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탈릭 “이더리움 과부하 해결 위해 임대료 걷자”

등록 : 2018년 3월 28일 19:45 | 수정 : 2018년 3월 29일 22:01

비탈릭 부테린 CC BY John Phillips, Flickr

사용료를 부과하면 장기적으로 이더리움의 균형 잡힌 성장에 보탬이 될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오고 가는 데이터 전송량이 늘어날 때, 피할 수 없는 논쟁이 있다. 전세계에서 연결된 컴퓨터 네트워크를 유지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을 이용자들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분담해야하는가라는 논쟁이다. 최근 이더리움이 이 문제의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Vitalk Buterin)은 최근 한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부테린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소위 ‘임대료'(rent fees) 개념과 비슷한 해결책을 제안했다. 이용자가 자신의 데이터를 접속 가능한 상태로 블록체인 상에 얼마나 오랫동안 남겨두는지, 그 기간에 비례해 네트워크 이용료를 내는 방식이다. 이더리움을 이용한 애플리케이션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이용자와 거래량도 급증하면서 네트워크상의 모든 노드에 저장해야 할 데이터 용량도 크게 늘어났다. 이에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꾸준히 이 문제를 풀 방법을 찾아 왔다.

문제의 핵심은 결국 ‘공유지의 비극’이다. 공짜로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너도 나도 쓰려고 모여들다 보니 네트워크에 과부하가 걸린 셈이다. 이미 문제가 꽤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증거가 쌓이고 있다. 이더리움 앱 가운데 인기 있는 앱도 많고, ICO의 기세도 여전하다. 블라드 잠피르(Blad Zamfir)와 필 다이안(Phil Daian) 등 유명한 이더리움 연구자들은 더 늦기 전에 해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대료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문제를 논의해야만 한다. 핵심 개발자들은 관련 정보를 스마트 계약 개발자 모임에 당장 알리고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취합해야 한다.”

이더리움 개발자이자 티엘 펠로우인 라울 존슨(Raul Johnson)이 최근 남긴 트윗이다. 그는 문제의 심각성을 다음의 한마디로 요약했다.

현재 시스템으로는 이더리움이 지속될 수 없다.

정확히 어떤 요금일까

비탈릭 부테린이 이 문제를 우선순위에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관련 논의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는 일단 아이디어 수준의 몇 가지 제안을 내놓았는데, “복잡하지 않게 임대료를 계산할 수 있는 원칙을 만들어보자”는 간결한 발언이 여기에 해당한다. 노드에 저장돼야 할 특별한 이더리움 데이터 한 조각을 스테이트(state)라고 한다. 스테이트에는 이용자 목록과 이더리움 사용 및 거래에 관한 실시간 정보가 모두 기록돼 있다. 예를 들어 트위터를 대체할 만한 이더리움 기반 소셜미디어에 누가 포스트를 얼마나 올려 데이터를 얼마나 썼는지도 스테이트에 기록된다. 부테린의 첫 번째 제안은 바로 이 스테이트의 저장 기한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부테린의 제안대로 하면 노드 컴퓨터의 램(RAM)에 저장되는 데이터는 절대로 500GB를 넘지 못한다.(현재 데이터 용량은 약 5GB) 이렇게 정한 용량 제한을 맞추기 위해 이용자들은 데이터를 저장하고 싶은 기한에 따라 이용료를 낸다. 저장된 데이터 용량이 한도에 다다를수록 요금이 비싸지기 때문에 새로 저장되는 데이터가 줄어들면서 전체 용량은 일정 수준을 유지한다.

부테린의 제안에서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그가 이더리움 개발자들의 숙원 사업이기도 한 이른바 확장성 문제를 논의에 포함한 것이다. 가장 최근에 나온 개발 계획을 보더라도 데이터를 나누어 저장함으로써 전체 저장 용량을 늘릴 수 있는 이른바 샤딩(sharding)은 여전히 몇 년은 더 개발과 시험을 거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부테린의 제안은 각각의 노드에 이더리움의 모든 과거 기록과 데이터가 아닌 그 일부 조각만 저장해 두자는 것이다. 부테린은 “샤딩이 적용되면 한 조각(per-shard) 단위로 이더리움 데이터 조각인 스테이트를 저장할 수 있게 되고, 그에 따라 이용료도 지금의 1/100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금은 이용자가 데이터를 저장하기 전에 얼마나 오래 보관하는 게 좋을지 정확히 가늠하고 기한을 정해야 한다. 이용자의 예상이 틀릴 가능성이 적지 않다. 부테린은 이 문제에도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의 두 번째 제안이 이에 관한 것으로, 부테린은 저장 기한이 만료된 뒤에도 이용자가 원하면 데이터 조각인 스테이트를 쓸 수 있게 함으로써 이용자들이 기한을 예측하는 데 너무 애쓰지 말게 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이용자들은 암호 기술의 일종인 머클 증명(Merkle proof)을 활용해 기한이 지났어도 스테이트를 노드에 저장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

하지만 이 모든 논의가 봉착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어떤 이름으로 포장하든 사람들이 세금과 마찬가지로 이용료를 내기 싫어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 이용료에 관한 논란은 수년간 지속됐다. 이용료가 오르면 저장되는 데이터양이 줄어들 테고, 전체 노드는 더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당장 암호화폐 이용료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더리움 이용자와 개발자들이 비트코인 쪽과 마찬가지로 “이용료가 지나치게 높다”(the rent is too damn high)는 식으로 반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라울 존슨은 갑자기 추가 이용료를 부과할 경우 이미 이더리움 위에 앱을 만든 개발자들이 놀라고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존슨은 변화라는 것이 개발자들에게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천천히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런 식의 임대료 개념을 모든 암호화폐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사실 확장성의 문제나 이와 관련된 이용료 문제는 블록체인 전반에 걸친 문제이기도 하다. 필 다이안은 비트코인에도 같은 모델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현재 코인을 이용하는 데 따로 이용료를 물리지 않는다. 다이안은 “비트코인도 이 문제에서 절대 자유롭지 못하다. 데이터 저장에 드는 비용을 이용자가 전혀 부담하지 않다 보니 그에 따른 부작용이 결국 이용자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트코인에 데이터가 쓸데없이 많은 공간을 차지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이용료를 어떻게 책정할지, 어떻게 해야 가장 공정하고 정확한 계산이 될지는 대단히 중요한 연구 분야다. IC3(The Initiative for CryptoCurrencies & Smart Contracts)에서 스마트 계약 관련 연구를 하는 다이안을 비롯한 여러 연구자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시카고 프로젝트(Project Chicago)”라고 이름 붙인 연구에 착수했다.

아직 연구가 덜 된 주제가 많고, 전문가들도 구체적인 해결책을 확정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다이안은 희망적으로 본다.

데이터 저장에 드는 비용을 이용자에게 어떻게 부과할지와 관련해 아직 훌륭한 원칙과 기준을 세워 적용한 암호화폐는 없다. 이더리움 이용자에게 임대료 형식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아이디어는 어쨌든 이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번역 :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