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회원 리플 가로챈 거래소 대표 구속 기소

피싱 사이트 만들어 아이디·비번 탈취

등록 : 2018년 9월 14일 00:00 | 수정 : 2018년 9월 14일 10:47

국내 리플(XRP) 거래소 대표가 피싱 사이트를 만들어 자사 회원 등의 투자금 약 9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동부지검 사이버수사부(부장검사 김태은)는 13일 이런 방식으로 리플을 가로챈 혐의(컴퓨터등사용사기죄 등)로 A(33)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검찰은 2017년 7월 A씨와 함께 피싱 사이트를 제작한 프로그래머 B(42)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A씨의 거래소와 일본의 한 거래소에서 추가 인증 절차 없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사용한 회원을 추려냈다.

이후 이 회원들에게 ‘암호화폐를 특정(피싱) 사이트로 옮기지 않으면 향후 암호화폐를 사용할 수 없다’는 내용의 이메일 보내 피싱 사이트 접속을 유도했고, 이 과정에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했다.

이미지=서울동부지방검찰청

이미지=서울동부지방검찰청

이들은 2017년 7~8월 이런 방법으로 피해자 47명(한국인 17명, 일본인 30명)에게서 약 200만리플(XRP)을 가로챈 후, 비트코인 등 다른 암호화폐로 자금세탁해 현금 약 4억원을 인출했다.

이들은 첫 범행 당시 약 200원이던 1리플(XRP) 가격이 약 4000원으로 급등하자,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똑같은 수법으로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4년 개설된 국내 최초 리플 거래소 운영자로, 2015년 암호화폐 해킹 피해를 신고했으나 해커 추적에 실패해 피해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에 그는 유사 범행을 하더라도 추적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범행을 했다고 진술했다.

A씨는 일본 거래소 회원의 정보는 지인인 일본인 C씨에게 얻고 수익금을 나눠가졌다. 검찰은 수사결과를 일본 당국에 통보하고 형사사법공조절차를 진행해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A씨는 범죄 수익의 대부분을 생활비 등으로 소비해 남은 암호화폐나 현금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계좌 지급 정지나 피해 구제 대상도 ‘자금의 송금‧이체’으로 한정하고 있어, 암호화폐 사기는 적용이 불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