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출신 IT 1세대가 블록체인에 뛰어든 이유

[인터뷰] 신창균 파이온체인 공동대표

등록 : 2018년 11월 14일 07:00 | 수정 : 2018년 11월 27일 11:31

신창균 파이온체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사진=한수연 기자

신창균 파이온체인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지난 10월 25일 서울 여의도동 위워크에서 신 대표를 만났다. 사진=한수연 기자

 

“블록체인 업계에서 창업에 나선 이유? 인터넷, 모바일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다.”

신창균 파이온체인 공동대표의 말이다. 신 대표는 인터넷의 폭발적인 성장과 모바일의 부상을 업계 맨 앞줄에서 경험한 사람이다. 처음 IT 업계에 들어온 건 2000년. 네이버 전신인 엔에이치엔(NHN) 초창기 멤버로 IT에 뛰어들었다. 사원번호 56번이다.

한국 IT 1세대, 블록체인에 뛰어들다

NHN이 신창균 대표의 첫 직장은 아니다. 신 대표는 “직감적으로 세상의 큰 변화를 느껴” 첫 직장인 LG카드를 그만두고 NHN에 입사했다고 한다. 지금이야 네이버가 대기업이지만, 당시만 해도 스타트업이었던 시절이다. 신 대표는 꼭 10년을 네이버에서 일했다. 10년 중 7년은 중국에서 M&A를 이끌었다.

예의 직감은 인터넷의 시대가 가고 모바일이 부상하던 시점에도 발동했다. 모바일의 가능성을 보고 2009년 모바일 광고 전문 기업 퓨처스트림네트웍스(FSN)를 공동창업한 것이다. 일찌감치 모바일의 가능성을 본 신 대표는 FSN를 코스닥 상장사로 성장시켰다. 올해 이 회사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식스 네트워크’로 ICO(암호화폐공개)를 추진하기도 했다.

인터넷과 모바일 시대를 모두 겪은 신 대표가 말한다.

“블록체인에는 인터넷, 모바일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회가 있다”라고.

블록체인 업계가 아직 초기 단계라 소위 ‘빅 플레이어’가 나오기 전이라고 판단해 기회라고 생각한 걸까? 한국이 매력적인 블록체인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일까? 기자의 질문에 신 대표는 모두 “아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에 보다 근본적인 잠재력이 있다는 것이다.

“중간 매개자를 없앤 블록체인은 기존 IT 강자들이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해체한다. 전 세계 IT 거인들을 넘어설 수 있는 거대한 기회가 온 상황이다. 만약 내가 또 다른 모바일 기업을 창업한다면 텐센트나 네이버, 라인을 뛰어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블록체인에서는 가능성이 있다. 이 기회를 살리고 못 살리고는 한국 기업이냐, 중국 기업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 자체의 문제다.”

신 대표는 지난 10월, 올해 4월 전찬석 공동대표가 설립한 파이온체인에 합류해 자본금을 14억원으로 늘리고 공동대표 체제로 본격적인 사업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투자부터 M&A, IPO(기업공개), ICO(암호화폐공개)까지 경험했다. 경험적으로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학습이 된 상태”라며 “이 기회를 잘 살리면 그 전에 이루지 못한 더 큰 가능성을 이룰 수 있다”고 자신했다.

 

파이온체인, 인터체인 프로토콜 ‘주(Jeux)’ 띄운다

파이온체인은 올해 안에 프로젝트의 근간이 되는 인터체인 프로토콜인 ‘주(JEUX)’의 데모 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인터체인은 쉽게 말해 블록체인과 블록체인을 연결하는 기술이다.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이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다. 이더리움과 이오스(EOS)를 예로 들어보자. 이더리움 네트워크와 이오스 네트워크는 서로 분리돼 있기 때문에 이더(ETH)를 이오스에서 거래할 수 없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즉 이종 코인 간 트랜잭션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이콘, 완체인, 코스모스 등 인터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했지만, 아직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PoC) 단계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6월 파이온체인에 합류해 주 개발을 이끌고 있는 김주환 박사는 “비판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이종의 암호화 자산간 거래를 구현할 수 없는 현재의 블록체인 기술과 댑으로는 장난감 또는 예제 애플리케이션 이상은 구현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장난감이 아닌 실제 댑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체인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는 어떻게 이종 코인 간 트랜잭션을 구현할까. 김 박사는 “블록체인 A에서 블록체인 B와 C에 있는 코인 b, c를 거래할 수 있게끔 블록체인 A가 B와 C에 계좌를 개설하고 직접 입출금을 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때 B와 C에는 거래 기록이 남고, A에는 입출금 기록이 남는다. 김 박사는 “내가 읽은 (인터체인) 백서 중 이같은 방식을 취한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박사는 “이게 설명하기는 쉽지만 구현은 어렵다”며 “네트워크가 입금을 받기 시작하면 개인 키(private key)를 누가 보유하느냐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키를 주의 노드들에 분산 수납하는 방식을 생각해냈다. 분산 키(distributed key)에 기반한 보안 기술을 인터체인에 적용한 것이다.

김 박사는 흩어져 있는 개인 키를 다시 재조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래를 승인하기 위해 ‘멀티파티컴퓨테이션(Multi-Party Computation·이하 MPC)’이라는 기술을 발전적으로 도입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MPC는 사람들이 서로의 비밀을 공개하지 않고, 그 비밀의 합과 곱을 구하는 암호학 연구 분야다. 김 박사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서 이용하는 암호학 기술을 뭉뚱그려 얘기하자면, ‘특수한 수 체계’ 내에서 일련의 덧셈과 곱셈을 수행하는 것”이라면서 “따라서 MPC로 구현하는 덧셈과 곱셈의 연산 능력은 전반적인 암호화 기술을 ‘즉각적으로 대체할(drop-in replacement)’ 수 있다”고 말했다.

 

파이온체인의 인터체인 프로토콜 '주' 개념도. 이미지=파이온체인 제공

파이온체인의 인터체인 프로토콜 ‘주(JEUX)’ 개념도. 이미지=파이온체인 제공

 

물론 MPC만으로는 참여 노드들의 보안을 검증하는 문제나 51% 공격에 대한 안정성 문제, 임의 참여/탈퇴로 인한 네트워크의 완결성 문제 등을 풀 수 없다. 김 박사는 이 점을 짚으며 “실질 적용까지 여러 난제가 존재한다. 실용적인 연구와 개발로 이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창균 대표는 곧 데모 버전이 나올 주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주의 기술력을 보여주고 내년 1분기쯤 ICO(암호화폐공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백서만으로 투자금을 모아, 이 자금으로 프로덕트를 만들려 하지 않는다. 현재 가진 역량으로 프로덕트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먼저 시장에 선보이고, 이 프로덕트의 잠재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받아 보다 완성도 높은 프로덕트와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현재 파이온체인은 주를 개발하는 동시에 주가 출시되면 그 위에 올라갈 다양한 댑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그렇다면 인터체인 프로토콜인 주에서 댑을 구현하는 것은 일반 플랫폼 블록체인 위에 댑을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이 물음에 김주환 박사는 3가지 답변을 내놓았다.

  • 개별 블록체인의 댑은 댑이 올라가 있는 블록체인의 코인만 수취할 수 있다. 반면 인터체인에 댑을 올릴 경우 사업자는 댑으로 대금을 결제받거나, 재화를 위탁받을 수 있다.
  • 토큰화된 자동차, 부동산, 증권 등 이종의 암호화 자산간 거래를 구현하는 댑을 만들 수 있다.
  • P2P를 위한 댑의 경우, 사업자 없는 거래소 혹은 사업자 없는 전자상거래 등을 구현할 수 있다.

김 박사는 “선언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인터체인 기술은 블록체인이 실물 경제와 만나는 관문”이라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개별 메인넷을 잘 하고 있는 프로젝트들은 이미 존재한다. 하지만 블록체인 네트워크 간 트랜잭션과 교류를 만드는 건 이들 개별 프로젝트가 추구하기 어려운 과제”라며 “아직 누구도 이루지 못했기에 도전적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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