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할 때 비트코인도 나눠야 하나요?

등록 : 2019년 1월 8일 07:37 | 수정 : 2019년 1월 8일 10:26

부부가 이혼하면 혼인 중 부부가 공동으로 모은 재산을 나눠야 한다. 이 때 한 쪽이 상대 배우자에게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 재산분할청구권은 협의이혼이든 재판상 이혼이든 모두 인정된다.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혼인 중 부부가 함께 협력해 모은 부부 공동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이다. 판례에 따르면 특정 재산이 부부 한 쪽의 명의로 돼 있거나 제3자의 명의로 신탁돼 있더라도, 실제로 부부가 협력해 모은 재산이라면 분할 대상이다.(대법원 1998. 4. 10. 선고 96므1434 판결) 여기엔 부동산, 예금, 주식, 자동차, 대여금 등이 모두 포함된다. 또 채무가 있는 경우엔 분할 대상 재산에서 공제된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열풍 이후 민사, 가사, 형사 등 여러 소송에서 암호화폐의 법적 성질을 둘러싼 공방이 일어나고 있다. 가사 분야, 그 중 이혼 사건에서도 암호화폐가 과연 분할 대상 재산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있었다.

실제 재판에서는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암호화폐가 현실적으로 일정한 경제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을 전제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양 당사자 모두가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조정 또는 합의의 형태로 재산분할이 이뤄진 경우가 존재한다. 그러나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명확한 선례가 없어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다.

최근 대법원에서는 가사사건은 아니나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하는 내용의 판결 (2018도3619판결)이 선고됐다. 이로 인해 당분간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논란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이 비트코인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량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무한정 생성・복제・거래되는 디지털 파일과는 다르다.

2. 비트코인 거래소를 통해 일정한 교환비율에 따라 법정화폐로 환전이 가능하다.

3. 현실적으로 비트코인에 일정한 경제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4. 해외에서도 비트코인을 몰수한 사례가 있다.

다만 재산 분할 방법에 있어 암호화폐의 경우 보유 코인의 종류와 수를 파악할 때 예금채권이나 주식과는 달리 금융거래정보 조회 등을 통해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또 시세 변동의 폭이 커 재산을 언제 분할하느냐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논란의 여지는 남아 있다.

또한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와는 별개로 실제로 해당 암호화폐의 재산적 가치를 확보하는 보전처분과 강제집행에도 문제가 있다. 개인의 전자지갑에 보관된 암호화폐의 경우 현행 법제도 아래서는 보전처분 및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현행 법제 하에서는 거래소를 통해 취득한, 거래소가 제공하는 전자지갑에 보관된 암호화폐가 제한적이나마 강제집행의 대상이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암호화폐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 배우자가 거래약관에 따라 거래소와 체결한 계약에 근거해 갖는 반환청구권을 집행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투자의 경우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 암호화폐 투자 실패 등을 이유로 이혼에 이르는 가정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암호화폐가 법률적 쟁점으로 대두됐을 때 이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률적 제도가 부재하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으나 입법적 지원이 없다면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


김태림 법무법인 비전 변호사

  • 코인데스크코리아 암호화폐평가분석위원회 위원
  • 대한변호사협회 스타트업법률지원단 운영위원회 위원

정문이 이혼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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