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미 SEC 손에 10억 달러가 달렸다”

등록 : 2018년 8월 9일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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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달러짜리 질문에 대한 답을 내가 안다면 정말 좋겠습니다.

뉴욕에 본사를 둔 투자관리 회사 밴에크(VanEck)의 디지털 자산 전략을 총괄하는 가버 거박스(Garbur Gurbacs)가 한 말이다. 밴에크는 지난 7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심사 결과 발표를 다음 달 말로 미룬다고 밝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개발에 참여한 회사 가운데 한 곳이다. 이번 제안이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첫 번째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되리라는 전망이 높았다.

일단 증권거래위원회가 최종 결정을 미룬다고 발표했지만,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향한 시장의 관심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거박스는 증권거래위원회의 결정을 예측하는 데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그는 증권거래위원회의 발표에 앞서 코인데스크에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증권거래위원회가 어떻게 나올지) 정말 모르겠어요. 일단 저희는 최선을 다해서 현재 시장 구조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잘 융합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어요. 비트코인이라는 자산을 현재 시장 구조와 규제의 틀 안에 품고 그 안에서 투자자를 보호하는 방안을 찾는 것은 이제 규제 당국의 몫이죠.

다음 달에 끝내 증권거래위원회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허락하지 않더라도 밴에크를 비롯한 참여 회사들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고 자평할 것이다.

밴에크는 무려 3년 전부터 이번 제안서를 준비해왔다. 당시 뉴욕에 있는 핀테크 기업 솔리드X(SolidX)가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한 상장지수펀드를 만드는 작업을 이제 막 시작했을 때다.

밴에크와 솔리드X가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한 6월 초부터 증권거래위원회에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해야 한다는 청원이 봇물 터지듯 당도했다. 암호화폐 투자자나 비트코인 커뮤니티 사람들만 청원에 나선 것이 아니다. 경제학자, CEO, 금융 전문가는 물론이고 증권거래위원회의 헤스터 퍼스(Hester Peirce) 위원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밴에크의 ETF에는 특별한 것이 있다?

거박스는 밴에크가 제안한 상장지수펀드가 얼마 전에 또다시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한 윙클보스 형제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등 이전의 프로젝트들과 다른 점으로 “비트코인이 보험을 든 것”을 꼽았다. 즉,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를 뒷받침하는 비트코인이 해킹당하거나 도난당했을 때도 투자금에 손실이 나지 않도록 보험을 들어뒀다는 것이다.

뉴욕 증권거래소(NYSE)의 경영팀장 출신으로 현재 엑스포넨셜 ETF의 CEO를 맡고 있는 필 바크(Phil Bak)는 밴에크의 ETF가 비트코인 자산을 보험 든 것 외에 다른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바크가 보기에 비트코인이 보험을 들었다는 것은 오히려 훨씬 더 많은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는 성가신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증권거래위원회라는 조직이 원래 무언가 보험에 들었다는 주장이나 보장된 자산을 승인하고 인가하는 데 까다로운 조직이다 보니 오히려 그 점은 악재가 될 수도 있다.”

대신 바크는 밴에크와 솔리드X가 공인받지 않은 투자자들을 걸러내는 방식이 간단하면서도 무척 기발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거나 주식을 발행할 때 발행하는 주체가 가격을 임의로 정한다. 이른바 순자산가치(N.A.V., Net Asset Value)를 처음으로 정하는 건데, 거래 가격을 한 주에 20달러 혹은 25달러로 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밴에크는 이 거래 가격을 무려 20만 달러로 정했다. 펀드 지분을 조금 사서 들고 있기에도 개인에게는 분명 대단히 부담스러운 액수다. 최소 20만 달러는 투자할 의사와 능력이 되는 투자자만 지분을 사라는 것은 사실상 비공인 투자자를 효과적으로 걸러내는 진입 장벽 역할을 한다.

거박스도 이 점에 동의했다. 지난주 코인데스크와 인터뷰에서 거박스는 기관 투자자들을 염두에 두고 상장지수펀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의 90~95%는 여전히 규모가 작은 개인 투자자다. 그렇다고 기관들이 비트코인 시장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관이 믿고 맡길 수 있는 투자 상품으로써 ETF를 개발했다.”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암호화폐 관련 상품은 결국, 상장지수펀드와 같은 방식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블룸버그 연구소(Bloomberg Intelligence)의 상장지수펀드 연구원 에릭 발추나스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발추나스는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밴에크와 솔리드X의 상장지수펀드가 한 주당 가격도 좀 더 상식적인 범주에 들기 때문에 주류 투자상품으로 인가를 받는 데 필요한 특징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적어도 증권거래위원회가 ETF를 승인할 때 내걸 요건 가운데 몇 가지는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래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분명 밴에크의 상장지수펀드가 이제까지 나온 제안보다 나아졌다지만,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를 승인해줄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다. 발추나스는 개인적으로 올해 안에 이 상장지수펀드가 증권거래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가능성을 5~10% 정도로 봤다.

일단 이번 상장지수펀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보 거래소(Cboe BZX Exchange)가 증권거래위원회에 비트코인도 상장지수펀드가 취급할 수 있는 거래 자산 목록에 포함되도록 해달라며 “규정 변경 신청서”를 같이 낸 상태다. 그래서 암호화폐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를 구성하는 모든 자산 관련 업체들이 증권거래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더욱 예의주시하고 있다.

바크는 증권거래위원회가 일단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더라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말했다.

증권거래위원회 안의 기업금융팀에서 받아야 하는 별도의 승인이 또 있고, 그거 말고도 규제 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할 일이 그야말로 한둘이 아니다.

그렇다고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른바 상장지수펀드 관련 제안을 일괄 승인할 가능성은 무척 낮다. 바크는 앞서 증권거래위원회가 최근 다섯 차례나 진행한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승인 심사에서 매번 기한을 늘려 긴 시간을 썼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청원이 있었다고 해도 여전히 밴에크와 솔리드X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는 이제 막 등록 신청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계다. 거박스의 주장대로 “소비자 보호, 규제 준수, 가격, 거래 및 자산 검증, 유동성을 비롯해 관련한 수많은 문제와 그에 관한 우려를 모두 포함해 설명했다”더라도 조만간 미국 시장에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가 출시될 가능성은 상당히 낮다.

거박스도 코인데스크에 “사람들은 공식적인 절차가 있다는 걸 종종 생각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시간이 얼마든지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당국와 협의하고 협력하는 절차라는 게 원래 그렇습니다. 어느 날 증권거래위원회가 ‘가격 책정 문제에 관해 심사하는 데 필요한 회사 방침 같은 자료를 좀 보내 달라’고 하면 우리는 우리 기준을 확인해 보고하고 필요하면 고치고 조율하게 될 겁니다. 이런 과정이 결국은 규제에 맞추는 과정이죠. 우리는 일단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습니다. 최선을 다했고, 지금까지 우리가 이룬 성과에 만족합니다. 그러나 최종 결과가 언제 나올지,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결정은 증권거래위원회의 몫이죠.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