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시티 총수’의 도전 “스팀잇 위에 새로운 사업모델!”

[인터뷰]스팀잇 댑 브라우저 ‘모이또’ 개발 조한열 북잼 대표

등록 : 2018년 7월 12일 09:30

조한열 북잼 대표. 사진 김성훈 씨네21 기자

 

스팀잇은 암호화폐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매체다. 글, 사진, 동영상 같은 콘텐츠를 올린 사람에게 보상을 해주는 동시에 해당 콘텐츠에 보팅(페북으로 치면 ‘좋아요’ 기능이다)을 한 사람도 보상을 받는 독특한 플랫폼이다. 기자 또한 스팀잇을 한지 한 달 약간 넘었는데, 스팀잇을 할 때마다 툴툴거렸다. 항상 노트북을 켜야 하기 때문이다.

모바일로도 접속할 수 있지 않냐고? 물론 접속할 수 있다. 해외에서 개발한 어플도 몇 있다. 하지만 모바일에 최적화되지 않은 까닭에 글 하나, 사진 몇 장 올리는데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누가 모바일 어플이나 앱 브라우저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스팀잇에서 ‘스팀시티 총수’라 불리는 조한열 북잼 대표가 국내 최초로 스팀잇 앱 브라우저를 개발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스팀시티는 스팀잇에서 활동하는 몇몇 사람들이 암호화폐와 실물 경제를 연결시켜보려는 시도를 하는 프로젝트로, 프로젝트를 도맡아 진행할 총수 두 명을 추대했다. 그중 한명인 조한열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스팀잇 앱 브라우저가 모이또다. ‘모이또에 가서 몰디브나 한잔 하지’할때 그 모이또다. 조한열 대표는 디지털 콘텐츠를 전자책으로 만들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통하는 전자책 클라우드 사업을 운영하며 출판사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이나 만화 <열혈강호> 등을 전자책으로 냈고, <시사IN> <한겨레21> 모바일 어플을 선보이고 있다.

6월30~7월1일 ‘스팀시티 미니 스트릿 인 서울(이하 스팀시티)’이라는 행사를 치른 조한열 대표(@hanyeol)를 그가 운영하는 북잼 사무실에서 만났다. 스팀시티 행사에서 소비자와 판매자가 스팀 달러로 맥주, 초, 방향 스프레이, 드립백커피, 닭강정, 정장, 가죽지갑 등 다양한 상품을 사고 파는 풍경을 보면서 암호화폐 거래가 현금 거래와 다를 바 없다는 사실을 체감할 수 있었다. 

-스팀시티 행사는 잘 치렀다. 이 행사는 어떻게 출발한 건가. 

=함께 준비한 사람들도 나도 암호화폐와 실물 경제가 결합하는 지점이 암호화폐가 안착하고 성장하는 데 핵심이 되는 고리라고 생각했다. 고민하는 과정에서 스팀 방송국 같은 걸 만들어 암호화 화폐와 콘텐츠를 결합시키면 재미있겠다 싶었다. 스팀잇에서 활동하는 멀린(@mmerlin)님이 하늘(@flightsimulator)님에게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팟캐스트방송을 포함한 여러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는 스팀 방송국 설립을 제안했고, 사람들이 호응을 하면서 판이 커지기 시작했다. 방송국뿐만 아니라 스팀시티라는 이름 아래 암호화폐가 통용되는 세상을 만들어보자는 구상으로까지 진행됐다. 라운디라운드(@roundyround)님의 주도 아래 온라인인 스팀잇과 오프라인인 스팀시티 그리고 내가 개발하고 있는모이또, 이 삼각 모델이 적절하게 결합된 방식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지지 그리고 신뢰를 얻어가는 과정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스팀잇의 어떤 점에서 이런 시도가 가능하겠다고 판단했나. 

=모이또의 경우, 원래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시작하려고 했다. 암호화폐와 실물 경제를 연결시키는 구조가 중요하고, 그걸 선점해 의미있는 사업을 진행해보고 싶었다. 그런데 암호화폐는 디앱(dapps)이 있어야 실물과 연결된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를 시도할 수 있다. 이더리움을 투자 대상이 아닌 실물과 연결시키는 서비스 개념으로 바라보다 보니 한계가 많더라. 

-어떤 한계가 있었나. 

=당장 쓸만한 앱이 없었고, 이더리움 가치가 오르면서 수수료도 덩달아 올랐다. 문화 쪽 콘텐츠를 타깃으로 접근했는데 그 분야에서 오가는 돈은 크지 않다. 부동산처럼 오가는 돈이 크면 수수료가 있더라도 시도해볼만할 텐데 책 한권 읽는데 이더리움 수수료를 낸다는 게 말이 안 됐다. 이더리움은 안 되겠다, 수수료가 저렴하거나 아예 없는 플랫폼을 찾자. EOS도, 스팀잇도 수수료가 없었는데 둘 중에서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있는 스팀잇을 선택했다. 스팀잇은 사람들 사이에서 커뮤니티가 형성돼 이미 많은 얘기들이 오가고 있었고, 그 안에서 작지만 다양한 비지니스 모델이 탄생하고 있었다. 수수료 없이 결제 가능하고, 자신이 가진 파워로 다른 사람에게 보상을 줄 수 있는 설정을 제공함으로써 사람들에게각종 비지니스 모델을 상상하고 실현하게 해주는 가능성들을 커뮤니티를 통해 보았다.

-그것이 전자책 사업을 하면서 고민했던 부분과도 연결이 되나. 

=그렇다. 전자책 사업을 할 때 리디북스처럼 하나의 마켓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동안 만들었던 앱들을 봤을 때 우리가 관심 있었던 분야는 큐레이션이었다. 큐레이터들이 괜찮은 콘텐츠를 선별해 적절한 비지니스 모델을 붙여 작지만 엣지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북잼이 출판사 열린책들의 세계문학이나 만화 <열혈강호>를 전자책으로 묶어낸 것처럼 말이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스팀잇을 기반으로 한 디앱 브라우저인 모이또를 개발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가 뭔가.

=큐레이션된 콘텐츠를 담을 수 있는 앱을 만드는 걸 좋아했다. <시사IN> <한겨레21> 앱을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처럼 콘텐츠를 좋아할만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족스러운 앱을 만들고, 시장이 제공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들을 붙이는 게 우리의 미션이었다. 열린책들이나 <열혈강호>를 성공시키면서 투자를 받아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는데 그건 실패했다.실패 원인은 사람들이 앱을 설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일을 교훈 삼아 모이또는 앱 브라우저 방식을 통해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접속할 수 있는 컨셉으로 가보자 싶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핸드폰에 카카오톡처럼 설치하게 할 수 있을까. 그게 관건이었다.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암호화폐로 눈을 돌리게됐다. 이더리움을 지켜보면서 곧 암호화폐와 관련된 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대가 오겠다고 예상했다. 

-모이또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지갑 기능이 중요했을 것 같다. 

=지갑이 장착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개발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이었다. 암호화폐는 지갑이 있어야 한다. 이더리움도 그렇듯이 일반적으로 지갑은 앱 형태로 제공된다. 자신의 공인인증서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지갑이 있다면 사람들이 자신의 휴대폰에 지갑을 설치하겠다 싶었다. 모이또를 지갑이 결합된 앱 브라우저로 개발하기 시작한 것도그래서다. 

-모이또의 또 다른 기능을 소개한다면. 

=스팀잇의 문제점 중 하나는 콘텐츠를 선별해 제공할 수 있는 컨테이너가 없다는 사실이다. 스팀잇에서 오마주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이유도 묻힌 콘텐츠를 재발굴해서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다(스팀잇에서 올린 글이나 사진 그리고 동영상은 일주일이 지나면 보팅이나 댓글을 달 수 없다. 스팀잇 사용자 중 한명이 제안해 시작한 오마주 프로젝트는 그냥 묻히기에 아까운 콘텐츠를 재발굴해 소개하자는 목적으로 시도됐다. 이미 진행되고 있고, 모이또가 오마주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진행할 계획이다-편집자). 스팀잇 초기부터 좋은 글이나 콘텐츠들이 쌓여있는데 이 같은 과거 글이나 콘텐츠를 앱 형태로 제공할 수 있겠다 싶었다. 클릭 하나로 볼 수 있고, ‘카카오톡’ 같은 대화창에 올리면 앱 브라우저를 설치하지 않고도 접근 가능하도록 했다. 고민할수록 암호화폐의 결제 기능을 이용한 재미있는 시도가 가능할 것 같았다. 

-스팀잇에선 일주일이 지나면 보팅을 하거나 댓글을 달 수 없지 않나. 

=모이또는 능동적인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일주일이 지난 뒤라도 모이또를 통해 접속하면 댓글과 보팅을 달 수 있도록 했다. 그 보상이 글을 쓴 사람에게 갈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을 시도하려고 한다. 

-보안도 많이 신경썼을 것 같다. 

=사용자 허락 없이 결제가 안 되는 시스템으로 개발했다. 

-미리 소개해줄만한 또 다른 기능도 있나. 

=사람들이 글을 써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있지만 반대로 스팀 파워를 통해 양질의 콘텐츠를 쉽게, 무료로 볼 수 있다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점에서 모이또를 통해 보팅을 해야 유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하려고 한다.

-이름이 왜 모이또인가. 몰디브에서 마시는 그 모이또인가. 

=앱을 만들려면 술이 있어야 하지 않나. (웃음) 원래 후보로는 다른 이름도 있었는데 재미가 없어서. 암호화폐가 가지고 있는 불편함이 있다.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 그런데 그 장벽을 넘어서면 신세계가 열린다. 우리 미션이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장벽만 낮추면 재미있는 일이 많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다. 

-모이또 런칭을 앞두고 있는데 진행이 어떻게 되고 있나. 

=기반 기술을 4년 정도 개발했고, 모이또 프로젝트를 시작한지 3개월 가량 지났다. 현재 애플 검수만 남았다. 기본 세팅부터 먼저 출시되고 계속해서 앱 브라우저를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스팀시티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시도를 할 예정이다. 로드맵을 하나씩 만들어가며 나가고 있다. 

-앞으로 스팀잇과 모이또의 미래를 어떻게 전망하나. 

=아직까진 스팀잇 사이즈가 작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스팀잇 입장에선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겠는데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까닭에 사람들의 시선이 가려져서 작게 보인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우리는 스팀잇이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우리가 잘 보여주면 이후에 다른 재미있는 시도들도 더 많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