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자동차 모델T 110주년, 비트코인 백서 10주년

[비트코인 백서 10주년 릴레이 기고_#13] 데이비드 슈와르츠 리플 CTO

등록 : 2018년 11월 9일 07:00 | 수정 : 2018년 11월 9일 09:08

비트코인 백서 10주년 릴레이 기고, 이제 해외 필자로 이어갑니다. 미국 <코인데스크>는 비트코인 백서 출시 10주년을 맞아 “비트코인 10년: 사토시 백서(Bitcoin at 10: The Satoshi White Paper)” 라는 제목으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업계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을 전망하는 다양한 인사들의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이 가운데 흥미로운 글을 엄선해 번역, 소개합니다. 이번 글의 저자인 데이비드 슈와르츠는 리플(Ripple) 최고기술책임자(CTO)입니.

 

필자는 1991년 다층 분산 컴퓨터 네트워크로 특허를 받았다. CPU 파워가 많이 소요되는 그래픽 렌더링(graphics rendering) 문제를 해결하던 중 네트워크에 연결된 기기들에 컴퓨팅 부하를 분산하는 데 착안했다. 하지만 수많은 컴퓨터가 힘을 모아서 결과를 낸다는 목표는 단순해 보였지만 시스템 구축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트코인 백서’는 이 문제를 푸는 데 실마리를 제공했다. 사토시의 백서는 금융 산업을 뒤흔들 P2P 결제 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신뢰하는 중개인 없이도 분산 네트워크에서 거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암호 기술에 빠진 필자로서는 눈이 번쩍 뜨이는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또한, 20년 전 필자가 받은 특허에서 나온 개념이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되어 기쁘기 한량없었다.

백서의 핵심은 가치를 민주적으로 교환한다는 데 있다. 금융 위기가 닥쳐도 높은 이자를 지급하거나 인플레이션 위험 없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자를 보호하는 기능을 백서는 아우르고 있다. 암호화폐를 사용하면 비싼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되고, 특히 개발도상국에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금융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디지털 자산을 교환할 수 있게 되면 예전에는 금융 혜택을 받지 못하던 사람들이 글로벌 마켓을 이용할 수 있고, 이는 곧 금융산업에도 커다란 기회가 된다.

 

결제 시스템의 모델 T’ 

이런 혁명적인 개념 뒤에는 민주화를 위한 사토시의 탈중앙화 네트워크의 핵심 요소, 즉 투명성과 합의가 자리 잡고 있다.

벤모(Venmo. 미국에서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모바일 송금 서비스)를 통해서 친구에게 송금하거나, 집주인에게 수표로 월세를 낸다고 가정해보자. 당신은 거래의 진행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다.

사토시는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자가 자신의 돈이 거래 단계마다 어디에 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려 했다. 비트코인 거래에서는 모든 참여자가 규칙을 강화하기 때문에 어느 한 사람이 거래의 정당성을 조정할 수 없다. 바로 비트코인의 합의 프로토콜 덕분이다.

필자는 비트코인이 가져온 변화를 ‘모델 T'(포드 자동차의 첫 양산 모델)에 종종 비유한다. 1908년 모델 T가 출시되기 전에 자동차는 대다수 사람이 감당할 수 없는 사치품이었다. 실용적이고 합리적인 가격의 모델 T는 자동차 산업의 민주화를 이끌었고, 곧이어 다른 회사들도 뒤따라서 합리적인 가격의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자동차 대중화 시대를 연 포드자동차의 모델T. 사진=한겨레 자료사진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도 암호화폐 산업의 촉매 역할을 했다. 많은 회사는 비트코인에서 영감을 받아 블록체인 기술을 발전시켰다. 비트코인도 자동차 업계의 올즈모빌(Oldsmobile)처럼 사라질지, 아니면 암호화폐의 궁극적인 강자가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승자가 한 명이 아닐 것이라는 점만은 분명하다. 암호화폐의 이용 사례는 결제, 가치 저장, 스마트 계약 등 다양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자동차가 발명되고 나서 경주용 차, 트럭, 미니밴 등 다양한 용도의 자동차가 등장한 역사를 거울삼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가오는 변화 

온갖 규제에도 결국 일반도로, 고속도로, 경주용 트랙을 건설해서 자동차가 다양해지는 흐름에 우리 사회가 적응했듯이 블록체인도 같은 과정을 겪을 것이다.

사토시와 비트코인이 없었다면 암호화폐 산업의 오늘은 없다고 필자는 단언한다. 그렇지만 분명히 암호화폐는 아직 태동기에 있고, 블록체인의 용도는 날이 갈수록 늘어날 것이다. 모델 T가 세상에 나온 지 이제 100년이 넘었지만, 자동차 산업은 자율주행 자동차와 전기차 같은 새로운 개념을 끊임없이 도입하고 있다.

신기술이 미래에 어떤 분야에 어떻게 쓰일지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일반적으로 비용은 줄이면서 속도를 혁신적으로 높이는 기술을 살펴보면 한 가지 명확한 패턴이 보인다. 데이터 교환 속도를 높인 인터넷을 예로 들면, 우리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지구를 가로질러 주고받지만, 인터넷 기술 자체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가 지구상 어디에 있건, 양이 얼마나 많건 간에 그저 데이터를 공유할 따름이다.

똑같은 패턴이 블록체인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이 패턴이 지속한다면 인터넷이 정보 교환의 혁명을 가져왔듯이, 10년 후에는 저비용 초고속 결제 시스템이 가치 교환의 혁명을 가져올 것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