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SF_더 파이브_#25] 국가 독립의 날

25화: 유크로니아 독립선언서

등록 : 2018년 12월 31일 19:43 | 수정 : 2018년 12월 31일 19:44

일러스트=김태권

지난 줄거리

이 년 전. 게임월드로 출발한 유크로니아 플랫폼은 출시 이후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일 년이 지나면서 이상 신호들이 여기 저기에서 감지된다. 유크로니아 플랫폼을 창시한 원로회 주요 멤버인 마훌은 살해되었고, 여러 가지 갈등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가운데, 거대한 해상도시 유크로니아호가 출항한다. 유크로니아호를 출항시킨 주역이자 레드존의 핵심을 구성하는 베를루스국의 여왕 테스와 그녀의 손녀 세라 사이에 묘한 긴장감과 가치관의 충돌이 곳곳에서 발생하고, 결국 유크로니아를 이용한 권력 및 경제력 장악의 꿈을 꾸던 테스 여왕의 실각과 함께 베를루스국과 유크로니아에는 새로운 시대가 찾아온다. 잠잠한 듯 보였던 블루존에서도 문제가 터져 나온다. 새롭게 개량된 PoW의 이상을 우회한 중국의 ‘농장’에 갇혀서 학대당하던 현우는 <더 파이브>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에 성공한다. 예기치 못한 도전에 봉착한 블루존의 상황에 대해 한 민은 하드포크를 이용한 해시전쟁을 통해 유크로니아 사용자들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극복한다.

-유크로니아 원로회라니. 뭔가 로마같네요.

버드가 말했다.

-의상 코드는 통일되어있습니다.

퍼스트가 버드에게 말했다. 버드는 라커 의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유크로니아 내의 온라인 회의라서 다들 표정이 없지만 죽은 마훌 대신 자리를 차지한 어린 버드를 반기는 사람은 없어보였다.

-죄송합니다.

버드는 곧바로 검은 수도사복을 클릭했다.

-유크로니아에서 이제는 정치를 빼고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어요.

카르나가 말했다.

-전세계의 오분의 일이 영주권을 갖게되는 시기가 이렇게 빨리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지.

-블루존, 레드존 등을 하나로 잇는 작업이 성공해서입니다. 그리고 예상되었던 여러 문제점들이 <더파이브>의 활약과 이들을 돕는 사람들의 절묘한 하모니가 있었죠. 계획보다 빠르게 일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퍼스트가 미소지었다.

-그러면 다음 단계로 진행해야겠군. 유크로니아의 존 통합 다음이 뭐였지? 이제 우리들의 선조들이 수백 년 동안 그려왔던 미래의 밑그림이 본격적으로 나타나려고 하는군.

에스메랄다가 말했다.

-통합 다음은 유크로니아 독립 선언입니다. 독립선언이라니 대단하네요. 축하파티라도 하는 건가요? 그런데, 수백 년 동안의 계획이라니 무슨 말씀이신지?

버드가 참고문서를 보고 말했다.  

-발언은 관련이 있는 사항만 짧게해주십시오. T리님. 우선, 회의에 처음 참석하시는 것이니 참관만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퍼스트가 말했다.

-저는 다음 주 중에라도 좋다고 봅니다. 선언서는 미리 만들어둔 것에서 약간의 업데이트가 있었습니다. 가감된 것을 빼고서라도 우선 선언서를 다음 주중에 발표한 다는 것에 동의하시는지요? T리님. 거수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무기명 투표니까요.

퍼스트가 손을 번쩍 든 T리를 보며 말했다.


유크로니아 독립 선언서


현재, 유크로니아 블록체인 온라인 체제에 속한 시민들이 영토와 소유 기반의 여러 나라와의 정치적, 경제적 분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크로니아 원로회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자유, 평등, 다양성의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 인류사와 인류의 미래에 대해 엄정히 숙고한 결과, 유크로니아 독립을 다음과 같은 이유에 의해 선언하게 되었다.    

기술의 발달은 인류사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언어와 문자의 발명은 어져 인류사가 기록되기 시작되는 인류문명의 시발점이 되었고, 인쇄술의 보급은 민중에게 학문을 전파하는 계기가 되어 왕권사회에서 근대시민사회로 바뀌는 원동력이 되었으며, 인터넷은 전 세계의 사람들을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하나의 커뮤니티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기술로 인해 전 세계가 하나가 된 유크로니아에서 더 이상 특정한 국가는 독자적으로 분리된 정치, 경제적 활동을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유크로니아 내에서, 인간은 자유롭고 평등하며, 또한 개인의 다양한 성적, 종교적 정체성과 욕구를 존중받아야 함이 강조되고 있다. 기술을 공유하는 한 우리는 하나이고 또 다름이 되는 진리는 자명하다.

기술발전으로 인해 정당한 분배가 이루어진다면 유크로니아에서 의식주의 욕구를 채우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정당한 분배를 공정하게 진행하는 유크로니아 체제를 방해하는 노력은 악행으로간주할 수 있다. 유크로니아는 욕구의 시대에서 욕망의 시대로 넘어가는 시대에 인류의 욕망을 재조정하고 그 욕망달성의 기회를 균등하게 분배하는데 노력할 것이며 이에 반하는 행위들에는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임을 밝힌다.   

전세계인의 5분의 1이 온라인 영주권을 갖고 있는 유크로니아 온라인 플랫폼은 블록체인 기술로 세계를 하나로 잇고 있다. 개인의 자유, 평등, 다양성을 추구하는 블록체인 기술은 인류사에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될 것이며, 다음과 같이 유크로니아 체제에 반하는 폐해들은 인류사를 퇴행시키는 요인들이라고 판단하였고 이들을 적극 배제하고 분리하는 방향을 우리는 선택한다.

 

UN의 현재 역사는 기득권의 악행과 착취를 도와주는 역사이며, 그 목적은 직접 이 땅에 절대 기득권들을 보호하고 영속하게 하려는데 있었다. 지금 이러한 사실을 밝히기 위하여 다음의 사실을 세계에 알리며, UN 등이 적절한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UN과 국제 사법위원회는 공익을 위해 대단히 유익하고 필요한 유익한 유크로니아 법률을 허가하지 않았다.

UN과 국제 사법위원회는 긴급히 요구되는 중요한 법률이라 할지라도 그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명령했고 시행이 안 된 법률을 허가할 수 없다고 했다.

UN은 G7이 유크로니아의 정치, 경제적 위상을 무시하고 자국의 정책에 굴복시키기 위하여 ‘유크로니아 특별법’을 제정하여 각 나라 내의 유크로니아 시민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 상황에 대한 유크로니아의 개입 요청을 계속적으로 거부했다.

UN은 국제은행연합과 상공회의소 연합의 지속적인 방해공작을 묵인해서 유크로니아 시민들의 온라인 경제권에 큰 타격을 주어서 경제적 위기를 치르게했다.

UN은 유크로니아 사법권을 수립하는 데 관한 법률을 허가하지 않음으로써 사법 행정에도 반대했다.

UN은 자본주의 세계의 주요 온라인 플랫폼의 독재를 도우며, 공유경제 시스템인 블록체인 온라인 플랫폼인 유크로니아의 성장과 정당한 권리를 무시하였다.  

UN은 유크로니아의 인구를 억제하는 데에도 힘을 썼다. 해상의 배를 영토로 하는 유크로니아의 영토권은 인정하였으나 온라인 영주권시민을 인정하는 법률을 허가하지 않아서 여러 경제적 정치적 위험을 가져오게 했다. 유크로니아 토지의 매입과 판매에 도움이 되는 임시거래소에 대한 규제를 풀지 않는 정부들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세계인의 권리를 위해 설립된 UN의 취지에 반하는 행동을 계속적으로 하였다.

이에 우리는, UN의 권위에 대항하게 되었고 또한, 그 행정력과 의도에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유크로니아 원로회의 임원들은 우리의 공정한 의도를 세계에 호소하는 바이며, 유크로니아 시민들은 유크로니아 외의 나라들과 대등한 관계를 맺고 외교를 시작할 것이다. 이 국가는 자유롭고 독립된 국가로서 전쟁을 개시하고 평화를 체결하고 동맹 관계를 협정하고, 통상 관계를 수립하여 독립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모든 행동과 사무를 할 수 있는 완전한 권리를 갖고 있는 바이다. 우리들은 이에 우리의 생명과 재산과 신성한 명예를 걸고 이 선언을 지지할 것을 서로 굳게 맹세하는 바이다.

 

-앞 부분 독립선언서는 이해가 되는데, 뒷 부분은 뭔가 다른 문서 같은데요?

버드가 물었다.

-그건 UN이 우리의 요청을 거부할 경우에 발표할 문서에요. 저 문서를 발표할 일은 없는 것이 최상이지만, 그런 상황에서는 저 문서와 함께 미리 UN을 붕괴시킬 수 있는 작업을 해두고 있어요. 우리의 독립선언을 반대할 경우 우리의 편을 서줄 국가의 최고 정치지도자들의 서명이 담긴 문서입니다.

에메랄다스가 답했다.

-케냐, 나이지리아, 수단, 자이르, 칠레, 베네주엘라, 페루, 기니, 예멘, 소말리아, 네팔, 부탄, 인도네시아, 리투아니아, 에스토니아, 불가리아 … 맙소사. 아프리카의 거의 ¾, 남미의 ⅔, 아시아의 ⅔, 유럽도 동유럽 국가들은 절반이 넘게 들어있네요. 국가 수로는 과반을 넘어요. 어떻게 이걸?

-이미 유크로니아의 경제시스템에 사실 상 편입된 국가들의 주요 기업들이 화이트존에 거대한 경제권을 형성하고 있고, 수 많은 정치인들도 블랙존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고 있어요. 특히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들에는 이미 유크로니아가 사실 상의 희망이 되었죠. UN은 다수의 국가의 요구를 함부로 내칠 수 없습니다.

-어 그런데, 미국도 있네요. 그런데 표시가 세모표. 이건 무슨 뜻인가요?

-미국은 사실 상 둘로 쪼개져 있다고 보면 됩니다. 정치권에서도 이미 유크로니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많죠. 아직 대통령의 공식 서명을 받지 못했을 뿐이에요. 더 이상의 자세한 이야기는 원로회에서도 이야기하기 곤란합니다. 아직은 …

-그럼 독립선언 다음 단계는 뭐죠? 이 문서에는 없네요.

버드가 물었다.

-전 세계의 핵심 본진으로 진격해야죠. 미국 입국!

 

퍼스트가 말했다.

 

운명의 날은 4월 1일이었다.

유크로니아 원로회 이사회의 결정을 통해 퍼스트가 유크로니아의 독립된 공화국으로서의 독립을 선언. 이날의 독립선언서는 전 세계의 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 또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지만, 날짜 때문에 모두가 거짓말이라고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유크로니아는 UN에 자신들의 독립선언서를 제출하고 공식적인 국가 인정을 요청했다.

온 세계의 뉴스 헤드라인이 이 소식으로 도배되었다.

해상의 배를 영토로 하는 실질적으로 온라인 국가가 독립선언을 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상 최초였기 때문이었다.

세계 최초의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국가 유크로니아. 그리고 이런 이상향을 만들어 가는  <더 파이브>의 그림이 이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단계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는 유크로니아 탄생의 비밀, 그리고 블랙존과 화이트존에서 암약하고 있는 전 세계의 기득권을 가진 세력들은 여전히 발톱을 숨기고 전 세계가 새로운 시대로 넘어가더라도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무수한 모략과 계획들을 가지고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음을 <더 파이브> 멤버들의 대부분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1부 끝>

<다음주에 계속>

<지난화 보기>

24화_새로운 정치의 서막

23화_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되는 해시전쟁

22화_집사장의 죽음과 유크로니아의 보물

21화_하드포크 폭풍 전야

20화_테스의 출국

19화_ 마리 이야기, 그리고 현우의 행방

18화_슈테나 성 경매와 현우의 메시지

17화_베를루스국의 슈테나 성은 팔리게 될까

16화_마침내 공개된 퀘스트를 풀어라

15화_제네시스 블록 퀘스트 공개 논쟁

14화_제네시스 블록의 비밀

13화_탈중앙화 거래소의 소스코드

12화_타협할 것과 아닌 것

11화_유크로니아 왕위 계승과 세금 인상 

10화_세이무어와 테스의 회합

9화_블랙존에서 열린 총회 

8화_아버지가 남긴 것

7화_ 예술가들의 천국

6화_세라, 유크로니아 16번째 달의 이름

5화_VR과 AR이 조합된 게임월드, 시험운영은 끝났다

4화_민이 낸 수수께끼를 풀어라

3화_살아남은 자들의 아침

2화_더 퍼스트의 속삭임

1화_유크로니아국의 입국 신청


<작가 소개>

윤여경

‘세 개의 시간’ 한낙원 과학 소설상 (2016)
‘러브 모노레일’ 황금가지 공모전 우수상 (2014)
한국SF협회 부회장 및 아시아SF협회 창립자

중국 최대 SF출판사 ‘과환세계’, ‘FAA’, ‘스토리컴’ 및 인도SF협회, 일본 SF작가협회, 남아시아 유명 작가 등을 섭외하여 아시아SF협회를 설립했다. (2018년 5월 19일 베이징 APSFCon) 아시아 SF연구 교류, 세계SF컨벤션에 한국SF작가들을 대동하여 홍보하는 등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으며, 해외출간, 과학소설 VR 웹툰화 및 영화화 추진, 인공지능 작곡 과학소설 OST 등 OSMU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선임강의교수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파트너
코인데스크 코리아 칼럼니스트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석사는 사회과학 계열의 보건정책관리학, 박사는 공학계열의 의공학 등 서로 다른 학문을 넘나드는 국내의 대표적 융합전도사. <거의 모든 IT의 역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미래에 대한 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또한 SF영화의 장면들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국책과제도 수행하였고, 이와 관련한 주제의 외국서적인 <스타워즈에서 미래 사용자를 예측하라>를 번역하였으며, 대학에서도 이와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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