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의 이해_#1: 개념·종류·이론

스테이블코인 개념, 종류부터 기반 이론까지 총 정리

등록 : 2018년 9월 20일 16:38 | 수정 : 2019년 6월 23일 23:38

DECON의 암호경제학개론

암호경제학은 블록체인 기반 분산 시스템을 설계, 구현하는데 핵심 요소입니다. 하지만 그 연구는 아직 미성숙한 단계죠. 암호경제시스템 전문 연구기업 디콘(DECON)과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암호경제학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무엇인가요?

the world of stablecoins

책 <블록체인 혁명>의 저자이자 블록체인 업계에서 잘 알려진 돈 탭스콧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자산들을 크게 7가지 종류로 분류했습니다.

  1. Cryptocurrencies : 비트코인과 같이 블록체인상 P2P 거래를 위한 토큰
  2. Platforms : 이더리움과 같이 dApp 혹은 Middleware를 구현하기 위한 토큰
  3. Utility Tokens : Augur와 같이 서비스가 운영되기 위해 필요한 토큰
  4. Security Tokens : 증권과 같이 가치 상승을 하는 토큰
  5. Natural Asset Tokens : 원유 및 광물 등 천연 자산에 대한 소유를 증명하는 토큰
  6. Crypto-Collectibles : Cryptokitties와 같이 수집 활동을 위해 발행된 토큰

그리고 

  1. Crypto-Fiat Currencies and Stablecoins

스테이블코인은 위 6 종류의 토큰들과 다른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얼핏보면 1번 암호화폐(Cryptocurrencies)와 무엇이 다른지 구분하기 힘든데요. 개인 간 거래를 위한 암호화폐와 달리 스테이블코인은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발행된 토큰이라고 정의하면 됩니다. 다른 목적보다 어떠한 일이 일어나도 지정된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되죠.

스테이블코인, 필요한가요?

어떻게 보면 가격 유지라는 단순한 기능만 가지고 있는 스테이블코인에 사람들은 왜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요?

결론 먼저 말씀드리자면 현재 대부분 암호자산의 가치는 너무 불안정하며 블록체인상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치가 안정적인 결제 수단이 필요합니다.

“만약 제가 여러분에게 급여를 드린다면, 여러분은 그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습니까 아니면 현금으로 받겠습니까?”

실제로 제가 여쭤본 질문입니다. 비트코인을 선택한 분들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과소평가 돼있고 이후 더 상승할 것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에, 현재 급여만큼의 비트코인을 받는 게 앞으로 더 이득이라 생각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반대로 현금을 선호하는 분들은 ‘현재 비트코인 가치가 많이 하락했고 더 하락할 것 같아 현금을 받는 게 더욱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이처럼 암호자산의 가치가 예측할 수 없으면 상대방의 선호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금융거래를 할 수도 있고, 할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가격 변동성 때문에 대부분의 암호자산 보유자들은 암호자산으로 거래를 하는 것으로 꺼리고 있고, 화폐로써 사용하기보단 해당 암호자산의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수익 창출용으로 구입·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일반적인 화폐는 통상 ‘교환 매개의 기능’, ‘가치 저장의 기능’ 그리고 ‘가치 척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환 매개의 기능은 상대방이 가치를 수령하고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가치 저장의 기능은 보유만 하고 있어도 화폐가 가지고 있는 구매력에 변동이 없다는 것이죠. 위 두 개의 기능이 존재하면 사회 일원 모두 공통된 기준으로 화폐의 가치를 평가할 수 있기 때문에, 가치를 측정할 수 있는 가치의 척도 기능을 갖게 됩니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암호 자산들은 가격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가치의 저장 기능’과 ‘가치 척도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은 토큰 자체의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다른 암호자산 보다 더욱 우월한 ‘가치 저장의 기능’과 ‘가치 척도의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실제 화폐로 쓰일 수 있는 암호자산이 되는 거죠.

결론적으로 화폐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기존 암호자산으로 블록체인에서 구현하기 힘들었던 정상적인 경제 활동들이 실현 가능해집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여 보증금을 예치하게 되면, 이후 보증금을 돌려받을 시에도 가치가 그래도 유지되기 때문에 실제로 장기 스마트 콘트랙트를 체결할 수 있습니다.(가치 저장의 기능) 또한 월급을 스테이블코인으로 지급하면 서로 주고받는 가치가 화폐를 통해 합의될 수 있기 때문에(가치 척도의 기능) 고용주, 피고용인 모두가 만족하는 거래가 형성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면 장기적 금융서비스와 건전한 경제 활동이 블록체인 상에서 구현이 될 것이며, 궁극적으로 대중의 기술 도입(Mass Adoption)이 좀 더 수월하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스테이블코인의 종류

스테이블코인은 크게 법정화폐 담보(Fiat-Collateralized), 암호자산 담보(Crypto-Collateralized), 그리고 무담보(Non-Collateralized) 스테이블코인으로 나뉩니다.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특정 기관에게 법정화폐를 예치하고, 예치금에 상응하는 가치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 받아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은 이더리움과 같은 기타 암호자산을 스마트 콘트랙트에 맡기고, 프로토콜의 담보대출비율에 따라서 대출받아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무담보 스테이블코인은 아무런 담보없이 발행되어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각 종류를 대표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아래와 같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종류

파란색으로 표시된 스테이블코인들은 현재 론칭을 완료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괄호 안은 론칭 시점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어떻게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나요?

각 스테이블코인마다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은 다릅니다. 하지만 모든 스테이블코인은 공통적으로 화폐수량설(Quantity Theory of Money)이라는 경제학 이론을 기반으로, 화폐 공급량을 통제해 화폐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궁극적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백서에서 화폐수량설을 참고해 구상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화폐수량설

화폐수량설의 수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M x V = P x T

(M = 화폐 공급량, V = 화폐 회전율, P = 화폐 평균 가격, T = 화폐 거래량)

화폐수량설은 장기적으로 통화의 가치는 재화처럼 공급량에 따라 가치가 변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환율이 $1 = ₩2000일 경우(원화의 가격이 낮을 경우) 현재 유통되는 원화를 ½ 축소하면 환율은 $1 = ₩1000이 된다(원화의 가격이 상승한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스테이블코인들도 이러한 이론을 기반으로 화폐 공급량 증감을 통해 가격을 안정적으로 유지합니다.

만약 토큰의 가치가 일정한 가격 아래로 떨어졌을 경우 네트워크 참가자들이 토큰을 소각하도록 유도합니다. 이렇게 되면 토큰의 총 공급량이 줄어들고 토큰의 가격은 올라갑니다. 반대로 토큰의 가치가 일정한 가격 위로 올라갔을 경우, 참가자들이 더 많은 토큰을 발행하도록 유도하여 공급량을 증가시키고 토큰의 가격을 인하시킵니다.

하지만 화폐수량설은 약 16세기부터 등장했고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화폐 회전율(V)과 화폐 거래량(T)이 장기적으로 일정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인데요. V와 T가 일정하기 때문에 M과 P는 완벽히 비례하는 것이죠.

화폐수량설은 성숙단계에 진입한 경제구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론이기 때문에 화폐의 회전율과 거래량이 일정하다고 가정하였습니다. 하지만 급변하고 아직 미성숙 단계를 거치고 있는 대부분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 내 토큰 회전율과 토큰 거래량이 일정하다고 가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토큰 회전율과 토큰 거래량이 변수로 고려될 경우, 다른 경제학 이론을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위일체.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삼위일체 불가능 이론 (Impossible Trinity)

또한 스테이블코인은 종류에 따라 특성이 다릅니다.

스테이블코인은 고정 환율을 갖고 있지만 어떤 스테이블코인은 고정 환율이 아닌 대신 자체 ‘통화정책’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토콜을 갖고 있습니다. 즉 특정한 스테이블코인은 다른 종류의 스테이블코인이 갖고 있지 못한 특성을 갖고 있지만, 반대로 다른 스테이블코인들은 갖고 있지만 해당 스테이블코인엔 없는 특성이 있다는 거죠. 모든 특성을 지닌 스테이블코인이 없는 이유는 경제학에서 거론되는 삼위일체 불가능 이론(Impossible Trinity)상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199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먼델(Robert Mundell) 교수는 각 국가의 법정화폐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Free Capital Flow), 고정 환율(Fixed Exchange Rate), 그리고 독자적 통화정책(Sovereign Monetary Policy) 총 3가지 화폐의 특성을 모두 보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중 2가지 밖에 보유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가 위 3개의 특성 중 2가지만 보유하고 있죠.

대한민국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 국가 간 자유로운 자본 이동이 가능하고 각국이 통화정책을 보유하고 있지만 고정환율을 가지고 있진 않습니다. 두 나라 같은 경우 고정환율제가 아닌 변동환율제를 운영하기 때문에 환율이 매분 매초 바뀌는 것이죠.

이와 반대로 중국은 반고정환율제(정확히 말하자면 관리변동환율제입니다)와 독자적 통화정책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신 국가 간 자유로운 자본 이동은 제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유로운 자본 이동과 고정환율제를 가져가지만 독자적 통화정책을 포기한 케이스는 유럽연합(EU) 내 회원국들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EU 회원국들은 이웃 회원국 간 자유롭게 자본을 이동할 수 있고 공통된 화폐를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경제체계라 하더라도 고정된 환율로 거래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EU에서 화폐를 통제하기 때문에 각 회원국은 자국의 통화정책을 운영할 수 없죠.

실제로 대한민국은 자유로운 자본 이동, 고정환율제 그리고 독자적 통화정책 이 3가지 모두를 같이 운영하다가 1997년 외환 보유고가 바닥나면서 IMF(국제통화기금)에게 손을 벌린 뼈아픈 과거가 있습니다. 이후 우리나라는 고정환율제를 포기하고 변동환율제를 선택하게 되었죠. 각 스테이블코인 또한 아래와 같이 3가지 중 2가지의 특성만 가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상 사용되는 토큰의 한 종류라는 특성상 자유로운 자본이동은 모든 스테이블코인이 가진 성격입니다. 다만 고정환율과 독자적 통화 정책 간 트레이드오프(Trade-Off·어느 것을 얻기 위해선 다른 것을 포기해야 하는 관계)가 발생합니다.

신용화폐 담보는 자유로운 자본 이동과 고정환율을 가지고 있지만 독자적 통화정책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암호자산 담보 스테이블코인과 무담보 스테이블코인 같은 경우, 고정환율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독자적 통화정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 그리고 공통적으로 어떤 경제학적 이론을 갖고 구상됐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법정화폐 담보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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