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네로 새로운 도약 위해…’플러피포니’ 2선 후퇴

등록 : 2018년 6월 4일 10:40 | 수정 : 2018년 6월 4일 11:05

모네로가 완전히 새로운 탈중앙화를 향해 다시 닻을 올렸다.

2014년 세상에 선을 보인 모네로를 그동안 이끌어온 건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리카르도 스파그니(Riccardo Spagni)였다. 워낙 남들과 잘 어울리는 성격에 “Fluffypony(털이 보송보송한 조랑말이라는 뜻. 스파그니의 트위터 아이디도 @fluffypony다)”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진 스파그니가 사실상 모네로의 수장 역할을 맡아온 데는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모네로의 특성상 전면에 나서려는 이가 별로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실제로 모네로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익명을 선호한다. 그러다 보니 암호화폐 관련 스타트업 세 개를 비롯해 스파그니가 참여한 사업들이 잇달아 성공을 거두면서 자연히 스파그니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스파그니라는 인물은 해당 암호화폐를 상징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영향력을 지닌 이른바 스타 개발자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더리움 하면 비탈릭 부테린, 제트캐시 하면 주코 윌콕스가 떠오르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실제로 스파그니는 모네로의 기술 개발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한 발짝 떨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는 자신의 역할에 관해 “모네로의 모든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관리자”라고 표현하며, “‘계속 이렇게는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스파그니는 이어 코인데스크에 자신이 어쩌다 맡게 된 모네로의 리더십 역할을 올해부터 조금씩 내려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Luigi1111″이라는 이름을 쓰는 익명의 모네로 이용자가 현재 모네로 웹사이트와 그래픽 이용자 인터페이스(GUI)를 관리하고 있으며, 매주 열리는 “모네로 개발자와의 온라인 대화” 행사도 이용자들이 자발적으로 돌아가면서 진행하고 있다.

“나는 영원히 모네로와 모네로가 중시하는 프라이버시의 가치를 지켜나갈 것이며, 모네로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남을 것이다. 다만 내가 짊어지고 있는 너무 많은 책임은 좀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파그니는 모네로의 레딧과 텔레그램 커뮤니티 관리도 다른 사람에게 넘길 계획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스파그니가 밝힌 일련의 계획은 모네로 커뮤니티가 추구하는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탈중앙화 기치를 지키는 사이퍼펑크(cypherpunk)적인 측면과 사업을 확장하는 계획 사이에서 적당한 균형을 찾는 것은 모네로 커뮤니티에 중요한 과제가 됐다. 이달 들어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관련해 경험이 풍부한 펠릭스 호니그와흐가 스파그니가 시작한 스타트업 글로비(GloBee)의 CEO가 됐고, 곧이어 스파그니의 두 번째 스타트업 마이모네로(MyMonero)의 CEO로 폴 샤피로가 임명됐다.

샤피로는 투기 거래로 의심되는 거래 대신 좀 더 주류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

“지갑의 관리자가 자기 자신에게 급여나 상여를 그 지갑에서 빼서 주는 상황이 바람직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러는 동안 스파그니는 자신이 세운 일곱 번째 스타트업이 될 타리랩스(Tari Labs)에 주력하고 있다. 타리랩스는 뉴욕에 있는 체인코드랩스(ChainCode Labs)에서 영감을 받은 오픈소스 연구소다. 체인코드랩스에서는 비트코인 개발자들이 무료 소프트웨어 툴을 개발한다. 타리랩스는 콘서트 표나 고객으로 쌓은 적립 포인트 같은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모네로 기반 프로토콜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

스파그니와 함께 타리랩스를 세운 댄 테리(Dan Teree), 나빈 제인(Naveen Jain)이 현재 타리랩스의 사업 개발을 맡고 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모네로 커뮤니티도 넓어지고 모네로 자체의 가치도 높아지며 거래 수단으로도 더 많이 쓰이게 될 것이므로 모네로 안에서 스파그니의 영향력은 자연히 줄어들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용자가 다양해지고 활용 사례도 많아지면 그만큼 화폐로서 기반을 더 튼튼히 다지게 된다. 샤피로는 말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모네로를 바탕으로 돌아가는 경제 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

타리랩스,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만나다

스파그니는 요하네스버그에서 20여 명의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개발자와 연구진을 고용할 계획이다. 이들은 타리랩스에서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같이 블록체인 규모를 키우는 해결책을 찾는 데 투입된다.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목표는 암호화폐 거래 비용을 줄이고 거래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타리랩스는 비디오게임 등장인물의 맞춤형 장비처럼 광범위한 블록체인 기반 자산을 즉시 거래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라이트닝 중계기를 만들 예정이다.

“우리가 만들 라이트닝 중계기로 비트코인 노드, 라이트코인 노드, 모네로 노드, 타리 노드 어디든 연결해서 각 노드를 연동해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본래 라이트닝 네트워크에도 접속할 수 있어 타리(의 중계기)를 통해 아토믹 스와프(각각의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암호화폐끼리 거래소와 같은 중개기관의 도움 없이도 거래할 수 있게 만드는 기술)로 다른 라이트닝 노드와도 거래할 수 있다.”

타리랩스의 테리와 제인은 개발자로서 꾸준히 피드백을 받고 이를 꼼꼼히 분석하며 새로운 프로토콜을 만들다 보면 앞으로 분산 토큰을 이용해 타리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까지 적어도 2년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인은 올해 안에 타리 네트워크의 첫 이용 사례를 공개한 뒤 모네로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철저한 피드백을 받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모네로라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응용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확장성 문제를 해결한 모네로판 라이트닝 네트워크의 인기가 높아지면 마이모네로 이용자들도 더 저렴하고 빠르게 거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리랩스는 또한, 샌프란시스코나 뉴욕 등 이른바 핀테크 중심지가 아닌 곳에서도 경쟁력 있는 업체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모네로 커뮤니티의 결속을 더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탈중앙화를 가속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 내 다양한 미디어 채널에서 특정 개인에게 지나치게 집중된 영향력을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 작업은 기본적으로 모네로 생태계를 단 한 차례 실수나 문제에 휘청이지 않게 강화하는 작업이지만, 동시에 너무 많은 데 관여함으로써 스파그니에 걸린 과부하를 덜어주는 효과도 있다.

마이모네로가 뜬다

스파그니가 이선으로 후퇴한다고 해서 모네로가 아예 리더 없이 운영된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다만 모네로는 더 많은 사람이 지도부에 합류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향해 협력하며 나아가는 방식을 꿈꾸고 있다.

그동안 주요 투자자나 스파그니 같은 자문위원에게 덜 의존하면서 사업을 운영하는 법을 연구해온 덕분에 마이모네로의 폴 샤피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샤피로는 마이모네로를 주요 핀테크 업체들은 물론 주요 소매업체들이 일종의 기업금융 계좌처럼 쓸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을 만들겠다는 원대한 계획을 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샤피로는 너무 비싼 거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그가 계획한 대로 업체들을 끌어모으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모네로의 면면을 분석해 소개한 모네로하우(monero.how)라는 사이트에 따르면 모네로의 거래 수수료는 몇 센트에서 많게는 2달러까지 나오기도 한다. 비트코인만 취급하는 곳에 모네로를 비트코인으로 환전해 대금을 결제하려면 더 비싼 수수료를 내야 할 때도 있다. 다른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를 간편하게 교환할 수 있게 해주는 라이트닝 네트워크와 같은 스케일링 솔루션이 이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이 사례에서 엿볼 수 있듯이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개발자와 사업 부서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

그러는 사이 샤피로는 또한 무료 마이모네로 지갑 앱을 다시 출시했다. 이미 마이모네로 지갑 이용자가 50만 명 정도 되고, 마이모네로는 곧 노스캐롤라이나주나 테네시주에도 지사를 열고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마이모네로 데스크톱 앱의 코드는 이미 깃허브에 올라가 있고, 업데이트 버전을 iOS에서 배포할 수 있도록 이미 애플의 승인도 받았다.

이제 샤피로는 호니그와흐가 이끄는 글로비와 제휴를 맺고 이용자들이 모네로를 사서 곧바로 마이모네로 지갑에 보관하고, 마이모네로 지갑 속 모네로를 비트코인으로 알아서 바꿔 거래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다. 샤피로는 새로운 서비스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신용카드로도 모네로를 살 수 있게, 그리고 이 모든 과정을 마이모네로 앱 안에서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하면 예를 들어 커피를 한 잔 마시러 가서도 모네로가 부족하면 곧바로 쉽게 모네로를 채워 쓸 수 있게 될 것이다.”

사실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실생활에서 쓰지 않는 주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쓰기 불편해서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모든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모네로처럼 좀 더 편리하게 암호화폐를 쓰는 법을 개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샤피로는 말했다.

평범한 사람들이 어렵지 않게 쓸 수 있는 암호화폐, 이것이 우리의 미션이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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