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자체 보험사 설립을 검토하는 이유

등록 : 2019년 7월 11일 13:00 | 수정 : 2019년 7월 11일 21:54

Coinbase Exchange Users Can Buy and Sell XRP Starting Today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 출처=코인데스크 자료사진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세계 최대 보험 브로커 에이온(Aon)의 도움을 받아 자체 보험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피보험사가 100% 지분을 보유하는 보험사를 자회사(captive)로 설립하는 건 기업들이 비용을 절감하고 재보험시장에 대한 접근을 높이는 방법으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다. 금융회계 분야 전문 소식지 CPA저널의 2018년 12월 보도에 따르면 대부분의 포춘500 기업과 중견기업 수천 곳이 보험 자회사를 두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코인베이스와 에이온은 자체 보험 자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를 위한 보험상품이 부족한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에 전했다. 코인베이스는 보험을 든 몇 안 되는 거래소로 꼽히지만, 대부분의 거래소들은 해킹이나 고객 자금 분실에 대비해 상댱량의 암호화폐를 별도로 보유하는 방식으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 같은 자구책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다른 용도로 예비금을 사용하고픈 유혹에 빠지기 쉽다. 또한 해킹이나 분실로 인한 피해를 얼마까지 보장할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다.

반면 보험 자회사를 설립하면 자금이 규제와 감사를 받는 독립된 법인에 귀속되고, 이를 통해 재보험 시장에서 더 많은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보험 자회사는 일반적인 보험사와 달리 모기업의 손해만 보장할 뿐 다른 기업을 고객으로 둘 수 없다.

에이온과 코인베이스 양쪽 모두 코인베이스의 보험 자회사 설립 구상에 대해 확인을 해주지 않았다. 하지만 에이온은 올해 상반기에 이름을 밝힐 수 없는 고객사를 위해 암호화폐 업계 최초의 보험 자회사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에이온은 케이먼군도에 설립된 이 보험 자회사가 핫월렛 해킹에 대한 보장과 콜드월렛에 보관된 암호화폐에 대한 현물보장(specie coverage)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앞서 에이온은 지난 4월 코인베이스 핫월렛에 대한 2억5500만 달러(약 3000억원)의 보험계약을 중개한 바 있다.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가격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7년 250억 달러(약 30조원) 어치의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었고, 전체 고객 예탁금의 2%만 핫월렛에 보관하고 있다.

에이온은 몇몇 암호화폐 기업들이 보험 자회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에이온의 제클린 퀸탈 이사는 “보험상품이 너무 부족하고 여러 기업들이 현재 시중에 있는 상품에 만족하지 못해 대안을 찾고 있다. 암호화폐 기업들은 대체로 우선 전통적인 보험상품 일부를 구입하고, 그 다음으로 보험자회사 설립을 포함해 대안적인 구조를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같은 상담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자체 안전기금 적립 방식

지금까지 암호화폐 보험은 접근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가격이 비싸거나 제약이 많았고, 특히 실제 보험금 청구가 극도로 까다로웠다. 그래서 대다수의 암호화폐 기업들은 사고로 인한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자체 보유 암호화폐를 콜드스토리지에 보관하는 방법을 채택하는 수 밖에 없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 CEO 제시 파월은 이 같은 유보금으로 “족히 1억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고, 유보금의 상당량을 비트코인으로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후오비 역시 ‘후오비 시큐리티 리저브’라는 이름으로 2018년 2월 20,000 BTC를 떼어뒀고, 추가적으로 매 분기마다 거래 수수료의 20%로 자체 토큰을 바이백해 ‘보호 펀드(protection fund)’를 조성했다. 후오비글로벌의 유럽/미주지역 수장인 조시 굿바디는 “보호펀드와 시큐리티리저브를 더해서 4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은 지난 수년 간 보험 가입을 알아봤지만 보험사들이 터무니 없는 가격을 제시했다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시중에는 좋은 보험상품이 없다”고 지적했다.

 

보험자회사에 대한 상반된 반응

보험사 자회사 설립에 대한 의견은 엇갈린다.

크라켄 CEO 파월은 “장부상에 있는 유보금으로 투자를 하거나 회사 운영을 위해 사용하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는 한 이런 유보금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제공하거나 어떻게 유보금이 다른 자금과 분리돼 보관되는지 명시적으로 밝힌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험 자회사의 장점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파월은 “이쪽 주머니에서 저쪽 주머니로 돈을 옮기는 것 이상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보험 자회사가 어떻게 고객을 더 보호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어차피 똑 같은 돈이다. 직접 보험 브로커를 상대하는 것보다 보험 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더 좋은 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반면 후오비글로벌의 굿바디는 에이온의 계획에 대해 “매우 흥미롭고 시장에 매우 이롭다”고 말했다.

이더리움 기반 보험사인 넥서스뮤추얼(Nexus Mutual)과 에이온의 또다른 파트너인 이더리스크(Etherisc)는 개별적으로 보험 자회사를 세우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러 개의 암호화폐 재난 펀드를 재보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파월은 이 같은 아이디어가 산업에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면서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거래소들이 단체로 보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다. 협동조합 같은 방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러려면 경쟁사들이 서로 재무상태를 들여다봐야 한다. 그걸 받아들일 사람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에이온의 캡티브 보험 매니저인 워드 칭 이사도 파월의 지적에 공감했다. 그는 “기업마다 리스크 방어 능력이 다르고, 자본 구조도 다르고, 보안 메커니즘도 다르다. 이걸 모두 통일하지 않는 한 통합 보험 자회사를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난관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번역: 유신재/코인데스크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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