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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XPO] 디파이 시장 거품…김서준 "이자농사, 위험성 높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자산 투자 전략은

2020. 09. 10 by 김동환 기자

 

몇달 전부터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열됐다는 평을 받는 '탈중앙지향' 금융(디파이, De-Fi) 시장의 거품이 이자농사(Yield Farming) 프로젝트들에서 터질 위험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암호화폐 벤처캐피탈 해시드의 김서준 대표는 코인데스크코리아와 한국블록체인협회가 공동주최한 디지털자산박람회(DAXPO)2020의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자산 산업 투자의 전략' 패널 토론에서 "최근에 나온 이자농사 프로젝트들의 위험성이 높다"며 "특히 감사(audit)가 안 된 스마트계약 시스템에 몇천억원 단위로 돈이 몰리는데 이건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발표는 10일 코인데스크코리아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다. 

김 대표는 이날 디파이의 미래 관련 질의응답에서, 현재 나와있는 디파이 프로젝트들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했다. 하나는 자체적으로 명확한 가치생산 기능을 갖춘 프로젝트들이다. 김 대표는 "카이버네트워크나 컴파운드는 거래수수료나 예대마진이라는 수익을 거버넌스 토큰 가치에 반영하는 모델이 프로토콜 안에 적용되어 있다"며 "시장 전체적으로 봤을 때 배수(multiful)가 올라간 것은 맞지만 이것은 테슬라 주가 같은 것만 봐도 알수 있듯, 자본시장 전체적으로 유동성이 풀려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하나는 자체적인 가치생산 기능이 없는 프로젝트들이다. 김 대표는 "와이파이(YFI), 스시스왑(SUSHI), 얼마 전 나온 김치파이낸스 같은 파밍 모델들은 다른 서비스의 유동성을 이전시켜주는 사람들에게 플랫폼 토큰을 발행하면서, 그 자체가 투자 자산이 되는 프로젝트들이다. 좀 더 폰지(ponzi)에 가까운 느낌으로 유동성을 빨아들인다"고 말했다. 폰지란 본질적인 이윤 창출 없이 후행 투자자의 투자금으로 선행 투자자에게 수익을 지급하는 '다단계'식 수법을 말한다.

김 대표는 전자보다는 후자의 위험성이 높지만 후자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와이파이의 경우, 초반에 다단계적 요소를 이용해 지금의 영향력을 구축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와이파이에서만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빠르게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식으로 진화를 해나가면 좀 더 지속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말 위험한 디파이 프로젝트들은 스마트 계약에 대한 감사가 안 된 프로젝트"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별 서비스의 성패는 말하기 조심스럽다"면서도 "스마트 계약에 대한 감사가 없이 나오는 디파이 프로젝트들이 너무 많고 분명히 사고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는 김 대표와 덩차오(Deng Chao) 해시키캐피탈 매니징디렉터, 바비옹(Bobby Ong) 코인게코 대표가 함께 참여했다. 세 전문가는 큰 틀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디지털자산 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공감하면서도 세부적으로는 각기 다른 지점에 주목했다. 

최근 KB국민은행, 해치랩스, 컴벌랜드 등과 디지털자산분야 기술 협력을 맺은 김 대표는 국내 디지탈 자산 수탁 사업에 대한 기획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수탁 비지니스의 세계적 흐름이 보관료를 받고 금고처럼 암호화폐를 보관해주던 1세대에서 은행처럼 자산을 운용해주는 2세대로 넘어가고 있는 시점이고, 제도권 기업들도 디지털 자산 분야로 속속 진출하는 추세라는 것이다. 

그는 "(지난 3월 개정된) 특정금융정보법 내용을 보면 앞으로는 가상자산도 금융자산의 한 범주로 편입되지만 아직 제도권 금융기업들이 공모형 크립토펀드를 만들 수 있는 법률적 기반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서 "은행 등 금융당국이 믿을 수 있는 기존 금융권 수탁사들이 들어오면 함께 여러가지 방법들을 모색해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덩차오 대표는 디파이 이후 블록체인 투자 분야에서 거버넌스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요즘 투자자들은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어떤 내용이냐와 상관없이 모든 주주와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양질의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본다"고 말했다. 과거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요구되던 지속가능성이나 가치 창출 능력 이외에 거버넌스 요소가 더 추가되었다는 것이다. 

바비 옹 대표는 탈중앙화 거래소(DEX)의 약진을 주목할 지점으로 꼽았다. 옹 대표는 "유니스왑 등 디파이 분야 탈중앙화 거래소의 거래량과 트래픽이 몇 달 전부터 급증하고 있다"며 "세계 최대 중앙화 거래소인 바이낸스에 대적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시장이 재미있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는 대조적으로 문을 닫는 중앙화 거래소들은 늘어날 것 같다. 코인게코에서 지켜보던 몇몇 중앙화 거래소들도 올해 사업을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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