 솔라나와 폴리곤의 장단점에 대해 견해를 밝히는 일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 주의할 점이 있다. 여기서 밝히는 내용은 폴리곤의 주요 사양 특성인 지분증명(POS)에 대해 직접 경험한 바를 바탕으로 작성했다는 점이다. 또한, 현재 공개된 정보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다른 폴리곤 상품들에 대해서도 고찰했다는 점을 주지하길 바란다.

솔라나와 폴리곤이 성능, 확장 방식, 보안,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중대한 차이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1. 성능

많은 이들이 초 당 트랜잭션 수(TPS)를 지표로 사용하지만, 정작 중요한 지표는 트랜잭션 당 초(SPT)이다. 이 둘은 같은 개념이 아니다. 자세히 설명해보겠다.

TPS는 한 블록의 트랜잭션 수를 블록타임(검증인이나 채굴자가 블록을 생성하는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이 지표는 블록타임에 대한 암호화폐 유저들의 실제 느낌, 그 세부 뉘앙스를 놓치게 된다는 맹점이 있다.

블록체인이 매 시간 한 블록을 생성한다고 가정하자. 블록은 십억 개의 트랜잭션을 포함한다. 이 블록체인은 기술적으로는 27만7000TPS를 자랑하지만, 실제 이를 사용하는 유저는 그렇게 빠르다고 느끼지 못할 수 있다. (시간 당 트랜잭션 제출 정규분포를 가정할 때) SPT 중간값은 30분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블록타임은 중요하다.

솔라나에서는 (슬롯 타임으로 불리는) 블록타임이 최대 0.4초지만 폴리곤에서는 최대 2초이다. 미세한 차이처럼 보여도 2초와 0.4초의 차이는 엄청나다. (뇌의 정보처리속도가 0.15초 이하인) 유저는 앱의 반응 속도가 1초만 넘어도 한없이 느리게 느낀다. 소비자 앱 개발 시 이런 현상을 무수히 보아왔다. 또한 가격 파악과 실행이 긴밀히 연동된 금융 앱에 있어서는 천분의 1초도 놓칠 수 없다.

블록타임 비교 시 또 다른 기술적 고려사항은 폴리곤이 EVM(이더리움 가상 머신)체인처럼 멤풀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멤풀 트랜잭션은 블록에 추가되기 전에 인덱싱된다. 반면, 솔라나의 트랜잭션은 검증인단 리더에게 직접 제출된다. 그래서 폴리곤의 블록타임이 2초나 되는 상황에서, 변동성이 높다면 트랜잭션이 멤풀에 갇혀서 다음 블록으로 가지 못할 수도 있다. 

이렇게 트랜잭션이 갇히거나 지연되는 현상은 블록의 사이즈 때문이다. 벤모가 온체인에서 앱을 돌리고 초당 수십건의 송금을 처리한다고 상상해보라. 한 블록에 한 거래만 가능한데 블록타임은 0.01초인 블록체인을 선택한다면 SPT는 당연히 느려질 것이다.

이론적으로 솔라나에서는 블록이 최대 사이즈인 128MB까지 도달할 수 있다. 솔라나 터빈 프로토콜은 1블록을 1280바이트 패킷으로 쪼갤 수 있다. 솔라나의 타워 BFT 프로토콜을 통해 별도의 검증인이 동시 검증할 수 있고, 병렬 계산도 가능해진다.

반면 현재 폴리곤에서는 지분증명 체인 블록 사이즈가 50~120KB이다. 용량을 늘리기 위해 ‘폴리곤 어베일’이라 불리는 상품이 개발 중이다. 어베일은 저장용량을 확장하기 위해 폴리곤 지분증명 체인에 구축되는 데이터 가용 프로토콜이다. 이는 128MB까지 확장 가능하지만 (이론적으로 블록당 최소 블록타임은 5초) 현재는 20초 블록타임에 블록당 2MB로 정해져 있다.

블록 용량 차이는 수수료 차이로도 나타난다. 평균 거래 수수료가 폴리곤은 ~$0.02인 반면 솔라나는 ~$0.0002.로 월등히 낮다. 0x는 블록 활용이 80%에 달하면 수수료 시장이 크게 확대되며, 95%에 달하면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한다고 보았다.

폴리곤은 병렬 사이드체인을 통해 확장되게끔 설계되었다. 더 많은 체인을 추가하면 총 블록 용량이 확장되고, 이로써 수수료는 낮아진다. 이러한 사이드체인 확장 방식은 어디에 구축하느냐에 따라 시스템 리스크가 달라질 수 있으나, 폴리곤에서의 구축이 쉽지 않은 이유이다.

그리고 이 확장 방식이 두 체인의 가장 큰 차이점이며, 다음 내용에서 말할 주제이기도 하다.

 

2. 확장 방식

솔라나와 폴리곤의 확장 방식의 차이점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솔라나는 모든 것을 싱글 체인에 두는 반면, 폴리곤은 더 많은 동시 체인을 추가해 정기적으로 머지한다’는 점이다.

솔라나 클러스터(컨센서스에 기여하는 검증인단)는 리더 스케줄을 갖고 있다. 이 리더 스케줄에 따라 어떤 검증인이 각 블록(솔라나에서는 ‘슬롯’)을 검증할지를 파악할 수 있다. 설정된 리더 스케줄에 따라서 트랜잭션이 정해진 리더에게 전송되므로, 따로 조율할 필요가 없다.  

솔라나는 조만간 성능은 개선하고 다운타임은 줄이는 여러 블록 리더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솔라나 고유의 ‘역사증명(POH)’ 컨센서스 프로토콜에 따른 결과다. ‘역사증명’이란 공유된 시간에 네트워크를 정렬하는 방식이다. 솔라나 네트워크는 공유하는 타임키퍼가 따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검증 스케줄에서 신규 리더에게 신속하게 반응해야만 한다. 터빈 프로토콜과 역사증명이 결합된 결과, 한 체인에 있는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스트리밍할 수 있다. 

폴리곤도 Bor프로토콜을 통해 블록 리더를 지정하는 비슷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나 확장 방식 자체가 다르다. 폴리곤은 병렬로 더 많은 사이드체인을 추가하고 이더리움 커밋먼트를 통해 정기적으로 스테이트를 머지하면서 확장하는 방식이다. 이는 폴리곤 POS와 플라즈마가 ‘커밋 체인’으로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여러 병렬 사이드체인은 두 명의 유저가 동일한 앱을 사용하면서도 별도의 사이드체인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유저는 체인간 스테이트 머지로 인한 지연현상을 경험하고 개발자는 더 복잡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이런 사이드체인 확장 방식은 폴리곤 블록체인에 ‘(트랜잭션이 롤백되는) 리오그 (re-org)’ 리스크를 가져올 수도 있다. 블록 높이가 특정 임계치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트랜잭션이 최종이라는 확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할 뾰족한 수는 없다. 가령 스테이블코인 발행기관 서클이 트랜잭션이 최종이라고 판단하려면 솔라나는 1블록(~0.4초)이면 충분한데 폴리곤은 372개 블록(~20초)을 기다려야 한다.

폴리곤의 트랜잭션 완결 변동성은 큰 단점이며, 이는 앱 구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암호화폐 앱은 트랜잭션이 최종이라고 판단될 때까지 유저의 자금을 묶어 두거나 유저에게 (신용카드 지불거절 리스크처럼) 이중지불 리스크를 감수하게 할 수도 있다. 이는 금융 상대방 리스크 제거라는 암호화폐의 본래 목적에도 어긋나는 일이다.

확장될 수만 있다면 싱글 체인은 늘 여러 사이드체인의 합보다 낫다. 복잡하게 조율할 필요도 없고, 통합 반응 지연성도 낮고, 공격표면 영역도 적다.

문제는 솔라나가 폴리곤이 주장하는 만큼의 동일한 스케일을 지원할 수 있는가인데, 최근 점프 크립토 케빈 바워의 시연에 따르면 그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점프 크립토 팀이 파이어댄서라는 신규 솔라나 검증 클라이언트를 구축했는데 이는 초당 120만 트랜잭션을 보이면서도 슬롯 타임을 1초 이하로 유지했다. 다시 말해 트위터, 왓츠앱, 인스타그램의 각각의 인터랙션을 트랜잭션이라고 치면 이 모든 트랜잭션이 성능 저하 없이 솔라나에서 동시 구동될 수 있다는 것이다.

폴리곤 또한 개발에서 상당한 기술진전을 이뤘다. 특히 영지식 증명(ZK) 롤업 투자는 성능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으리라고 본다. 그러나 영지식 증명이 유효하려면 레이어1(현재 이더리움)에서 처리되어야 하는데, 용량이 늘어나는 만큼 지연시간이 늘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3. 보안

고성능과 확장 가능성도 중요하나, 네트워크 자체도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솔라나와 폴리곤 모두 상당한 소크(soak)타임이 있어서, (버그 발생이 불가능하지 않은건 아니나) 심각한 버그 발생 가능성은 줄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블록체인 개발자들은 나쁜 행위자들이 훼방하지 못하도록 네트워크 회복탄력성을 구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가장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지표는 나카모토 계수(특정 세력이 네트워크를 장악할 수 있는지를 보는 탈중앙 측정 지표)로, 네트워크 공격을 공모하는 검증인 수를 수치화한 지표이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나카모토 계수는 솔라나는 32인 반면 폴리곤은 4이다. 둘 다 지분증명 네트워크라 지분 분포가 중요한데, 솔라나는 약 1900명, 폴리곤은 약 100명의 검증인을 보유 중이다. 나카모토 계수에 따르면, 네트워크를 저해하기 위해 솔라나는 32명의 검증인이 필요하지만 폴리곤은 4명만 있어도 되는 것이다. 두 네트워크 모두 이 지표 상 보안을 늘려야 하고, 늘려가겠지만, 작년에는 둘 다 나카모토 계수가 더 늘어났다. 더 많은 검증인이 온라인으로 오게 되면 폴리곤의 나카모토 계수도 늘어날 것이고, 영지식 증명 등 다른 개발 기술진전을 통해 보안도 개선될 것이다.

혹자는 폴리곤이 정기적인 이더리움 커밋으로 더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는 다소 잘못된 내용이다. 폴리곤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에 스테이트를 업데이트한다. 따라서 4명의 검증인이 네트워크를 장악하기로 공모한다면, 이론적으로는 커밋먼트를 통해 이더리움에도 잘못된 원장이 등록될 수 있다. 이는 폴리곤 팀과 생태계가 풀어야 할 숙제이다.

오늘날 보안상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두 블록체인 네트워크 모두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개선되고 있고, 기술과 사회가 발전되는 가운데 접점도 나올 수 있다고 본다. 이 부분은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문제다. 

 

4. 보너스: 커뮤니티

기술적 부분은 아니지만, 커뮤니티 또한 네트워크 성공에 중요한 변수다. 폴리곤은 객관적으로 솔라나보다 개발자 및 소비자 커뮤니티가 큰 이더리움에 연결되는 이점을 갖고 있다. 또, 폴리곤 재단은 브랜드 및 네트워크 개발자를 잘 키워왔고 앞으로도 이런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곤이 여러 블록체인 연결을 계획하고 있지만 기존 커뮤니티를 활용해 더 많은 개발자와 소비자를 끌어올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자체로 해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아직도 암호화폐에 크게 관심두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기 상조다. 효율적인 앱이 개발자, 크리에이터, 소비자 커뮤니티를 데려오고 이들이 최고의 앱과 가장 많은 유저가 있는 곳으로 모일 것으로 본다. 그래서 위에 언급한 기술 분야가 미래 커뮤니티 개발의 선행지표라고 생각한다.

솔라나는 콜드 스타트 문제를 극복하면서 3년 내 가장 활발한 개발자, 크리에이터, 소비자 커뮤니티로 발전해왔다. 핵심 성능을 더 높이고 견고하게 하는 다양한 개발자들이 있고, 개발자 경험을 더 개선시키는 추가 서비스와 툴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기반을 통해 우수한 팀들은 암호화폐 주요 부문에 걸쳐 강력한 소비자 경험을 구축할 수 있었다. 이러한 선순환이 계속되면서 더 많은 인재들이 생태계로 들어오고 인재 밀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폴리곤과 솔라나는 둘 다 암호화폐 생태계에서 중요한 니즈를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각각의 장단점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이 글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

 

태너 필립은 시니어 블록체인 개발자로 현재 솔라나에 탑재돼 출시될 셀프커스터디 암호화폐 지갑 앱 ‘코드(Code)’의 사업 운영 및 시장(고투마켓) 전략 대표를 맡고 있다.

원문: 김가영 번역, 선소미 코인데스크코리아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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