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부, 경제불안에 암호화폐 찾는 국민들 거래소 접근 차단

등록 : 2018년 7월 6일 09:23 | 수정 : 2018년 7월 6일 10:24

이미지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란의 모든 암호화폐 거래소가 지난 5월부터 정부 당국에 의해 검열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란의 한 비트코인 지지자의 말이다. 그러면서 오늘 8월과 11월로 예정된 미국의 새로운 제재 시행을 앞두고 이란 정부는 자체적인 검열을 통해 암호화폐 핵심 사이트에 대한 자국민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복수의 이란인은 코인데스크에 바이낸스, 블록체인, 로컬비트코인 같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접속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VPN을 비롯해 여러 대체 네트워크를 통한 접속도 국제적인 제재 때문에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의 검열을 막아내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고자 하는 이란 정부의 속셈으로 풀이된다. 현재 이란 국민은 경제적인 동아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한 가닥 희망이었던 암호화폐 서비스마저 이용할 수 없게 돼버렸다.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일종의 금전적 대비책으로 사용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구입하는 것이 암시장에 나가 달러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간편하기 때문이다.” 테헤란의 스타트업 핵심 관계자로 있는 암호화폐 전문가는 이렇게 전했다.

그는 또 지난 2일 현재 이란의 물가상승률이 연 127%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이란 국민의 암호화폐 구입은 결코 투기가 아님을 강조했다. (걷잡을 수 없는 물가상승률과 정정 불안이 일상화된 이란에서는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중동연구소 ‘이란 관측 프로젝트(IranObserved Project)’ 책임자로 있는 아흐마드 칼리드 마지드야르는 “로하니 대통령이 외국 통화, 특히 달러가 국외로 송금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중동연구소는 워싱턴 D.C.에 있는 싱크탱크로 여러 가지 정치 문제를 초당적인 관점에서 분석한다.

마지드야르는 코인데스크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만약 외교가 흔들린다면 더 많은 제약이 따를 것이고, 이는 십중팔구 암호화폐 시장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국제관계 악화로 초래된 현재의 경제 위기가 암호화폐에 대한 이란 정부의 강력한 제재로 이어졌다고 입을 모은다. (이란 국내 암호화폐 사용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다수는 암호화폐를 해외 송금에 이용하고 있었다) 현재의 정치적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란 정부의 검열은 꽤 오래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12월, 이란의 자금세탁 방지기구는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비트코인을 포함한 모든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했다. 이 과정에서 이란 정부는 국내 중앙은행이 분산형 화폐 보급 촉진에 기여하는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도록” 했다. 이어 올해 5월 <이란 파이낸셜 트리뷴>의 보도를 보면, 이란 의회 경제위원회장 모하마드 레자 푸레브라미가 암호화폐 거래자들에게 국제시장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지속해서 소비할 경우 이는 이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열의 신호

복수의 테헤란 소식통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검열 강화 움직임은 물밑에서 조용히, 그러나 강력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 로하니 정부는 암호화폐 사용자를 비난하는 어떠한 공식 성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또 다른 익명 제보자는 현재 이란 정부가 ‘심층 패킷 분석’이라 불리는 절차를 통해 네트워크 트래픽까지 검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것은 과거 이란 정부가 VPN을 제한함으로써 암호화폐 플랫폼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사용했던 분석 기술이다.

7월 첫째 주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 로컬비트코인은 이란에서 접속되지 않으며, 수입된 암호화폐 채굴기 사용도 전면 금지된 상황이다. 이란 사용자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적이 없다는 암호화폐 서비스 제공 업체들의 설명은 이러한 제재 조치 뒤에 이란 정부가 있다는 의혹에 더욱 힘을 실어준다. 이와 관련해 이란의 한 기술 관련 블로그는 바이낸스가 특정 지역의 사용자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언급한 사실을 보도했다.

바이낸스 대외홍보 담당자는 코인데스크에 국제적 제재든 지역적 제재든 “바이낸스를 합법적으로 사용할 책임은 각 사용자에게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란을 특정해 언급하지는 않았다. 한편, 또 다른 익명 제보자에 따르면 현재 이란 리알화로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것은 금지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개인적으로 거래를 계속하고 있다. 이란 국내 암호화폐 사용자들 간의 분위기를 묻자, 그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대답했다.

암호화폐 민족주의

정부의 이러한 제재는 블록체인 붐까지 예견될 정도로 활성화됐던 이전의 상황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2017년 이란 국내의 암호화폐 사용자 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당수는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을 적극적으로 옹호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이란 내 블록체인 스타트업은 암호화폐 관련 법규 마련을 위해 규제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었다. 또 같은 달 정보통신기술부 아자리 자로미 장관은 국가적 차원의 암호화폐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중동연구소의 마지드야르 책임자는 로하니 대통령이 여전히 블록체인 기술을 “별도의 금융 시스템” 구축에 이용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로하니, 자로니 등 이란 내 온건파가 해외의 전통적인 기관 사이에 퍼져 있는 이른바 “비트코인은 차단하되 블록체인 기술은 받아들이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물론 블록체인에도 비슷한 제재가 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란 정부는 가격까지 통제하기 원한다.”

한편 대부분 국제은행은 이미 이란 사용자를 꺼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외교 관계가 악화되면 암호화폐에 대한 이란 정부의 검열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마지드야르는 내다봤다. 그러나 이란 현지의 비트코인 지지자들은 희망이 없다기보다 그저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일부 사용자의 경우 암호화폐와 리알화를 계속 교환하고 있다.

첫 번째 익명 제보자는 코인데스크에 이렇게 말했다.

어떤 정책에도 반드시 대책이 있기 마련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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