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북 고양이’가 보여준 NFT의 미래

등록 : 2019년 3월 3일 11:00 | 수정 : 2019년 3월 2일 23:55

대체불가능 토큰(non-fungible token, NFT) 개발사 피플브라우저(PeopleBrowsr)가 지난주 뉴욕시 타임스퀘어의 플레이스테이션 시어터에서 개최한 NFT.NYC 컨퍼런스는 익숙하면서도 신선했다.

우선 초기 비트코인 컨퍼런스와 닮은 구석이 있었다. 약간 엉성하지만 현실적인 아이디어부터 그림의 떡에 가까운 아이디어까지 다양하게 제시됐다. 새로운 비즈니스와 박애주의적 모델을 창출해낼 수 있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참가자들의 열의도 대단했다.

NFTs Are Here. But Where Are They Headed?

사진=Coindesk

 

대퍼 랩스(Dapper Labs)가 만든 디지털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NFT(대체불가능 토큰)을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했다. 하지만 NFT가 많은 사람의 기대만큼 발전할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 이더리움 기반 NFT 토큰 표준인 ERC-721의 확장성과 상호운용성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다. 또 진정한 의미의 대체불가능 토큰이 되려면 디지털 자산의 가치와 재산, 상업적인 기반을 모두 재정의해야 하는데, 이를 과연 사람들이 받아들일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비트코인과 마찬가지로 NFT의 성패는 열정적인 커뮤니티와 기술 생태계에 달려있다. 그런 의미에서 NFT.NYC 콘퍼런스는 NFT의 미래를 어느 정도 낙관하게 하는 행사였다.

이미지=NFT.NYC

 

NFT 커뮤니티는 비트코인 같은 대체 가능 토큰을 두고 생겨난 커뮤니티와는 다르다. 다른 코인으로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비트코인과는 달리 대체 불가능 토큰은 토큰 하나하나가 고유한 속성을 지니는 디지털 재산이다. (비트코인은 내가 한 친구에게 1개를 받아 다른 친구에게 1개를 줄 때 원래 내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주든 원래 친구에게 받은 비트코인을 주든 차이가 없다. 하지만 NFT는 친구에게 받은 그 토큰을 전달하지 않는 한 완전히 다른 토큰이 된다)

토큰 하나하나가 고유한 속성을 지니다 보니 NFT 커뮤니티는 대개 규모가 작다.

호누 프로젝트(Honu project, 반은 거북이, 반은 고양이인 크립토키티)를 통해 14만 달러를 모금한 아놀드 왈드스타인은 특정 커뮤니티에서 호누를 해양 생태계 보전의 아이콘으로 받아들이면서 가치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커뮤니티 특성상 처음 구상한 방식으로는 목표한 자금을 모으기 어려웠다. 결국 호누 프로젝트는 최초의 경매 모델을 버리고 NFT를 한꺼번에 판매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인해 NFT에 어떤 사업 모델이 적합한지에 관한 의문이 제기됐다. 다행히도 많은 컨퍼런스 참가자가 이 문제를 해결할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놨다.

 

미래의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

토큰 최초 발행자가 토큰을 판매할 때 앞으로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나눠 가질 권리를 스마트계약으로 명시해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그렇게 하면 NFT를 발행하는 이들이 자산에 대한 통제권을 양도하는 데 거부감이 덜할 것이다.

벤처 캐피털리스트 데이비드 팩맨은 NFT를 통해 게임 회사들이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을 완전히 바꾸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의도적으로 특정 디지털 상품의 공급을 제한해 앞으로 판매할 상품의 가격을 높일 수 있다. 기업들은 NFT를 통해 게이머들을 제한된 공간에 묶어두지 않고 오히려 더 큰물에서 NFT를 자유롭게 변주, 활용하며 놀도록 유도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술가들에게도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 화가가 자기 작품 한 점을 1만 달러에 팔았는데, 나중에 그 그림을 다른 그림 수집가나 미술관이 100만 달러에 다시 사 갔다고 치자. 지금이라면 이럴 때 원작 화가가 받는 돈은 1만 달러로 변함이 없다. 그러나 작품을 NFT로 토큰화한 뒤 나중에 작품을 거래해 얻는 수익을 나누기로 스마트계약에 요건을 명시해두면 원작자는 미래에 발생하는 이익을 안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다.

이미지=CryptoKitties

 

이러한 방식으로 기존의 음악이나 기타 예술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작품의 결제도 활성화할 수 있으며, 호누 프로젝트 같은 자선 사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크립토 ‘거북 고양이’를 재판매해서 수익을 내면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아이디어 단계에 머무는 제안이 대부분이었지만, Vault.io처럼 NFT.NYC 콘퍼런스에 출품한 업체들은 실제 시연을 통해 NFT의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예를 들어 NFT 토큰으로 받은 상품권이 스마트폰의 지갑 속에 저장돼 있다면, 라즈베리 파이로 운영하는 커피 기계에서 내린 커피를 어떻게 토큰으로 살 수 있는지 직접 보여준 것이다.

 

NFT의 딜레마

그러나 특정 NFT를 중심으로 생성된 소규모 커뮤니티가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NFT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코스모스(Cosmos)나 폴카돗 네트웍스(Polkadot networks) 같은 기타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확장성 문제나 상호운용성 문제에서 어느 정도 진척을 보였다. 이 기술의 발전도 NFT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는데, NFT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옮겨 다닐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 때문이다.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대로 디지털 마케터를 통해 전 세계를 ‘토큰화’하기에는 현재 이더리움을 비롯한 블록체인의 온체인 거래 처리 능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커뮤니티는 디지털 자산의 가치를 확장하는 소중한 토대를 제공한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각 커뮤니티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융통성 없는 프로그래밍 로직으로 일관하다가는 커뮤니티가 지지하는 가치, 회원들의 계약, 선호하는 지배구조 등을 만족하지 못하고, 그 토큰은 결국 버림받을 것이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NFT가 탄탄한 커뮤니티의 지지를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원칙을 잘 지켜온 곳 가운데 대표적인 곳이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급진적인 경제학자, 기술 전문가, 사회과학자들이 모여 구성한 이코노믹 스페이스 에이전시(Economic Space Agency)다.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가치와 원칙이 스마트계약에 고스란히 담겨있고, 토큰의 발행이나 합의 메커니즘도 커뮤니티의 의견을 모아 진행한다는 점은 NFT의 분명한 특징이자 장점이다. 하지만 대체불가능 토큰이 해킹 공격으로부터 안전한지, 유동성은 알아서 보장되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다.

결국, 모든 NFT에는 커뮤니티의 가치에 부합하는 일과 (경제적 성공을 위해) 보편적인 화폐와 연동하는 문제 사이에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즉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가치를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토큰이 비트코인이나 달러처럼 대체 가능한 화폐와 아예 교환이 불가능할 만큼 닫혀있다면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블록체인 생태계 안에서만 떠다니는 가치 없는 자산으로 전락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NFT가 실질적으로 세상에 영향을 미치려면 이러한 갈등을 해소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사업 모델을 찾아내야 한다. 문제 해결에 참여해 NFT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성공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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