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중앙화보다 제대로 된 제품이 먼저다”

데이팅 앱 '틴더' 상품책임자 제프 모리스 주니어의의 크립토 산업 전망

등록 : 2018년 11월 2일 13:07 | 수정 : 2018년 11월 9일 11:06

“일반 사용자는 탈중앙화에 관심이 없다.”

크립토 업계의 숨은 벤처 투자자 제프 모리스 주니어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도 대박 앱, 제대로 된 판매 전략이 필요하다며 코인데스크에 한 말이다.

모리스는 지난해 로스엔젤레스에서 챕터원벤처스(Chapter One Ventures)라는 펀드를 만들어 최근 몇 년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크립토키티(CryptoKitties), 레이더릴레이(Radar Relay), 블록폴리오(Blockfolio), 패러다임(Paradigm) 등 암호 기업에 투자를 시작했다.

그러나 모리스에게 이 투자는 세상의 이목을 끌지 못한 부업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의 본업은 그 유명한 틴더(Tinder)다. 틴더는 매치그룹(Match Group)이 개발한 데이팅 앱으로, 온라인 데이트를 마치 게임처럼 만들어 대중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는 틴더와 관련된 수많은 포스트와 콘텐츠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틴더의 뛰어난 제품 기획력이 다시금 주목받았다. 틴더 앱에서는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혁신적인 이중 사전승인 방식을 통해 상대방에게 자기 자신을 소개한다.

모리스는 바로 틴더의 상품 및 재무 책임자로 일하고 있다. 틴더에서의 경험을 통해 모리스는 어떤 크립토 회사에 투자해야 할지 판단력을 키울 수 있었으며, 동시에 크립토 업계가 주의해야 할 교훈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리스도 틴더라는 큰 성공을 거둔 기업에서 일하는 동안 크립토 업계가 혁신적 아이디어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비교적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다. 업무 네트워크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고 무언가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크립토 기술에 대해 깊이 생각할 계기가 없기도 했다.

“유명한 회사에서 일하는 지인들이 크립토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을 보고서야 크립토 기술이 현실로 다가왔다.”

그래서 올해 새해가 밝았을 때 모리스는 챕터원 홈페이지에 올 한해 크립토 프로젝트 10개에 투자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미 12개 기업에 투자를 마쳤으니 약속을 초과 달성한 셈이다. 이 12개 업체 중 다섯 곳은 아직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다.

모리스는 “원칙을 세워놓고 원칙에 맞지 않으면 거절하고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크립토에 “슈퍼라이크(Super like)!”

암호화폐 세계에서 모리스가 특히 흥미롭게 여겼던 부분은 모든 것이 디지털 상품을 중심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었다. 모리스는 이미 틴더에서 디지털 상품의 위력을 경험한 바 있다.

틴더는 이용자 수가 수익으로 바로 이어지는 구조로, 모든 디지털 상품 앱 가운데 가장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틴더에는 두 가지 디지털 상품이 있다. 하나는 ‘틴더부스트(Tinder Boost)’로 사용자가 일정 기간 더 많은 데이트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기능이고, 또 하나는 ‘슈퍼라이크(Super Like)’로 이 기능을 사용하면 다른 사용자에게 굉장히 관심이 많음을 표현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기능은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2017년 틴더는 애플 앱스토어에 올라온 모든 서비스 가운데 가장 큰 수익을 올렸다. 틴더 경영진의 추정에 따르면, 올 2분기 틴더의 평균 유료 이용자는 380만 명이었고, 올해 수익은 지난해보다 두 배 많은 8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라이크나 틴더부스트가 각각 얼마의 수익을 올렸는지 세부적인 금액은 산정되지 않았지만, 이러한 성공을 통해 모리스는 암호화폐 시장의 가능성을 확신하게 되었다.

회사의 전략도 성공의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였다. 그들은 이러한 디지털 상품을 어떻게 출시해야 상품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사용자의 이해와 수요를 유도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매우 신중하게 접근했다. 모리스는 크립토 업체에 투자할 때도 이와 동일한 수준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틴더를 통해 디지털 상품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지 몸소 체험했다. 디지털 상품은 고객의 삶에 가치를 더하는 지적 재산이다. 크립토키티가 출시됐을 때 디지털 상품의 새 장이 열렸다고 생각했다. 남들과 다른 디지털 상품을 개발해서 사용자를 위한 가치를 창출한다면 이윤은 저절로 따라올 것이다.”

 

상품 전문가의 부족

모리스는 크립토 업계를 후퇴시킬 수도 있는 약점으로 풍부한 상품 경험을 가진 인재의 부족을 꼽았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크립토 업계에 뛰어난 엔지니어는 많다. 하지만 모리스는 이 엔지니어들을 이끌어 사람들이 진정 원하는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사용자가 쉽게 설치해서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는 상품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챕터원 펀드를 만들기 전부터 신생 벤처에 투자하곤 했던 모리스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크립토 업계에서 찾아낸 최고의 상품개발팀에 투자했다. 예전부터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어낸 팀들이다.”

일례로 모리스는 자신이 투자한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 컴파운드(Compound Finance)의 CEO 로버트 레쉬너를 지목했다. 레쉬너는 모바일 기반 배달 서비스앱 포스트메이츠(Postmates)에서 상품 기획을 맡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모리스는 레쉬너와 같은 경력이 암호 업계에 정말 필요하며,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품을 개발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모리스는 크립토키티나 어거(Augur) 등이 한때 전성기를 누렸지만, 오랫동안 사람들의 관심을 유지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주장한다. 한편 브레이브(Brave)는 크립토 기술에 가까우면서 오랫동안 사용자를 유지해 온 대표적 상품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브레이브를 계속 이용하는 진짜 이유는 크립토 기술 때문이 아니라 브라우저의 광고 차단 기능 때문이다. 모리스는 다시 한번 강조했다.

“(크립토 업계에는) 이제 상품 기획자가 필요하다.”

모리스의 주장에 따르면 상품 기획자는 분산화 기술보다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모든 것을 분산화해야 한다’는 현 크립토 업계의 주장은 오히려 발전을 막는 장애물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작년에 ICO 열풍이 불었을 때, (이베이나 넷플릭스, 스포티파이와 같은) 유명한 서비스의 분산화 버전이 그야말로 봇물 터지듯 출시됐다. 그러나 이 업체들은 이미 소비자가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했고, 분산화 버전이라고 해서 크게 발전할 여지가 없었다.

모리스는 이렇게 경고한다. “기존 상품을 모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 시작이다

분산형 네트워크는 인터넷을 완전히 새로운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낸 사람들이 크립토 업계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것을 보니 정말 기대가 크다. 인터넷은 일종의 거대한 유료 사이트라 할 수 있다. 혹은 유료 이용에 적합하도록 만들어졌다. 인터넷이 더욱 개방되면 상품 측면에서 정말 흥미진진해질 것이다.”

그러나 기술 업계의 상품 전문가들이 크립토 업계에 대거 유입될 유인은 현재로서는 부족한 실정이다.

ICO를 통해 충분한 경제적 보상을 약속한다 해도, 기존의 안정된 회사와 비교할 때 훨씬 소규모 팀으로 일을 해야 할 것이고, 최고의 상품 전문가에게 썩 내키는 조건은 아닐 테니 말이다. 그러나 모리스는 이 또한, 상황이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일류 상품 전문가보다 엔지니어를 뽑기가 더 어려웠던 시절도 있었다.”

그는 분산형 웹 최초의 강력한 디지털 상품이 게임 분야에서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게이머들이나 게임 회사들이 기술 면에서 덜 보수적이고 새로운 시도에 열려있음을 고려하면 일리 있는 주장이다.

게이머들은 이미 많은 돈을 들여 디지털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디센트럴랜드(Decentraland)의 토니 셩은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남과 다른 상품이 얼마나 큰 힘을 지니는지, 그리고 게임 업체들이 왜 크립토 모형을 도입해야 하는지 주장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게임 업계만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상 모리스는 그보다 훨씬 거대한 변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대규모 기술 회사들은 모두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질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심각하게 블록체인을 고려해야 하는가? 우리가 하는 일과 블록체인은 무슨 관계가 있는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이 지금 이 순간도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