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선언,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됐다

등록 : 2018년 4월 28일 18:37 | 수정 : 2018년 4월 29일 05:06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는 남북 정상. 한겨레 자료사진

남과 북의 정상이 만나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판문점 선언 전문이 28일 오전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기록됐다. 해킹과 수정이 거의 불가능한 블록체인 상에 남과 북의 정상이 27일 합의한 판문점 선언이 기록된 것이다.
이더리움 거래내역을 조회하는 이더스캔(www.etherscan.io)에서 거래값(Txhash)으로 ‘0xe4ee15d3f63db8464a649e3237ed83e930f9b3e40e842537a626745d1c96553c’을 입력하면 두 지갑 주소 간에 0이더를 보내면서 수수료(가스)로 0.005208384이더(약3750원)를 지불한 거래에 대한 상세 내역이 나온다. 이 거래에서 입력데이터(Input Data)에 16진수로 기록된 데이터를 문자로 변환(Convert to UTF8)하면 판문점 선언 전문을 볼 수 있다.

이더스캔으로 본 판문점 선언 전문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판문점 선언을 기록한 류기혁(27)씨는 28일 코인데스크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도 어제 남북정상회담을 보면서 가슴이 벅차고 울컥했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하면 남과 북이 서로에게 한 발짝 양보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기까지 너무 오래 걸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발자로서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판문점 선언문을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찾아서 이더리움 블록체인 상에 기록했다”고 밝혔다. 류씨는 해당 기록을 외국인에게도 알리고자 외신에서 영문으로 된 판문점 선언문을 찾아서 또 하나의 이더리움 거래를 일으켜 기록에 남겼다. 그가 영문 선언문을 기록한 이더리움 트랜잭션 거래값(Txhash)은 ‘ 0xf56d81301da93f71368ad7f8d605648d77be6edb13e8875cf3e5906f38d1b548’이다. 두 거래를 위해 류씨는 약8000원의 수수료를 지불했다.
류씨는 자신을 게임 개발자 출신이라고 소개했다. 최근엔 직장을 그만 두고서 블록체인 전문 개발자가 되기 위해 독학 중이고, 컴퓨터공학 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며칠 전 중국에서 미투 운동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한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온전히 기록했으면 하는 역사적인 기록을 블록체인 상에 기록하고, 웹사이트로 보여주는 서비스를 만들어도 괜찮겠단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의 모든 데이터가 사라져도 이더리움 551만 7596번째 블록에 기록된 이 판문점 선언문은 이더리움이 사라지지 않는 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전세계 크립토 세계에도 남과 북의 역사적인 기록을 알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판문점 선언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한 류기혁씨. 사진 류기혁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