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라운드X “블록체인으로 사회문제 풀겠다”

등록 : 2018년 6월 11일 16:30

한재선 그라운드엑스 대표가 8일 ‘블록체인 포 소셜임팩트’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 카카오 제공

 

카카오의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엑스가 지난 8일 서울 선릉로 ‘디캠프’(은행권청년창업재단)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블록체인’(Blockchain for Social Impact)이란 행사를 열었다. 지난 3월말 회사가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행사였다.

이날 첫 발표를 맡은 한재선 그라운드엑스 대표는 “블록체인은 카카오, 네이버처럼 중앙에 데이터 센터를 두는 것이 아니라, 탈중앙화되어 주인이 없는 구조다. 이 블록체인에 무엇이 기록되는지는 누구나 볼 수 있는데, 이런 투명성이 소셜임팩트와 잘 맞는다”며 “앞으로 뜻을 모아보자는 취지로 첫 공식모임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유엔 글로벌펄스(UN Global Pulse)를 나와 한 달 전 그라운드엑스에 합류한 이종건 박사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소셜임팩트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로 눈길을 끌었다. 유엔 글로벌펄스는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하여 가난, 질병, 재난 등의 사회적 문제 해결을 연구하는 유엔 사무총장 직속의 산하기관이고, 이 곳에서 그는 5년간 수석 데이터과학자로 일했다. 그는 “그동안 운이 좋게도 빅데이터를 활용해 100개 이상의 학교, 30개 이상의 기업, 여러 정부와 지자체에 적용되는 유익한 사례들을 만들어냈다.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과 지식들을 블록체인에 활용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으로 그라운드엑스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종건 박사는 블록체인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용한 여러 사례들을 제시했다. 그 중의 하나가 온도에 민감한 전염병 백신 유통 과정에서 온도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저개발국으로 운송되는 과정에서 전기가 끊겨 백신이 손상되는 온도에 이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제대로 추적하지 못해 백신을 맞는 아이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이 외에도 싱가포르 등에서 보모를 하는 필리핀 여성들이 본국에 송금할 때 수수료를 절감하는 방안, 블록체인의 추적가능성을 활용해 커피 품질에 만족하면 커피를 생산한 농부에게 직접 송금을 하는 서비스 등을 소개했다. 그는 “블록체인은 사람의 특정한 행동에 인센티브를 준다는 점에서 인문학적인 면모가 있다. 기술쪽으로만 블록체인이 가서는 사회 변화를 만들어내는 부분이 제한적이다. 소셜임팩트 쪽에서 여러 논의들이 모이면 그라운드엑스가 기술적으로, 또 다양한 형태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엔 글로벌펄스에서 그라운드엑스에 합류한 이종건 박사가 블록체인이 소셜임팩트에 활용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김성진 서울디지털재단의 기획조정실장은 ‘공공분야 블록체인 적용’이란 발표에서 “공공분야에도 블록체인을 적용할 만한 요소가 많다. 내가 기부한 걸로 누군가 엉둥한 사람의 배를 채우는 게 아닌가라는 의문을 누구나 가질 수 있는데, 기부의 투명화를 블록체인으로도 구현할 수 있다. 아직 추진 중은 아니지만 공공기관 채용시 단계별 평가 기록을 블록체인에 남겨 채용비리를 근절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카카오가 구상하는 블록체인 사업의 방향성을 가늠할 만한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한재선 그라운드엑스 대표는 “제발 블록체인을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금 플랫폼에서 구현하려는 서비스들이 절대 안 돌아간다. 필요한 부분만 (블록체인에) 넣고, 나머지는 레거시(기존의) 시스템이 돌린다. 신뢰가 필요한 부분만 블록체인에 담는 하이브리드한 어프로치(절충적 접근)가 필요하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외부에서 댑(Dapp, 분산 응용프로그램)을 유치하기 보단 우리 내부에서 (개발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