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장외거래(OTC)를 시작한 이유를 들어보자

[인터뷰] 레슬리 탐 바이낸스 장외거래 총괄

등록 : 2019년 5월 9일 09:17 | 수정 : 2019년 5월 9일 10:48

레슬리 탐(Leslie Tam) 바이낸스 장외거래 총괄. 출처=김병철

레슬리 탐(Leslie Tam) 바이낸스 장외거래 총괄. 출처=김병철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장외거래(OTC) 서비스를 하고 있다. 코인베이스와 폴로니엑스는 2018년 말, 비트렉스는 2019년 1월에 뛰어들었다.

암호화폐 BNB, ‘바이낸스 론치패드’ 등을 내놓으며 암호화폐 시장을 선도하는 바이낸스도 지난 1월 이런 흐름에 동참했다.

바이낸스의 장외거래 책임자는 투자은행 출신의 레슬리 탐(Leslie Tam)이다. 15년 간 골드만삭스 뉴욕 사무소와 메릴린치 홍콩 사무소에서 세일즈와 트레이딩을 했던 그는 2018년 4분기에 바이낸스에 합류했다.

‘코인데스코코리아’는 ‘2019 블록체인 인베스트 서밋’ 발표를 위해 서울에 온 그를 지난 4월30일 만났다. 탐은 암호화폐 시장에 더 많은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바이낸스 장외거래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레슬리 탐(Leslie Tam) 바이낸스 장외거래 총괄이 지난 4월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인베스트 서밋'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김병철

레슬리 탐(Leslie Tam) 바이낸스 장외거래 총괄이 지난 4월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9 블록체인 인베스트 서밋’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출처=김병철

 

장외거래란?

장외거래는 거래소 밖에서 이루어지는 거래를 뜻한다. 전통 금융권에서 채권은 대부분 장외거래에서 이루어진다. ‘KRX금시장’이 아닌 금은방에서 금을 사고파는 것도 장외거래에 해당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장외거래는 주로 채굴업체와 크립토 펀드 등 기업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대량으로 거래하기 때문에 장내 개인 투자자의 유동성으로는 부족하다.

예를 들어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암호화폐 핀테크 회사인 서클(Circle), 그리고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렉스, 폴로니엑스 모두 최소 장외거래 금액이 25만달러(약 3억원)다. 장외거래에선 최소 건당 수억원 이상의 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얘기다.

만약 누군가 거래소에서 대량 매도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내려가 손해를 볼 수 있다. 고정된 가격에 대량으로 거래할 수 있고, 거래 행위가 드러나지 않아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 장외거래가 이루어지는 이유다.

중개방식은 크게 두 방식으로 나뉜다. 첫째는 장외거래 데스크(기업)가 매도자, 매수자의 거래를 중개하고 수수료를 받는 에이전시형이다. 둘째는 장외거래 데스크가 물량을 직접 매수, 매도하는 자기자본(Principal)형이다.

자기자본형의 경우, 직접 거래 당사자가 되는만큼 장외거래 데스크가 대개 시장가보다 싸게 매수하고 비싸게 매도한다. 바이낸스는 두 방식을 모두 하지만 사실상 자기자본형이라고 설명했다.

레슬리 탐 바이낸스 장외거래(OTC) 총괄 발표자료. 출처=김병철

레슬리 탐 바이낸스 장외거래(OTC) 총괄 발표자료. 출처=김병철

 

바이낸스 장외거래의 특징

2017년 6월 설립해 빠른 기간 안에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로 성장한 바이낸스의 특징은 많은 종류의 알트코인을 다룬다는 점이다. 또한 다른 주요 거래소와 달리 달러를 취급하지 않아 법적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이런 강점은 장외거래에서도 이어진다. 바이낸스 장외거래 데스크는 법정화폐를 취급하지 않고 암호화폐 간 거래만 다룬다. 탐은 “대부분 다른 장외거래 데스크는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거래를 중개한다. 하지만 바이낸스는 암호화폐에 집중하고, 그중에서도 특히 알트코인이 많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알트코인 거래를 꺼리는 이유는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가장 유동성이 풍부한 거래소 중에 하나다. 우리는 알트코인에 투자하려는 대형 투자자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 있다. 비트코인도 있지만 우리 서비스의 가치는 알트코인에 있다.”

이를 위해 바이낸스는 최소 장외거래 금액을 20BTC(5월6일 오후 7시 CPDAX 기준 1억3300만원)로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탐은 “사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기준으로 20BTC는 적은 숫자지만, 만약 알트코인으로 20BTC를 거래하려면 정말 많은 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이낸스 장외거래의 청산 절차. 출처=김병철

바이낸스 장외거래의 청산 절차. 출처=김병철

 

바이낸스는 향후 법정화폐도 다룰 계획은 있다. 다만 탐은 “코인데스크 기사에 따르면 코인베이스조차도 암호화폐 간 거래량이 법정화폐와 암호화폐 거래보다 더 많다”면서 “암호화폐 간 거래가 더 커질 거라고 보기 때문에 이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부터 시작한 바이낸스 장외거래의 성과는 어떨까? 탐은 구체적인 거래액은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48개 이상의 암호화폐를 거래했고, 알트코인 거래량이 매월 20%씩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암호화폐 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자산에 비해 아직 암호화폐의 시총은 매우 작다”면서 “유동성과 전문성을 더 높이면 더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 투자에 확신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장기 목표를 묻자, 그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위한 인프라 제공자’라는 바이낸스의 미션을 설명했다.

“우리는 고객이 ‘바이낸스 인포’에서 시장 데이터를 보고, ‘바이낸스 리서치’에서 프로젝트 정보를 얻기를 바란다. ‘바이낸스 론치패드’에서 프로젝트에 투자하고, 작은 양은 거래소에서 직접 거래하고, 많은 양은 장외거래에서 거래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우리는 바이낸스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