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10 키스토어,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이렇게 본다

등록 : 2019년 3월 6일 15:33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새로 탑재된 삼성 갤럭시S10. 이미지=삼성글로벌 페이스북 캡처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새로 탑재된 삼성 갤럭시S10. 이미지=삼성글로벌 페이스북 캡처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탑재된 삼성전자 갤럭시S10 사전개통이 4일 시작됐다. 8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블록체인,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키스토어가 블록체인 기술의 대중화(mass adoption)의 촉매재가 될지 관심과 기대가 모인다.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에 들어간 암호화폐 지갑은 블록체인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업계 관계자들에게 전망을 물었다.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갤럭시S10의 기본 어플리케이션으로 탑재될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인 삼성 기기에 암호화폐 지갑이 들어간 것 자체가 블록체인 대중화를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황성재 파운데이션X 대표는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암호화폐 지갑과의 서비스 연계를 반드시 필요로 할 거란 점에서 의미있는 행보다. 블록체인 기술 대중화를 가속화하는 긍정적 기회를 업계에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도 지난 21일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바일 지갑이 100만 다운로드도 안되는걸 감안할 때, 암호화폐 실용화에 큰 이정표가 될 일”이라고 평가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아직 키스토어를 직접 사용해보지 못해 원론적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단서를 달며 “(갤럭시S10 소유자) 누구나 암호화폐 지갑을 갖게 된다면 대중이 다양한 형태로 (암호화폐에) 쉽게 노출되는 기반이 마련된다. 또 블록체인 프라이빗키 보관 부담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도 높게 평가할만 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2월 초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블록체인 기술 대중화가 이뤄지지 않은 건 킬러 댑이 나오지 않아서다. 킬러 앱이 나오려면 몇가지 넘어야 할 숙제가 있다. 그 중 가장 큰 게 암호화폐 지갑 보급이다. 이용자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에 지갑이 깔려 있어야 댑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 지금은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호현 아시아IC카드포럼 회장도 “기존 블록체인 암호키는 소프트웨어 해킹과 하드웨어 해킹 양쪽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 만약 갤럭시S10에 탑재된 블록체인 키스토어가 PUF 기술을 적용했다면, 이용자들이 해킹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까지 전제하고 (암호화폐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키스토어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의 대중화를 촉진하기 위해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박재현 람다256 연구소장은 “(블록체인 대중화를 앞당기기 위한) 전제 조건은 디앱과 서비스가 많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라며 “서비스 사업화에 있어 모바일 환경에 대한 고려가 특히 중요하다. 예를 들면 휴대전화 분실시 키스토어 안의 자산이 보호되는지, 여러 대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이용자의 자산은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지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소장은 “G20이 (지난해 말)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암호화폐 규제안 마련에 합의했는데, 해외로 기기를 수출할 때 국제 기준을 어떻게 맞출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성재 대표는 “지금 소비자들이 전기와 인터넷, 통신기술을 이해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거나 그 존재를 인지하지 않더라도 사용자와의 접점 뒤에서 활용되는 DAPI(Decentralized, 분산형 API) 형태의 시도(로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키스토어에서 암호화폐를 송금하는 과정. 사진=박근모

 

삼성전자가 새 스마트폰 기기에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한 속내에 대한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요청한 한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페이스북 등 기존에 잘 움직이지 않던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쪽으로 많이 오는 추세다. 특히 글로벌 단위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은 자국 화폐를 외화로 환전하는 데 드는 비용과 시간 등 여러가지 손해를 보기 마련인데, 암호화폐를 통해 돈이 원활하게 오가는 환경을 만들 필요성을 많이 느낄 것이다. JP모건이 코인 발행 계획을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필요가 결국 쉽고 안전하게 암호화폐를 담을 수 있는 월렛에 대한 수요로 귀결될 것이다. 키스토어는 많은 서비스가 블록체인화 되고 암호화폐가 널리 쓰이는 세상이 올 때 (삼성이)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서준 대표는 “암호화폐 지갑은 개개인의 금융자산과 비금융자산을 담는 인프라에 가깝다. 블록체인 기반 생태계가 만들어질 때 삼성이 이를 통해 (기존 하드웨어 시장에서의 주도권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장의 주도권도 가져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