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하다 망했어요-대상]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다”

졸업 앞둔 예비 백수의 코인 투자기

등록 : 2018년 12월 30일 11:00 | 수정 : 2018년 12월 28일 17:13

2018년은 암호화폐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한 해였습니다. 암호화폐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낸 분들도 있겠지만, 그 반대 경우도 다수일 것으로 예상합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2018 연말 기획 중 하나로 ‘암호화폐 투자 실패 수기 공모전 – 코인하다 망했어요‘를 진행했습니다. 코인 투자 실패 경험을 해학적으로 풀어

코인 투자 실패 경험을 서로 나누고 극복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한 공모전입니다. 공모전 대상 글을 공유합니다. 대상은 “대학 4학년 예비 백수”라고 본인을 소개한 art_s***@naver.com이 수상하셨습니다.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다”

 

때는 2018년 1월, 겨울이자 내 생일이 있는 달이었다. 코인 광풍이 불었고, 이미 늦었다는 사람과 아직 늦지 않았다는 사람이 공존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투자할 돈도 없고 그렇다고 어디서 돈을 빌려올 인맥도 없고 애초에 코인 같은 것에 투자할 깡도 없는, 코인판에서 보자면 ‘지나가던 1인’ 수준의 사람이었다. 빗썸 앱은 깔았지만 인증이니 뭐니 해야 하는 가입은 하지 않고, 그냥 가끔 들어가 보면서 흠 저번 주에 가입해서 리플인가 뭔가를 샀으면 지금쯤 3만원은 벌었겠네… 하지만 난 사지 않았지… 정도의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부가 돌연 규제를 가하기 시작했고 대부분의 코인거래 플랫폼의 가입이 제한되었다. 그러자 왠지 모르게, 갑자기, 맹렬하게 나도 뭐라도 하고 싶어졌다. 원래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이다. 정부의 규제가 ‘이제 진짜 진짜 진짜 마지막기회~!!~!’ 라는 광고판처럼 보였다.

출처=GIPHY.com

 

결국 나는 물어물어 ‘고팍스’라는 왠지 고대 커뮤니티 이름이 떠오르는, 하지만 아직 가입이 막히지 않은 홈페이지에 그 귀찮은 인증과 어쩌구 저쩌구를 거쳐 처음 가상지갑인가 뭔가에 10만원 정도를 충전했다. 그리고 당일 1200원을 호가했으며 그래프는 하늘로 솟고 있는, 그 이름도 찬란한 별이 떠오르는 ‘스텔라’라는 종목에 전액 호쾌하게 투자하였다. 이런 금액도 투자라고 말할 수 있다면 말이다.

그다음은 예상하는 바와 같다. 나는 드라마 퀸도 아닌데 뭔가 정말, 이건 연출인가 싶을 정도로, 1200원은 스텔라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고점이었다. 800원 즈음 되었을 때, 약간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고, 요것이 저점이니 이쯤 되어 10만원 즈음 더 투자하면… 어?? 2000원 쯤 되었을 때 나는 대박이 난다?? 싶기도 하였고, 좀 더 시간이 지나 400원대가 되었을 때는 ‘800원 때 더 안질러서 정말 다행이다^^’ 싶었고, 그보다 더 아래로 내려갈 때는 ‘코인도 상장폐지라던가 그런 시스템이 있나..?’ 싶었다.

출처=GIPHY.com

 

뭐 겨우 10만원의 투자금액 스토리를 더 보고 싶지는 않을 테니 이쯤 하기로 하자. 나는 10만원의 인생경험을 했다 치고, 아주 가끔 생각날 때 사이트를 한 번씩 들어가다가, 왠지 또 한 번의 다시 돌아오지 않을 고점이자 ‘아 400원 할 때 20만원쯤 살걸’ 싶은 아무 의미 없는 생각을 하게 하는 600원대에 갖고 있던 스텔라를 전부 팔아 치우고, 다시는 고팍스에 들어가지 않았다.

결국 나는 4만원 정도를 코인판 어드메로 날려버린 셈이다. 헛짓거리하지 말라는 너무나 값싼 인생 교훈의 비용이자, 그렇다고 대학 4학년 예비백수에게 그렇게 껌값은 아닌 뭐 그런…… “없었던 일로 하자!” 그렇게 외치기에 딱 좋은 손절이다.

어디 가서 나도 코인 해봤어~라며 이런 수기를 쓸 수 있는 자격을 얻는 비용이라고 치면 또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하여튼 오늘도 코인판에 상주하시는 많은 분들을 존경하며, 내가 죽기 전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코인의 기저에 깔린 블록체인 기술과… 그에 따른 떡상을 통해 그분들의 노고(?)가 보상(?)받을 그날을 기대하며…. 이 글을 끝맺는다. 그래서 오늘 스텔라는 얼마인가요? 별로 궁금하진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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