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ICO 실태조사 결과 발표 “투자자 피해 우려…금지 기조 유지”

현행법 위반 사례 수사기관 통보

등록 : 2019년 1월 31일 15:16 | 수정 : 2019년 1월 31일 18:11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최종구 금융위원장. 사진= 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국내 기업의 ICO(암호화폐공개) 실태조사를 한 결과 ‘ICO 금지’ 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투자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태라며 ICO 투자에 신중을 기해주실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국무조정실이 주도하는 ‘범정부 가상통화TF’는 31일 ICO 실태조사 결과와 대응방향을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조사를 시작한지 4개월 만이다. 정부는 앞서 외국에서 ICO를 진행한 국내 기업 22곳에 설문지를 보냈고, 이중 13곳이 답변했다.

정부는 이 기업들이 싱가포르 등 해외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해 정부의 ICO 금지 방침을 우회했다고 밝혔다. 한국의 개발업체가 해외에 재단 등을 세워 ICO로 투자금을 모은 후, 개발비용 명목 등으로 한국으로 투자금을 가져오는 구조다.

실제로 ICO를 맡은 외국의 발행회사는 대부분 자본금 1000만원 미만이며, 임직원 수는 3명 내외로 한국의 개발회사 임원이 겸직(비상근)하는 형태였다.

이미지=KBS1 ‘추적 60분’ 갈무리

이미지=KBS1 ‘추적 60분’ 갈무리

 

정부는 해외에서 실시한 ICO지만, 한글 백서 및 국내홍보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국내 투자자를 통한 자금모집이 이루어진 것으로 봤다. 이 회사들은 2017년 하반기 이후 ICO를 했고, 모금 규모는 약 5664억원, 1개사 평균 330억원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들이 ICO를 하면서 회사 개황, 사업내용, 재무제표 등 중요한 투자판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개발진 현황 등을 허위 기재한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ICO로 수백억원의 자금을 모았음에도, 사용내역을 투자자들에게 공개하지 않았고, 정부의 확인 요청에도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ICO 이후 아직 서비스는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실제 서비스를 실시한 회사는 없으며, 사전테스트 단계 또는 플랫폼 개발 중인 상황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어 “기존 사업에 블록체인을 접목한 일부 ‘리버스ICO’ 기업을 제외하고, 상당수는 프로젝트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이 기업들이 ICO로 발행한 암호화폐는 평균적으로 약 4개 거래소에 상장됐으나 모두 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2018년 말 기준 ICO를 완료한 19곳 중 18곳의 암호화폐 가격은 평균 67.7% 내려갔다”며 “이에 따른 피해 또한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ICO 과정에서 발견한 현행법 위반 소지 사례를 검경 등 수사기관에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불법 사례는 자본시장법 위반과 형법상 사기가 있다.

정부는 ▲P2P대출 유동화 토큰 발행 및 거래, ▲가상통화 투자펀드 판매, ▲증권에 해당되는 ICO 토큰 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 무인가 금융투자업 영위가 된다고 밝혔다. 또한 잠재적인 플랫폼 참여자 또는 ICO 토큰 가치 등 중요사항을 과다하게 부풀려 광고하는 경우 형법상 사기 해당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 받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2월 국회에서 “남의 돈을 모아서 사업을 하려면 사업이 투명하고 계획의 구체성이 있어야 한다. 또 남의 돈을 제대로 운영해서 돌려줄 수 있다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실태조사 결과 대부분 이 두 가지 측면에서 아주 크게 미흡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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