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2019] 노벨경제학자들이 말하는 블록체인의 장점

등록 : 2019년 5월 14일 20:14

경제학자들이 1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2019'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데이비드 예맥 뉴욕대 교수,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 조슈아 간즈 토론토대 교수, 캐시 바레라 프리즘 그룹 공동창업자. 출처=정인선

경제학자들이 1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컨센서스 2019’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데이비드 예맥 뉴욕대 교수,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 조슈아 간즈 토론토대 교수, 캐시 바레라 프리즘 그룹 공동창업자. 출처=정인선

 

경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에 가장 기대하는 건 무엇일까? 경제학자들은 당사자들이 계약 현황을 쉽게 확인하고, 계약 의무를 강제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며 ‘집행 비용’을 꼽았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등 경제학자들은 미국 뉴욕에서 13일(현지시간) 열린 ‘컨센서스 2019’에서 블록체인의 가능성과 한계를 논의하며 이렇게 말했다.

계약이론 정립에 기여해 2016년에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이론적으로는 계약 의무를 집행하는 데 용이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크라우드펀딩을 예로 들며 목표액을 모으지 못해 펀딩 참여자들에게 환불해줄 때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모두가 모금 현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으며, 환불 집행에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이야기다.

그는 크라우드펀딩 같이 단순한 계약 외에도 주주의 의결권 행사 등 복잡한 기업 내 계약 등에서도 이런 특성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 출처=정인선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 출처=정인선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기여한 공로로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에릭 매스킨 하버드대 교수도 동의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가장 중요한 잠재력은 필요한 수준의 계약 정보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신사가 참여하는 전파 경매를 예를 들었다. 그는 최고가를 제시한 회사가 낙찰되지만, 낙찰 가격은 차점자가 써낸 가격을 내게 되는 차점 가격 경매(Second Price Auction)에서 블록체인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렇게 하면 사전에 정해진 프로토콜에 따라 낙찰되기 때문에, 서로의 응찰가를 공개하지 않고서도 참여자들이 낙찰 결과에 수긍할 수 있다. 블록체인이 계약의 ‘집행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출처=정인선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올리버 하트 하버드대 교수. 출처=정인선

 

블록체인 계약도 거버넌스가 중요

하트 교수는 계약 관계에서 예외사항은 항상 발생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을 활용한 계약에서도 거버넌스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실 세계에서 계약은 불완전하다”면서 “20년, 50년의 장기 계약의 경우 계약서에 적혀있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때 누가 어떻게 계약 내용을 수정, 추가할지 당사자들이 합의해야 한다”면서 “블록체인을 적용해도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이론적으로 블록체인의 특성이 계약 메커니즘과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실 경제에서 성공적으로 적용될지는 장담하지 않았다.

하트 교수는 “내가 블록체인을 온전히 이해한다고 말할 수 없고, 현실 적용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면서 “메커니즘 디자인에도 한계가 있다. 지금은 규범을 정하고, 계약 주체끼리 표준을 정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또한 경제학자들은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크게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데이비드 예맥 뉴욕대 교수는 암호화폐가 ‘교환의 매개수단’, ‘계산단위’, ‘가치의 저장수단’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아직 화폐라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