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버랜드 홍준기 “기관투자자들 암호화폐 시장 진입기반 마련됐다”

[암호화폐 거래소 토론회] 홍준기 컴버랜드 코리아 대표 발언 전문

등록 : 2018년 12월 11일 17:06 | 수정 : 2018년 12월 12일 17:08

지난 10일 서울 국회도서관에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 김선동 의원(자유한국당), 유의동 의원(바른미래당)이 공동 주최하고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주관한 ‘투명하고 안전하고 효율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디자인 정책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건전한 암호화폐 생태계 조성을 위해 거래소들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을 독자 여러분과도 이어 나가기 위해,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패널들의 발언 내용 전체와 발표 자료를 공개합니다. 아래는 홍준기 컴버랜드 코리아 대표의 발언 내용을 다듬은 글입니다.

홍준기 컴버랜드 코리아 대표. 사진=코인데스크코리아

 

저는 시카고에 본사가 있는 미국에서 가장 큰 암호화폐 장외거래 기업 컴버랜드의 한국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 30년간 월스트리트를 비롯해 정통 금융업을 해왔다.

한국에서는 스위스 종합금융그룹인 UBS의 한국 대표를 맡았다. 또 한국 정부와도 IMF 당시 다양한 일을 했는데, 금융발전심의위원회 멤버로 시작해서 금융감독원 거시금융 자문, 한국은행 통화 정책 자문 등 정통 금융에 관한 많은 금융기관 자문을 해왔다.

컴버랜드가 한국 대표로 저를 스카웃한 이유는, 컴버랜드는 5년 전에 DRW라는 금융회사가 세운 자회사다. 외환과 파생상품을 장외거래하는 금융 회사인데, 한국에서도 금융인이 맡아서 금융적인 관점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제가 보기에 암호화폐 장외거래를 하는 것은 파생상품, 외환과 많이 흡사하다.

1993년 미국에서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파생상품 전문가로 왔는데, 당시 몇 개 한국 회사가 파생상품으로 손실이 났기 때문에 파생상품이라고 하면 투기고 위험한 상품, 절대 쓰면 안되는 상품 취급을 받았다. 지금은 한국에서 해외 공사들이 채권을 발행하면 반드시 파생상품을 쓰도록 돼 있다. 암호화폐 역시 제 생각에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한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정부가 육성해야 하는 자산으로 인정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국내를 떠나서 해외에서 어떤 일이 생기고 있나 말을 하고 싶다. 글로벌 트렌드를 보면, 몇 분의 발표자 분들이 말씀하셨지만 유틸리티 토큰과 증권형 토큰이 있는데 증권형 토큰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예컨대 우리나라 젋은 부부가 일을 해서 집을 사려고 돈을 모은다. 한달에 백만원, 이백만원 씩 모은다. 하지만 당장에는 집값이 비싸니 못사고, 10년간 모은 후 집을 사려고 하지만 10년 동안 집값이 엄청나게 뛴다. 저축이 집값을 못따라간다. 그런데 증권형 토큰은 이런 비싼 집값을 작은 단위로 나눠서 살 수 있다. 예컨대 미국 맨해튼에 실제로 이런 토큰이 나왔는데, 몇 억원에 거래되는 집을 쪼개서 이천만원 단위로 살 수 있다. 또 이천만원 상당의 토큰을 산 사람은 그 토큰을 마음대로 거래할 수 있다. 미국 증권법에 따라서 맞춰 나온 증권화된 토큰이다. 작은 단위로 유동성을 주고, 많은 젊은이들도 자산가가 아니더라도 자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하나는 인프라 시설에 투자가들이 몰리고 있다. 인프라가 잘 이뤄져야 된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비트코인은 사기라는 말이 많이 나왔다. 특히 트랜잭션을 비트코인은 1초에 3~7개 밖에 못하고 비자는 24000개를 할 수 있다고 하는 소리가 있는데, 이건 인프라 발전을 제대로 이해 못해서 그런 것이다. 예컨대 (블록체인 프로젝트) 해시그래프는 (블록체인) 인프라를 만들고 있는데 1초당 트랜잭션이 비자의 10배 이상인 50만개이다. 기술이 얼마나 빨리 발전하고 있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다. 또 솔라다라는 회사는 1초당 75만 트랜잭션이 가능하다. 해외에서 인프라 기술의 발전이 아주 놀랍다. 비트코인 하나만 보고 기술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전혀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다음 추세로 볼 수 있는게, 오늘 주제로 삼은 이야기인데 기관 참여를 이야기 하고자 한다. 컴버랜드도 5년전에 시작했을때 거의 100% 개인들이 장외거래를 하려고 왔었다. 그 중에서 1억원 이상만 거래했기 때문에 주로 큰손들만 장외거래를 했다. 지금 현재 미국의 카운터파티의 90%가 법인이다. 기관화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인들이 계좌 트기가 어려운 것으로 아는데, 하지만 시장이 전문화되고 선진화되려면 기관들 참여가 아주 중요하다. 금융 기관 투자자가 없다면 발전이 힘들다. 기관 투자자들은 ‘묻지마 투자’를 안한다. 위험관리에 대한 상당한 투자를 하고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런 전문 기관들이 들어와야 발전할 수 있다. 외국에서는 전문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기관 참여가 저조하다.

기관 투자자들이 들어오려면 어떤 게 필요한지 말하겠다. 5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번째는 커스터디 솔루션인데, 수탁서비스다. 정통 금융에서는 이 분야가 상당히 발전돼 있고 분리돼 있다. 증권회사나 증권 브로커, 증권거래소는 커스터디 서비스를 안한다. 대신 커스터디 전문 기관이 있다. 노던트러스트, 스테이트스트리트,  뉴욕멜론은행 등이 금융권 사람들은 이름만 들으면 바로 아는 글로벌 수탁 전문 은행들이다.

두번째로 가치평가를 할 수 있는 연구소, 기관들이 있어야한다. 세번째는 자금을 빌리고 빌려줄 수 있는 대차거래가 가능해야한다. 네번째는 시장의 유동성이 필요하다. 다섯번째는 법적, 규제적 명확성이다. 이 같은 다섯가지가 기관 투자 참여를 위해서 필요하고, 우리나라도 필요하다.

커스터디 서비스, 수탁 업무가 왜 중요하냐? 미국에서 헤지펀드나 이런 펀드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기 위해서 시장에 들어오고 싶은데, 시장을 잘 이해하고 트레이딩도 잘하는데, 기술과 결합돼 있다보니 월렛에 대한 보안성 등은 헤지펀드의 영역이 아니다. 이런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수탁 회사가 있으면 좋은데, 굉장히 중요한 변화가 피델리티와 같은 정통 금융사 중 제일 중요하고 보수적인 금융기관이 커스터디 업무를 하기 시작한 점이다. 미국의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이제는 보안 걱정 안하고 피델리티한테 커스터디를 맡기고 자기들은 트레이딩만 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진 것이다. 암호화폐 영역에서 한국에 전문 수탁기관이 부족한 것 같다. 해킹사고나 이런 부분을 걱정하는 것도 수탁기관이 없는 탓이다. 이미 해외에서 피델리티를 비롯해서 일본 노무라 역시 이 영역에 들어왔고, 새로운 비트고라는 회사 역시 글로벌 수탁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정통 금융회사가 비트고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는 커스터디 시장이 (빠르게 늘면서) 투자 기관들은 보안과 관리의 걱정이 끝났다. 기관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다.

그 다음이 대차거래다. 기관 투자자가 진입하려면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 가격이 내려가면 헤징을 해야한다. 투자하는 사람들은 가격이 올라갈 때 뿐만 아니라 내려갈 경우에도 투자를 한다. 소위 공매도(숏)를 한다. 이렇게 할 수 있어야지 기관들이 들어오지, 한 방향으로 살 수만 있다면 안 들어온다. 숏을 할 수 있거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는 헤징을 할 수 있는 대차 거래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미 독일, 일본, 미국 등지에 대차거래를 하는 기관들이 생겼다. 수탁기관이나 렌딩이나 바로우 기관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는 아직 없는 탓에 이 부분이 뒤지고 있다.

또 필요한 부분이 선물이다. 미국 양대 규제기관이 있다. SEC(증권거래위원회)와 CFTC(상품선물거래위원회)다. 선물 역시 헤징에 사용된다. CFTC 위원장의 인터뷰가 감명깊었다. 그는 “우리는 규제는 하지만, 산업을 다치지 않도록 하는 ‘Do no harm’ 원칙이 있다”는 말을 했다.

정통 금융인의 입장에서 보면, 아직 기다리는 상태이지만 세계는 빠르게 움직이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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