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돼!” 기상 천외한 토큰 7가지를 소개합니다

등록 : 2018년 8월 29일 17:10

비상한 감각은 시대를 앞서가는 법이다. 기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 오늘날 너무 이상해 보이는 기술이 미래를 주도할 기술이 될 수도 있다.

정말 그렇게 된다면, 디지털 세계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혁신은 바로 암호 수집품(cryptographic collectibles), 즉 디지털 세계에만 존재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수집품일지도 모른다. 못생긴 고양이일지라도 이 우주에서 하나뿐인 나만의 고양이를 키울 수 있는 곳이 디지털 세상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실제로 많은 이용자가 바로 이 특징에 매료됐고, 액시엄 젠(Axiom Zen)이 만든 크립토키티(Cryptokitties)는 암호 수집품 가운데 첫 번째 히트상품이 됐다. 블록체인 지지자들은 앞으로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독특한 디지털 아이템인 ‘대체불가능 토큰'(NFTs, non-fungible tokens)을 기반으로 하는 세상이 올 것이라고 말한다.

이더리움의 ERC-721 표준을 따라 만든 크립토키티는 큰 성공을 거둬 업계에서 내로라하는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아 아예 독립 법인을 차렸다. 대체불가능 토큰이란 단어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어느덧 모르면 안 되는 용어로 자리매김했다.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벤처캐피털팀이 처음 투자한 프로젝트도 대체불가능 토큰을 위한 이베이(eBay)를 구축하겠다는 프로젝트였다.)

크립토키티는 그저 귀여운 고양이를 모으고 기르는 게임에 그치지 않았다. 블록체인 기술을 신봉하는 이들에게 앞으로 비디오 게임, 부동산 시장, 귀금속을 비롯해 수많은 분야에 적용돼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새로운 현상의 시초로 여겨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대체불가능 토큰이든 크립토키티든 낯선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소셜미디어의 발전 과정에 비유하자면 아직 페이스북이 태동하기도 한참 전의 상황이니 그런 것도 당연하다.

대체불가능 토큰 가운데서도 특히 유별나고 독특한 수집품 7개를 골라 소개한다. 앞서 설명했듯, 아직 블록체인 생태계도 다 구축되지 않았고 대체불가능 토큰이란 개념 자체도 낯선 상황임을 감안하고 살펴보도록 하자. 토큰 선정 기준도 반드시 기술적으로 유망한지가 다가 아니었음을 밝혀둔다.

 

1. 크립토크리스탈(CryptoCrystal)

토큰을 기르고 가꿔서 완전히 새로운 가치를 지닌 토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생각은 크립토키티의 성공으로 어느 정도 증명됐다. 원래 이렇게 무언가가 큰 성공을 거두면 그 아이디어를 적당히 변주한 상품과 서비스들이 쏟아지기 마련이다.

“기분을 나타내는 귀금속”을 주조해 귀여운 광물 만화 캐릭터를 키워내는 게임 크립토크리스탈도 그중 하나다. 크립토키티에서 고양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breeding)을 크립토크리스탈에서는 녹인다(melting)고 표현한다. 귀금속을 녹여 광물을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좋은 재료를 구하려면 채굴을 해야 한다. 여기서 채굴이란 (컴퓨터 연산 능력을 활용해 거래를 검증하고 네트워크의 보안을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채굴과는 다르다. 대신 이용자들은 회사로부터 채굴 장비인 피캑스(pickaxe)라는 토큰을 구입해 귀금속을 캔다. 얻을 수 있는 귀금속의 종류와 양은 매번 다르다. (수집용 카드가 무작위로 들어있는 카드팩을 열어볼 때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피캑스 토큰을 판 돈은 크립토크리스탈 운영사의 주요 수입원이다. 회사는 수입의 일부를 자발적으로 이더리움 재단과 나눠 갖는다. 회사 측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발전을 위한 기부인 셈이라고 밝혔다. 게임을 진행하는 데 필요한 나머지 절차에서 이더리움 거래 수수료인 가스(gas)를 제외하고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

현재 시중에 나온 기분 귀금속은 100여 가지다. 각각 총공급량이 정해져 있다. 피캑스 토큰을 활용해 채굴할 수 있는 귀금속의 수는 매년 지난해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2. 크립토복셀(CryptoVoxels)

크립토복셀은 3D 화소를 뜻하는 복셀을 구해 자기만의 가상 공간을 가꿔가는 게임이다. 심시티를 하며 자란 이들이라면 그냥 넘어가기 무척 어려운 매력을 지녔다.

게임을 개발한 인디 게임 개발자 벤 놀란(Ben Nolan)의 구상은 간단했다. 누구나 자기만의 공간으로 소유하고 꾸밀 수 있는 가상 공간을 만들고, 각자의 공간을 서로 둘러보고 참여한 이들끼리 교류하게 하자는 것이다. 놀란은 이를 구현하는 데 블록체인 기술이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연구를 거듭한 끝에 크립토복셀을 만들었다. 3D 안경을 쓰는 순간 나만의 공간으로 가꾸고 꾸밀 수 있는 무한한 가상 공간이 펼쳐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본 공간에서 복셀 꾸러미를 약 100개 정도 팔았다. (복셀 한 꾸러미당 평균 거래가는 약 0.16이더) 가상 공간 땅의 넓이로 환산하면 약 10만 평방피트 정도가 개발된 셈이다.”

크립토복셀은 가상 공간의 땅을 분양할 때 돈을 받는다. 이용자가 땅이나 자신의 게임 아바타를 꾸밀 수 있는 아이템을 팔기도 한다. 이용자들은 분양받은 땅에 건축물을 세울 수도 있고 (아직은 온 세상이 흑백이지만) 언젠가 색깔을 입힐 수도 있다.

놀란은 크립토복셀 사용자들이 디스코드(Discord) 채널에서 서로를 존중하며 바람직한 공동체를 형성했고, 이들은 이제 서로 복셀 꾸러미를 직접 거래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여러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크립토복셀도  오픈씨(OpenSea)에서 만나볼 수 있다. 오픈씨는 대체불가능 토큰을 위한 이베이를 표방하며 출범한 온라인 시장이다.

 

3. 하이퍼드래곤(HyperDragons)

초기 대체불가능 토큰 중에는 포켓몬의 블록체인 버전이 상당히 많았다. (귀여운 나만의 캐릭터를 훈련시킨 뒤 다른 이들의 캐릭터와 겨뤄 이기면 더 강해지고 멋지게 외모를 가꿀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그랬다.)

하이퍼드래곤은 그중에서도 탈중앙화의 장점을 십분 살린 프로젝트다. 전혀 다른 프로젝트들과 제휴를 맺고 각각의 특징을 독창적으로 도입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하이퍼드래곤의 용 캐릭터들이 크립토키티의 고양이들을 잡아먹으면 그 고양이의 특징을 흡수하고 레벨을 높이고 힘도 세진다. 하이퍼드래곤과 크립토키티가 지갑을 연동해 캐릭터를 공유했기에 가능한 기능이다.

현재 하이퍼드래곤에서는 크게 세 가지 방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나만의 용 수집 모드(collecting), 육성 및 합성 모드(breeding and consuming), 그리고 전투 모드다. 전투 모드는 포켓몬처럼 다른 이용자의 용과 1:1로 싸우는 대전도 있고, 나의 자원을 약탈하러 온 다른 이용자로부터 내가 가진 성을 지키는 수성전도 있다.

다른 대체불가능 토큰 백서들이 그렇듯, 하이퍼드래곤도 백서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실제 온라인 게임을 운영하는 데 제약이 많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하이퍼드래곤은 다른 프로젝트들과 마찬가지로 다른 네트워크와 병행하는 방식으로 이더리움의 제약을 극복하는 보완책을 찾고 있다.

하이퍼드래곤은 팀원 대부분이 디지털 게임 분야의 경력자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또 수집 가능한 대체불가능 토큰의 이점을 십분 활용한 수익 모델을 만들어내겠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언급한다. 하이퍼드래곤의 백서는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우리는 ICO가 아니더라도 사업을 계속 운영하는 데 모자람이 없는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디지털 수집품 분야가 새로 구축하고 있는 혁신적인 생태계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4. 껍데기 안에 든 새(Bird in the Shell)

슈퍼레어는 예술가들이 디지털 작품을 창작하고 대체불가능한 토큰으로 이더리움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예술 분야에서 갈수록 그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슈퍼레어에 올라온 작품은 ‘껍데기 안에 든 새‘ 단 한 편밖에 없다. @hackatao라는 아이디를 쓰는 예술가가 만든 작품으로, 현재 슈퍼레어 앱을 외로이 지키고 있다. 암호화폐 관련 트위터를 자주 하는 이들에게는 더욱더 실감 나는 작품이다.

'껍데기 안에 든 새'

‘껍데기 안에 든 새’

지난해 성공을 거둔 대형 ICO 가운데 하나인 스테이터스(Status)는 슈퍼레어의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스테이터스는 지난 16일 슈퍼레어를 만든 모회사 픽서라(Pixura)를 암호화폐 스타트업 지원기관인 스테이터스 인큐베이터에 받는다고 밝혔다. (나만의 축구선수를 모으는 크립토스트라이커도 스테이터스 인큐베이터 출신이다.)

 

5. 크립토징글스(CryptoJingles)

대체불가능 토큰이 꼭 시각적 이미지여야 한다는 법은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소리’가 수집품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지금은 사람들이 상상도 할 수 없는 다른 무엇이 인기를 끌 수도 있다.)

세르비아의 블록체인 회사 디센터(Decenter)의 직원 두 명은 지난해 말 서브 프로젝트로 크립토징글스를 시작했다.

“크립토키티 붐이 일어났을 때 가만 보니 대체불가능토큰 프로젝트들은 어떤 형식의 아바타(시각적 이미지)를 소유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토큰화할 수 있는 다른 무엇이 또 없을까 고민한 끝에 우리는 소리에 주목했다.”

공동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네나드 팔린카세비치가 코인데스크에 밝힌 크립토징글스의 탄생 계기다.

크립토징글스에서 거래되는 소리는 음악의 아주 작은 한 토막이다. 이 소리 토막들을 다시 이어붙여 또 다른 음악을 만들 수도 있다. 기본 소리 토막은 100가지가 있으며, 사람들은 이를 조합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 수 있다. 누군가 여러 토막을 조합해 새로운 소리를 만들고 이를 녹음해 블록체인에 올리면 이제 그 소리는 다른 누구도 똑같이 복제할 수 없는 대체불가능토큰의 지위를 얻는다. 그 소리를 조합해낸 사람이 토큰을 다른 사람에게 팔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몇몇 열성팬의 작업 덕분에 이미 여러 가지 소리가 플랫폼에 등록돼 있다. 팔린카세비치는 별도의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이미 45가지 소리가 크립토징글스에 등록돼 있다고 말했다.

 

6. 판다어스(Panda Earth)

Panda Earth

이 프로젝트는 누구나 아는 동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시작됐다. 바로 판다는 이 세상 최고의 포유류라는 점이다.

얼핏 보기에는 크립토키티의 고양이를 그저 판다로 바꾼 게임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 가지 중대한 차이가 있다. 바로 판다어스에 있는 판다 토큰 가운데 몇몇은 실제 중국 판다연구소에서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전 세계 판다의 실제 개체와 짝을 이룬다는 사실이다.

판다어스의 대변인은 중국 판다연구소가 판다어스 프로젝트를 정식으로 승인했다고 밝히면서도 판다 토큰을 판 수익의 일부가 실제 판다 보호에 쓰이는지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크립토키티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판다들도 새끼를 낳고 번식한다. 번식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지만, 4년에 한 번씩 속도가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다.

 

7. 크립토젖꼭지(CryptoTitties)

코인데스크는 사람의 젖꼭지 그림마저 대체불가능토큰으로 만들겠다는 이 프로젝트를 발견한 뒤 이번 기사를 기획했다. (성 산업에 블록체인을 도입한 프로젝트 스팽크체인(SpankChain)이 운영하는 같은 이름의 프로젝트와는 다르다. 스팽크체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는 자신의 상체 나체 사진을 올리는 여성들에게 이더리움으로 보상을 지급한다.)

크립토젖꼭지는 7th Wave이라는 개발사가 가슴 이미지를 만화로 그려 대체불가능 토큰으로 유통한다. 창업자 가운데 한 명인 하미 길버트는 코인데스크와의 디스코드(Discord) 인터뷰에서 “처음에는 그저 크립토키티를 재미있게 비틀어보려 했던 것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 본인 어머니가 유방암 진단을 받자 이 프로젝트를 유방암 환자들에게 약품을 지원하는 데 활용하기로 했다.

크립토키티와 마찬가지로 크립토젖꼭지는 만화 아바타다. 고양이 대신 여러 가지 가슴 그림이 만화로 그려져 있다. 음란물 같을 것이라고 섣불리 생각해선 안 된다. 여성의 가슴과 젖꼭지를 형상화한 그림 이외에 남성의 것도 있다. 게다가 실제로 거의 예외 없이 몸에 두 개씩 있는 사람들의 젖꼭지와 달리 크립토젖꼭지에는 하나만 달린 것부터 여섯 개나 있는 것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또 하리보 젤리처럼 색깔도 다양하다.

그러나 크립토젖꼭지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만화로 그린 대체불가능 토큰 하나에 가격은 0.05이더다. 총 144가지 젖꼭지가 있는데 그 가운데 지금까지 한 번이라도 팔린 건 32개밖에 없다.

앞서 7th Wave는 왈츠(Wardz)라는 이름의 토큰을 만들어 ICO를 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크립토젖꼭지는 대신 이 프로젝트의 취지에 공감한 작은 커뮤니티들에게 조금씩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데 7th Wave는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기 위해 모터보트를 상품으로 내건 대회를 열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회 방식은 간단하다. 크립토젖꼭지 대체불가능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토큰에 0.003이더의 참가비를 내고 투표를 한다.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토큰을 보유한 이들이 보트를 상품으로 받게 되는데, 상금의 70%는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그러나 7th Wave 측은 구체적으로 누구와 제휴를 맺고 경비를 대는지 밝히지 않았다. 게다가 참여도 너무 저조한 나머지 보트를 사는 데 필요한 돈은 전혀 모이지 않았다.

길버트는 자신의 예상이 빗나갔다고 인정했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런 재미있고 의미 있는 행사가 있다는 걸 주변 친구들에게 알려 사람들이 너도 나도 투표에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면을 차리는 것 같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각종 제보 및 보도자료는 contact@coindeskkorea.com 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