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의 펌핑, 허위충전은 불법인가요?

[크립토 법률상담소] Case #17

등록 : 2019년 1월 28일 15:13

크립토 법률상담소. 이미지=금혜지

질문 :

암호화폐 거래소가 계좌를 허위 충전하고, 봇을 이용해서 거래를 실시하여 거래량을 부풀렸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한서희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사진=한서희 제공

한서희 변호사(법무법인 바른)의 답변 :

최근 문제된 코미드 거래소 사례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자가 가공 계정을 만든 다음에 허위로 포인트를 충전하고, 충전된 허위 포인트로 봇을 통해 펌핑을 하는 경우에 사전자위작 및 동행사죄, 그리고 사기죄로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판례에서 실제로 문제된 사안을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참고 ‘가두리 펌핑’ 거래소는 이런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크립토 법률상담소] Case #14 업계 소문이 사실이라면)

우선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암호화폐 거래소 운영자나 CTO 등 권한이 있는 자가 자신이 운영하거나 관리하는 거래소에 계정을 만들고 그 계정에 허위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충전하는 행위가 어떤 죄에 해당할 것이냐입니다.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최근 1심 법원은 (몇개 사례를 통해) 사전자기록 위작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A라는 사람이 실제로 비트코인을 산 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장부상으로 계정 내 BTC 개수를 임의로 조정하는 행위가 죄가 될 것이냐’ 부터 따져보아야 합니다. 블록체인상(온체인) 거래는 전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거래소 장부란 전자문서입니다. 이와 비교할 수 있는 것이 종이로 된 개인 장부입니다. 현행 형법상 어떤 개인이 운영하는 가게 장부(종이 장부)에 해당 개인이 허위사실을 기재하는 것은 위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합니다. 왜냐하면 개인이 사실이 아닌 내용으로 내 마음대로 문서를 만든다고 해서 크게 위법한 일은 아니라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고, 개인 문서의 내용이 허위로 적혀있다고 해서 크게 피해볼 사람도 없기 때문입니다.

다만 예외적으로 의사가 진단서 등을 허위로 작성한다면 허위진단서작성죄로 처벌을 받게 됩니다. 의사는 진단서를 허위로 작성해서는 안되겠죠. 그것은 의사에게 기대되는 직업 윤리 때문이기도 하고 진단서라는 문서가 가지고 있는 증명력 즉, 사회적 중요성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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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 운영자가 장부를 조작했다면?

반면 오늘 언급된 행위는 전자문서에 대한 것입니다. 즉, 권한 있는 사람이 전자문서 내용을 허위로 조작하면 처벌받을 것이냐?는 것이 이 문제의 핵심인 것입니다.

법이라는 것이 현실에서 발생되는 문제를 사후적으로 처리하기 위해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모든 일을 상상해서 미리 입법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자문서의 경우에도 종이문서와 동일하게 처벌 범위를 정할 것인지 아니면 전자문서의 특성상 더 높은 처벌 수위를 둘 것인지에 대해서까지 명확하게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그리하여 (일반적인 종이문서의 경우와 달리) 권한 있는 자가 허위로 전자문서를 작성하면 처벌을 할 것인지, 만일 처벌을 한다면 어떤 죄명으로 처벌할 것인지 법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아니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만일 거래소 장부를 거래소 운영자가 조작한다면? 이것은 처벌받지 않아도 되는 행위일까요? A가 거래소 대표인데 자기 동생과 부인과 일가 친척 명의 계좌에 BTC를 허위로 충전하고 거래하게 하는 경우를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런 행위가 허용된다면 거래소 대표인 A씨는 동생과 부인과 일가 친척의 계좌에 BTC를 마구 허위 충전해주더라도 그것을 처벌할 방법이 없게 됩니다. 그런데 만일 이 경우 동생이나 부인, 그리고 일가 친척들이 허위로 충전된 BTC를 일시에 매물로 내놓거나 또는 계획에 따라서 야금야금 매도주문을 건다면 A씨는 그 일가 친척들을 통해서 얼마든지 해당 거래소 내의 BTC 가격을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허위 충전행위는 특히 해당 거래소 내의 시세 조정을 통한 불법적인 차익 실현을 가능하게 할 여지가 있습니다. 만일 이것이 그대로 허용된다면, 유가증권 시장이나 코스닥 상장 시장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이런 일들이 크립토 시장에서는 별다른 제재 방법도 없이 일어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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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가 봇으로 펌핑하면 사기

그 다음은 봇을 이용해서 거래를 펌핑한 행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최근 판결 사례에서는 해당 행위를 사기죄로 보았습니다. 어떤 거래소 대표가 해당 거래소에 자기 계정을 만들고 그 계정에 BTC를 허위 충전한 후, 허위로 충전된 BTC를 가지고 봇을 이용해서 거래량을 임의로 부풀렸습니다.

당연히 이용자들은 거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면서 그 거래소를 적극 이용했을 것입니다. 크립토판은 입소문이 무서운 동네입니다. 각종 단톡방이나 텔레그램 방을 통해서 이런 소문은 일파만파로 퍼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러한 거래량은 봇을 통해서 임의로 조작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행위는 형법상 어떠한 행위에 해당할까요? 최근 판례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서 사기죄를 적용하였습니다. 다시 말해서 법원은, 거래소 측에서 거래량에 대한 적극적 광고를 한 경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봇을 이용해서 거래량을 증대시킴으로써 진실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거나 진실을 은폐한 행위만으로도 (만일 거래소 대표가 자기 거래소의 거래량을 광고하거나 이것을 통해서 사람들을 유인했다면 그것은 사기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더욱 내리기 쉬웠을 것입니다만) 이용자들의 예탁금이나 수수료에 대한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거래소의 행위와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과연 처벌 대상이 되는 행위인지’, ‘만일 처벌 대상이라면 어떤 조항에 근거하여 어떻게 처벌이 될 것인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은 것이 너무나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판례를 통해 하나 둘씩 정리되고 있습니다.

규제의 공백이 너무 큰 탓에 거래소에서는 가끔씩 제왕적 행위들을 하기도 하고 또 규제 당국으로부터 억울하게 두들겨 맞기도 합니다. 하지만 억울한 일만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규제가 없다는 것을 이유로 심각한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소비자를 내 편으로 만들고 결국 규제 당국의 마음까지 바꾸기 위해서는 좀 더 건전한 암호화폐 문화의 정착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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