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테더(USDT)가 크라켄(Kraken)으로 몰리는 이유

"테더 토큰을 달러화로 직접 바꿔주는 거래소라서"

등록 : 2018년 10월 22일 12:56 | 수정 : 2018년 10월 22일 23:13

이미지=Getty Images Bank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는 가운데 이번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이 관리하는 지갑으로 테더 토큰이 갑자기 몰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더 토큰 한 개를 미화 1달러로 직접 바꿔주는 사실상 유일한 거래소가 크라켄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더 통화량을 추적, 집계하는 테더 리치 리스트(Tether Rich List)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크라켄 거래소의 지갑은 약 4,700만 개 테더를 보유해 전체 지갑 가운데 일곱 번째로 많은 테더를 보유한 지갑으로 기록돼 있다. 불과 2주 전인 지난 7일만 하더라도 크라켄은 지갑에 테더를 약 2,160만 개 보유해 테더 보유량 순위도 22위에 불과했다. 과거 데이터를 보더라도 크라켄 거래소의 지갑에 든 테더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대략 1,000만 개에서 2,400만 개를 오르내렸다. 다시 말하면 지금 갑자기 테더가 몰린 것은 무척 이례적인 현상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위기에 휩싸인 테더를 미국 달러화를 바꾸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일어난 현상으로 보고 있다.

크라켄은 테더를 직접 미국 달러화로 바꿔주는 몇 안 되는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다른 거래소로는 테더 토큰을 발행하는 회사 테더(Tether Ltd.)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거래소 비트파이넥스(Bitfinex), 그리고 비트렉스(Bittrex)가 있다) 크라켄으로 테더가 몰린다는 것은 지난주 내내 시장 거래가가 명목 가격인 토큰 한 개당 1달러에 미치지 못한 테더가 여전히 여러 의혹을 풀지 못하고 시장에 확신을 주지 못했다는 뜻이다.

트위터에 사람들이 테더를 왜 크라켄 지갑으로 부랴부랴 옮기는지 이유를 궁금해하는 트윗이 올라오자, 이내 누군가 짧게 답을 달았다.

“(크라켄에서만) 테더를 달러로 곧장 바꿀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크라켄에서는 테더와 미국 달러화 거래만 취급한다. 다시 말해 크라켄 이용자들은 테더를 다른 암호화폐로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다.

시장에서 평가받는 테더의 가치가 1달러에서 멀어질수록 테더를 이용한 차익거래 마진은 커진다. 바로 이 점도 많은 이들이 테더를 크라켄으로 옮긴 원인 가운데 하나로 보인다. 실제로 테더의 시장 거래가가 개당 $0.85까지 급락했던 지난 15일, 크라켄에는 테더 매도 주문이 쇄도했고, 이날 테더 거래량은 크라켄에서 테더를 취급한 이래 단연 가장 높았다.

 

지난해 3월 크라켄에서 테더를 취급한 이래 15일 테더 거래량은 일일 거래량 기준 압도적으로 높았다. (한눈에 보이는 우뚝 솟은 빨간 선이 15일의 매도 물량)

 

사는 건 쉽지만 팔기는 어렵다

지난 2016년 발간한 테더 백서를 보면, 테더 토큰을 보유한 이들은 (거래소를 거칠 필요 없이) 테더를 발행하고 관리하는 회사 테더 측에 직접 토큰을 반납하면 언제나 개당 1달러 환율로 달러화를 받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런데 몇몇 이용자들은 지난 몇 달간 백서에 적힌 대로 토큰을 반납하고 달러화를 받으려 했지만, 과정이 원활하지 못했다고 증언한다.

핀테크 스타트업 스피가(Spiga)의 창립자 제프 페린도 그 가운데 한 명이다. 페린은 코인데스크에 지난 1월과 2월 테더 회사 홈페이지에 가서 토큰을 반납하고 개수만큼 달러화를 받으려고 신청했다고 밝혔다. 고객파악제도에 따라 신원 정보를 입력하고 정해진 요건을 모두 채웠지만, 테더 측은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았고, 10월이 되도록 여전히 해당 신청 사항은 “검토중(pending approval)”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이자 마케팅 스타트업 림크(Limk)를 창립한 오구즈 서다르의 경험도 페린과 비슷하다. 서다르는 지난해 12월 테더를 달러화로 바꾸려 했지만, 신원 확인 및 검증 과정에서 신청 절차가 덜컥 중단되더니 몇 달째 계정이 사실상 동결됐다고 말한다.

테더를 무사히 바꿨다는 사례도 없지 않다. 투자회사 프리미티브 벤처스(Primitive Ventures)의 도비 완은 자기가 아는 트레이더 친구 두 명이 테더를 달러로 무사히 바꿨다며, 인증샷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Auditcarlo라는 트위터 이용자는 곧바로 이 인증샷은 거래소에서 거래된 기록일 뿐 테더 회사를 통한 정상적인 테더-달러화 환매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uditcarlo는 원래 비트파이넥스와 테더를 사사건건 비판해온 이용자로 유명하긴 하지만, 인증샷을 올린 도비 완이 별다른 해명을 하지 않아 여전히 의혹이 남아 있다.

백서에 설명한 대로 토큰을 바꿀 수 없게 되자 이용자들이 너도나도 토큰을 크라켄 거래소로 옮긴 뒤 이를 달러로 바꾸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크라켄과 테더 측은 코인데스크의 취재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한편 크라켄을 지지하는 커뮤니티 모임의 트위터 계정은 거래소 지갑에 테더가 늘어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추정했다.

“트레이더들은 원래 테더 토큰을 크라켄으로 옮겨 시장 거래가가 얼마든 구애받지 않고 테더를 달러로 바꾼 뒤 달러를 가지고 다시 다른 암호화폐를 사곤 한다.”

이에 트위터 이용자 Soleil Du Soir가 해당 트윗에 댓글로 테더 가격이 곤두박질치리라는 세간의 전망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던졌고, 크라켄 지지 커뮤니티 계정은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꼭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테더를 달러로 바꾸는 이들이 모두 가격에 관계없이 지금 당장 테더 자체를 팔아치우는 거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는 차익 거래를 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달러화로 장외거래를 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여러 가지 사례와 상황이 한데 섞여 있다고 본다.”

테더는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전체 암호화폐 가운데 여덟 번째로 규모가 크지만, 여러 가지 의혹을 끝내 해소하지 못하며 암호화폐 커뮤니티 안에서도 우려를 자아냈다. 당장 테더가 발행한 토큰을 전부 다 바꿔줄 수 있는 만큼의 달러화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혹을 끝내 해소하지 못했고, 백서에 나온 대로 감사 기관으로부터 회계감사를 받겠다는 약속도 아직 지키지 않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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