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CFTC 의장은 블록체인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2018 Year in Review] 게리 겐슬러 전 CFTC 의장

등록 : 2018년 12월 31일 08:00 | 수정 : 2019년 1월 3일 13:51

코인데스크는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산업이 지나온 2018년을 돌아보고 새해를 전망하는 전문가들의 글을 모아 ‘2018 Year in Review’ 라는 제목의 시리즈로 연재하고 있습니다.이번 글을 쓴 게리 겐슬러(Gary Gensler)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는 MIT미디어랩 디지털화폐 연구소의 수석 고문으로 활동하며, 같은 대학 슬론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 금융을 가르치고 있다.

게리 겐슬러 전 CFTC 의장. 사진=코인데스크

 

2018 year in review

 

폭락장이 이어지며 수많은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좌초한 2018년을 마감하는 시점에 사토시 나카모토의 혁신적인 비트코인 백서가 앞으로 투자와 금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함께 되짚어 보자.

데이터를 기록한 시간이 자동으로 남는 정보를 순차적으로 연결한 공유 원장을 만들고, 다자간의 합의로 무결성을 증명하는 사토시의 발상은 매우 혁신적이다. 블록체인 데이터는 앞으로 P2P 데이터베이스의 근간이 될 것이다.

화폐는 앞으로도 긴 진화 과정을 거칠 것이고, 블록체인이 화폐의 중요한 축으로 계속 남으려면 사용자가 진정한 경제적 성과를 얻을 수 있는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과 암호화폐 자산이 필요하다. 또한 암호화폐 시장이 공공 정책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상업적으로 가치가 큰 사용 사례를 찾아내는 일이 급선무다. 알맹이도 없이 잔뜩 부풀린, 어설프기 짝이 없는 블록체인 사용 사례는 이제 그만 접어둘 때다.

 

암호화폐의 장점과 미래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는 중앙의 관리자나 중개인을 거치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가치를 옮길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탈중앙화한 네트워크 덕분에 검열과 개인정보 보호, 장부 대조와 정산, 네트워크 개발과 유지 보수 등 검증과 네트워크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의 이런 기능은 한 국가의 경제에서 화폐와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이동하고, 할당하고, 가격을 매기는 금융의 중추적 역할에 적합하다. 비용을 계산해보면 미국 국내총생산의 7.5%에 해당하는 비용, 리스크, 사용료 등을 금융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임으로써 절감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 블록체인 기술은 확장성, 효율성, 개인정보 보호, 보안, 상호 운용성, 관리체계 등 많은 기술적, 상업적 난관을 극복해야 한다. 또한, 업계와 규제 기관이 힘을 모아 난립하고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불법 ICO를 바로 잡아 시장의 질서를 세워야 한다.

한편, 금융 부문은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 R3 코다(R3 Corda), 혹은 쿠오럼(Quorum) 같은 자체 토큰을 보유하지 않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 주목하고 있다. 블록체인의 모든 용례는 전통적인 데이터베이스를 능가하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특히, 토큰은 널리 쓰이는 법정화폐보다 검증과 네트워크 구축 비용을 현저하게 절감함으로써 사용자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돼야 한다. 화폐는 단지 사회적 합의에 지나지 않지만, 역사적으로 볼 때, 가치 척도, 교환 수단, 그리고 가치 저장이라는 세 가지 용도로 널리 쓰일 때 막대한 네트워크 효과를 유발한다.

본질적으로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나 ICO로 출시된 토큰이 단순히 대중에게서 값싸게 자금을 끌어모으는 수단을 넘어서 어떤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투자자들은 앞으로 더욱 세심하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 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것이다.

 

공공 정책의 틀

암호화폐 금융 시장이 일반인의 신뢰를 얻고 잠재적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존 공공 정책의 틀을 준수해야 한다.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세금 포탈, 자금 세탁, 테러 자금 지원, 제재 회피 등 불법 행위를 차단해야 한다. 또 금융 안정을 위해 공정하고 공개된 경쟁을 장려해야 하고, 투자자와 소비자를 보호해야 한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범죄자들은 기존 금융시스템을 돈세탁에 악용해 왔는데, 암호화폐는 이들에게 새로운 방법으로 해묵은 범죄를 저지를 길을 열어준 격이 되었다. 암시장에서 암호화폐를 사용해서 마약과 다른 금수 품목이 거래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러시아, 이란 같은 나라들은 미국의 제재에 대항해서 암호화폐 금융을 이용해왔다. 또한, 암호화폐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조세 포탈의 위험성도 커졌다.

따라서 암호화폐 시장은 사법 당국과 규제 기관을 위해서, 또 투자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라도 투자자 보호 장치를 철저히 갖추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

대부분 암호화폐 거래소는 등록하지 않은 채 운영되고 있다. 그래서 시장 교란 행위가 성행하고, 지금까지 고객이 보유한 토큰이 도난당하거나 증발한 사례의 피해 액수만 해도 수조 원 상당에 이른다. 전통적인 금융 거래소와는 달리 등록된 증권중개인을 통한 중재 행위도 존재하지 않는다. 게다가 크립토 컴페어가 발표한 10월 거래 현황에 따르면, 전체 거래 가운데 고객의 신원을 파악하고 진행한, 즉 고객파악제도(KYC)를 준수한 거래는 전체의 47%에 그쳤다.

웨스턴유니언(Western Union)이나 머니그램(MoneyGram) 같은 송금 결제 네트워크 기업에 적용되고 있는 송금 관련 법률로 암호화폐 거래소나 디지털지갑 공급업체를 규제하는 것은 안전장치로서 미흡하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말 그대로 투자자의 거래를 위한 장소이며, 투자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꼭 마련되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내부자 거래 및 기타 시장 교란 행위를 근절해야 하고, 자금세탁 방지법을 강력하게 준수해야 하며, 거래소 자체 관리 기능을 보완해야 한다.

뉴욕 월스트리트. 사진=Getty Images Bank

 

2019년부터 미국에서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가 정식 등록 절차를 밟을 것이다. ICO 토큰을 취급하는 거래소들은 대체거래시스템 규정(Reg ATS)에 따라 주식거래중개인(브로커-딜러) 자격을 획득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증권거래소 인터컨티넨털익스체인지(ICE)는 암호화폐 거래 플랫폼 바크트(Bakkt)를 상품거래소법에 따라 등록하고 운영할 예정이다. 200여 개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소의 영업 이익은 지속해서 감소할 것으로 보이며, 업체 간의 합병이 진행될 전망이다.

 

ICO

지금까지 수많은 ICO가 실패했고, 투자자들은 수조 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았다. 어니스트앤영의 최근 보고서에 의하면 2018년 3분기 현재 2017년 ICO를 통해 출시된 토큰 중 86%가 상장가를 밑돌고 있으며, 실제 유통되고 사용되는 토큰은 13%에 그쳤다.

예를 들어 파일코인(Filecoin)은 2017년 10월 ICO를 통해 2억 5천만 달러를 조달했지만, 정식 출시는 2019년 중반 이후로 미루어졌다. 학계와 시장은 사기와 부정행위가 만연하고 있다는 우려 섞인 보고서를 쏟아내고 있다.

암호화폐, 특히 ICO를 어떻게 유가증권 및 파생상품 관련 법률의 테두리에서 안착시킬지를 두고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격렬하다. ‘유틸리티 토큰’은 미래에 실제로 사용하는 소비를 전제로 판매되기 때문에 투자 계약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많지만, 이러한 분류는 분명히 오류를 범하고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 ICO는 소비와 투자의 두 가지 경제적 속성을 혼합한 상품이다. ICO는 위험을 수반하고, 이익을 추구하며, 타인의 노력, 마케팅, 거래소 거래, 한정된 공급, 자본 정보에 의존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투자 상품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거의 모든 ICO가 증권법에 따라 투자 계약을 정의하는 미국 대법원의 호위 테스트(Howey Test)를 통과할 것이다. 미국 시인 제임스 휘트컴 라일리의 “나는 오리처럼 걷고, 오리처럼 헤엄치고, 오리처럼 꽥꽥거리는 새를 보면 그 새를 오리라고 한다.”라는 명언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2019년 ICO 실패 확률은 점점 더 높아지고, 조달 금액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 기관과 법원은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관련 민사 소송을 통해서 시장의 투명성 강화에 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은행

캐나다와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각각 야스퍼(Jasoer) 프로젝트와 우빈(Ubin) 프로젝트를 통해서 허가형 프라이빗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는 결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중대한 정책 변화를 추진하면서 일부 중앙은행은 직접 암호화폐(CBDC)를 발행해 대중에게 중앙은행 결제 시스템과 디지털 금고를 제공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두 국가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하나는 경제가 튼튼한 스웨덴이고, 다른 하나는 심각한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다.

스웨덴 크로나 지폐 이미지. 이미지=Getty Images Bank.

 

스웨덴에서는 크로나 지폐 사용이 크게 줄었고,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이크로나(e-Krona) 프로젝트를 통해 전자 중앙은행 화폐를 일반인에게 직접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초인플레이션과 제재로 인하여 경제적으로 불안정한 베네수엘라는 석유와 연동된 페트로(Petro) 토큰 사용을 장려하고 있으나 이 토큰의 신뢰성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상태이다.

 

2019년 이후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은 지난 10년간의 시험 기간을 거쳐 생존했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중앙의 중개인들은 세계 경제의 확고한 축으로 남아 있으며, 금융 부문은 암호화폐가 아닌 허가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필자는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 본다. 첫째, 검증과 네트워크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감해서 블록체인 기술 자체의 문제점과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진정한 상업적 활용사례를 찾을 수 있을까? 둘째, 블록체인의 작은 개념들이 성공을 거두어서 더 큰 개념의 개발과 시장의 수용이라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필자라면 두 질문에 낙관적인 답을 내놓을 것 같다. 특히 허가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은 성공 확률이 높다고 본다. 문제는 개방형 퍼블릭 블록체인 프로젝트와 암호화폐인데, 사용자가 진정한 경제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암호화폐 시장이 붕괴하고 있는 지금 시점이 해답을 구할 수 있는 적기일지도 모른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2002년 자신의 지주회사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가 큰 손실을 본 후 주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한 말이 지금 암호화폐 시장을 설명하는 데 적절한 문구가 될 것이다.

사진=Getty Images Bank

 

“썰물이 돼야 비로소 그동안 누가 벌거벗고 헤엄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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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