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블록체인 도시 계획’을 발표했다

1200억원 투자... 기업 200개 입주할 '서울 블록체인 센터' 조성

등록 : 2018년 10월 4일 16:52 | 수정 : 2018년 10월 4일 17:09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현지시간) 스위스 추크에서 ‘블록체인 도시 서울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사진=서울시 제공

기업이 개발한 블록체인 기술을 서비스로 출시하기 전에, 서울시의 행정에 미리 적용해 검증할 수 있게 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에서 ‘블록체인 도시 서울 추진계획(2018~2022년)’을 통해 이러한 구상을 발표했다. 5년간 총 1,233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블록체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서울시가 앞장서고, 서울을 블록체인 기반의 ‘스마트 도시’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중고차 이력 관리, 증명서 발급, 기부금 관리, 하도급 대금 지급 등 5가지 분야 14개 행정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시의 행정 서비스를 혁신하는 동시에, 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검증할 ‘테스트베드’가 되겠다는 것이다.

임금 체납 방지에 블록체인 활용

서울시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거나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는 비율이 높은 시간제 노동자를 보호하는 데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와 민간이 ‘스마트 노무사’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 서울시 노동권익센터와 근로복지공단이 근로계약서 작성과 4대 보험 가입 여부를 쉽게 감시한다는 구상이다. 근무시간에 따른 급여 계산 자동화와 임금체납 모니터링도 가능해진다.

서울시가 발주한 공사 대금을 하도급 업체에 지급하는 데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쓰인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발주기관과 도급업체 간 전자계약을 맺어, 계약의 내용에 따라 대금을 자동 지급하는 ‘대금e바로’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온라인 투표의 ‘중복 투표’ 방지

블록체인 도시 서울 추진계획에는 시민의 정책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담겼다. 서울시의 온라인 투표 시스템 ‘엠보팅’과 시민 정책제안 시스템 ‘민주주의 서울’에 블록체인 기술을 더하는 게 대표적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유권자의 본인인증 결과를 블록체인에 저장하면 중복 투표 가능성을 없앨 수 있다. 또 정책 제안부터 실행까지 전 과정을 시민들이 바로 열어볼 수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 시행 여부 등 지역사회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데 더 많은 시민이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2022년까지 총 3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에 저장해 서류제출 간소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서류 없는 온라인 자격검증’ 시스템을 구축하면, 증명서 발급과 제출 과정도 간소화된다고 서울시는 밝혔다. 주민등록등본, 졸업증명서 등을 블록체인에 저장하고 관련 기관에게 열람 권한을 부여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공공 일자리, 복지 혜택 등을 신청할 때 굳이 서류를 발급받아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개포, 마포에 블록체인 단지 조성

또한 서울시는 2021년까지 200여개 기업이 입주하는 블록체인 집적단지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개포 디지털혁신파크와 마포 서울창업허브 등 기존 시설 두 곳을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개포 디지털혁신파크와 마포 서울창업허브에 내년까지 총 73개 기업이 입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어 개포 디지털혁신파크에 2021년까지 120개 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13,000m² 규모의 ‘서울 글로벌 블록체인 센터’를 새로 짓는다. 센터 입주 기업들은 업무공간뿐 아니라 맞춤형 창업보육 프로그램도 지원받을 수 있다.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한 펀드도 마련된다. 서울시는 2022년까지 총 1,000억 원을 들여 블록체인 기술 기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기술 개발은 마쳤으나, 서비스를 상용화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은 최대 10억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스위스 추크시청에서 연 정책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되는 여러 영역이 있는데 우리는 유별나게 암호화폐에 대해서만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블록체인 기술을 실제 행정에 적용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혁신 기업들이 마음껏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인재를 양성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온라인 투표, 소고기 이력 관리, 부동산 거래, 전자문서 발급, 개인통관, 컨테이너 운송 등 6개 분야를 공공분야 블록체인 시범사업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