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직원들의 암호화폐 거래금지…진짜일까

미국 시드CX의 엄격한 내부자 거래 금지 규정

등록 : 2018년 12월 31일 11:00 | 수정 : 2018년 12월 31일 01:15

2014년부터 암호화폐를 거래해온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알렉스 와츨리는 기관투자자를 위한 암호화폐 거래소 시드CX(Seed CX)에 합류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시드CX의 일원이 된다는 건 더 이상 암호화폐를 거래하지 못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시드CX는 약 40명의 직원에게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와츨리는 윤리강령 준수 여부를 감사하는 감사팀이 자신의 암호화폐를 감시할 수 있도록 암호화폐 지갑 주소 목록을 넘겨주어야 했고, 암호화폐에 더는 손을 댈 수 없게 됐다.

와츨리는 거래소 직원이 개인 자격으로 투자를 하면 고객을 상대할 때, 그리고 여러 자산의 가치를 평가할 때 이해관계의 충돌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어떤 코인이 살아남을지 시험해보고 선택하려고 모인 것이 아님을 안다. 승자를 가려내는 건 결국 시장의 몫이다. (시드CX의) 이러한 정책이 없었다면 편견이 생길 수밖에 없고 타당한 목표에 집중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작년에 조용히 시행된 시드CX의 이 정책은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엄격한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전통적인 자본 시장에서는 보편적인 규정이라고 해도 이를 비슷한 수준으로 엄격하게 도입, 시행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는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여전히 명확한 규정이나 규제가 없는 황야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법무법인 제너앤블록(Jenner & Block LLP)의 소송담당 변호사 저스틴 스테픈은 일반 투자자들보다 내부자에게 유리한 정보를 일컫는 법률 용어 “미공개 중요 정보(material, non-public information, MNPI)”를 언급하며 “우리는 아직 암호화폐 세상에서 MNPI가 무엇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결국에는 법정에서 판가름 날 것이다.”

증권 시장을 예로 들면 회사가 합병을 발표하려고 한다거나 불량품을 회수하려는 사실을 알고 주식을 거래하는 임원이 있다면 이는 전형적인 불법 내부 거래로 징계 대상이다. 그러나 자산이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생성되고 네트워크에서 어떤 거래가 일어났는지를 누구나 블록체인을 통해 볼 수 있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다른 정보가 시장을 움직인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일반 투자자들보다 더 빨리 얻어낼 수 있는 정보 가운데 바로 그러한 정보도 있다. 거래 트렌드뿐 아니라 유동성과 관련한 기술적 문제, 특정 자산을 상장한다는 결정 등에 대해 거래소 직원들은 아무래도 일반 투자자들보다 먼저 알게 된다.

시드CX의 공동 창립자 에드워드 우드포드는 전통적인 금융 시장에서 “거래소는 상장하는 토큰이나 자산의 가격을 변경할 수 있는 권한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벤처 캐피털로부터 2,500만 달러를 모은 시드CX는 기관 투자자들을 고객으로 모집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드포드는 시드CX의 거래 금지 규정이 MNPI보다 더 엄격한 원칙을 설립한 기관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MNPI는 직원들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내부 정보를 기반으로 거래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우드포드는 일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고객의 이익을 거스르는 거래를 하고 대중보다 앞서서, 즉 일반 투자자들은 알지 못하는 정보를 토대로 직원들이 개인적으로 거래를 한다는 루머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도 그런 의심을 받지 않는 데 있다.”

 

다른 거래소들은 어떤가

코인데스크는 시드CX의 직원 거래 금지가 어느 정도로 엄격한지 비교해보고자 다른 유명한 암호화폐 거래소들의 내부 정책을 살펴보았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에 따르면 거래량 기준 현재 세계 2위 암호화폐 거래소인 싱가포르의 바이낸스(Binance)는 “투자은행과 비슷하게 내부자 거래를 금지하는 엄격한 규정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의 대변인은 더 구체적인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실리콘 밸리에서 시작한 유니콘 코인베이스(Coinbase)의 최고 법률 책임자 브라이언 브룩스는 코인베이스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지닌 소수 직원은 자산 보유 현황을 회사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 직원들에게는 보고 의무가 없다. 다만 모든 직원이 서명해야 하는 계약서에 MNPI 금지 규정은 있다. 회사에서 어떤 자산을 상장하기로 했을 때 일정 기간 거래가 제한되기도 한다.”

또한, 각자 보유한 자산의 종류에 따라 자산을 취급하거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의사결정에 참여가 제한되기도 한다.

코인베이스 대변인은 이 규정이 “지난 몇 년간” 있던 규정이라고 말했지만, 더 이상 구체적인 사항에 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코인베이스는 2017년 하드포크를 통해 비트코인에서 비트코인캐시가 갈라져 나왔을 때 내부 거래에 참여한 혐의를 받는 직원들을 상대로 투자자들이 낸 집단 소송을 치르고 있다. 원고들은 일반 고객들은 거래할 수 없는 기간에 내부자인 코인베이스 직원과 관계자들이 비트코인캐시를 높은 가격에 거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말고도 MNPI 취급 금지 규정을 둔 암호화폐 거래소가 더 있다. 월스트리트의 전문가이자 에어스왑(AirSwap)의 공동 창립자인 마이클 오베드(Michael Oved)는 MNPI 계약에 더해 모든 직원이 특정 금액을 초과하는 거래를 하려면 회사 법무팀의 서면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베드는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를 넘는 거래에 이를 적용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스테픈 변호사는 법무팀이 거래를 검열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며, 감독 없는 MNPI 규정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금융 기관들은 내부 거래가 될 수 있는 거래, 매매, 이슈를 모두 보고받는다. 그것이 표준이다. 모든 거래와 모든 부동산 매매가 윤리 강령을 지키고 있는지 감독을 받아야 한다.”

 

변화의 바람

몇몇 법률 전문가들은 법정과 규제 당국이 머지않아 거래소들에 자발적인 보고를 넘어 더 엄격한 윤리준수 규정을 따르도록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무법인 앤더슨 킬(Anderson Kill)의 주주인 변호사 제레미 더치는 은행과 자본시장 거래소들의 표준 규정은 법률 전문가들이 모든 직원의 거래와 이메일 등 커뮤니케이션, 재산 구매 등의 외부 비즈니스 매매를 모두 감시하고 제한하는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더치는 증권시장 외에도 전문 법정화폐와 상품 거래자들이 개인 자산과 관련해 수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며 암호화폐에도 비슷한 규정이 적용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방향에 대한 초기 정보에 접근할 수 있거나 거래를 통해 시장을 움직일 수 있는 특권을 지닌 사람들에게 전방위적인 윤리 준수 의무를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

더치는 2019년에 법정과 규제 당국이 거래소에서 “정보와 주문의 흐름”을 처리하는 직급이 낮은 직원들도 윤리 준수 부서로부터 감시를 받고 금융 활동에 대해서는 승인을 받도록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개인 소송만 엄청나게 늘어날 것이다.”

스테픈 변호사도 동의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어떤 것이 중요한 정보이고 미공개 정보인지, 어떤 것이 증권인지에 대한 공동의 정의가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적 전문 지식이 필요한 실제 상황이 많다고 말했다.

이것이 바로 시드CX의 우드포드가 거래 금지 규정이 거래소 사용자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믿는 이유이다.

“직원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회사가 보기에는 중요한 정보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이를 임의로 처리했다가 곤경에 빠지는 일을 막는 것이므로, 결국 이 규정은 직원도 보호하는 셈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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