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링상 수상자가 만든 알고랜드는 ‘트릴레마’ 해결을 장담한다

등록 : 2019년 1월 24일 18:08

블록체인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면 늘 ‘요즘 어떤 프로젝트를 관심 있게 보고 있느냐’고 묻는다. 알고랜드는 요즘 부쩍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자주 등장하는 프로젝트다.

 

알고랜드

알고랜드 로고

 

알고랜드는 어떤 프로젝트이기에 유명세를 얻은 걸까.

설립자의 배경에서부터 관심이 간다. 알고랜드의 설립자는 영지식 증명의 권위자인 실비오 미칼리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교수. ‘컴퓨터공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 수상자로 유명한 실비오 교수는 알고랜드를 ‘대체 블록체인’이라고 소개한다. 지금까지 나온 블록체인 기술을 넘어서는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설립자가 지난 23일 서울 강남N타워에서 열린 국내 첫 알고랜드 밋업에서 알고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병철 기자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설립자가 지난 23일 서울 강남N타워에서 열린 국내 첫 알고랜드 밋업에서 알고랜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김병철 기자

 

‘블록체인 트릴레마’ 해결 방법은?

실비오 설립자는 블록체인 업계의 난제, 일명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겠다고 자신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는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 제시한 개념으로, 블록체인에서 ▲확장성 ▲보안성 ▲분산화 등 3가지 요소를 동시에 이룰 수 없다는 뜻이다. 3가지 중 2가지만 이룰 수 있고 나머지 요소는 상대적으로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확장성과 보안성, 분산화 중 단 2가지만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한 아이디어다. 그리고 이는 진실도 아니다. 3가지 중 단 하나도 포기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알고랜드는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비오 설립자는 블록체인에서 어려운 점은 다음 블록을 누가 선택할 것인가를 정하는 일이라고 설명하며, 알고랜드는 이를 획기적으로 정할 합의 알고리듬인 ‘순수지분증명(Pure Proof of Stake)’을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순수지분증명은 다음 블록을 선택할 ‘위원’을 선택하기 위해 2단계를 거친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다음 블록을 선택할 위원 1명이 전체 알고랜드 토큰 보유자 중 무작위로 선출된다. 위원이 될 확률은 토큰 보유량과 비례해 높아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다시 한번 전체 토큰 보유자 중 1천 명이 무작위로 선출된다. 이들 1천 명은 첫 번째 단계에서 선출된 위원이 제시한 블록에 대해 합의한다. 이같은 2단계 과정을 거치면 악의적인 사용자의 선택을 거를 수 있다는 게 실비오 설립자의 설명이다.

더구나 선출된 위원은 위원 활동을 단 한 번만 수행한다. 즉 블록에 대한 메시지를 네트워크에 단 한 번밖에 송신할 수 없다. 다음 블록을 선택할 다음 위원은 매번 새로 선출된다.

실비오 설립자는 “누가 위원에 선출됐는지는 당사자 본인만 알 수 있다. 이 위원이 활동을 시작해야만 다른 멤버들은 그 활동을 보고 누가 위원인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다. 더구나 이 위원은 단 한 번의 활동만 한다”라며 “이런 방식은 적대 세력이 누구를 공격해야 할지 알 수 없게 하고, 위원의 활동을 통해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미 메시지가 네트워크에 퍼지고 위원 활동을 마쳤기 때문에 공격할 수 없다. 보안이 뛰어나면서도 진정으로 탈중앙화된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실비오 설립자는 비트코인의 작업증명(PoW) 방식은 전 세계 3개 채굴장이 장악하고 있고, 이더리움의 경우 2개 채굴장이 세력 다툼을 하고 있어 진정으로 탈중앙화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오스가 취하는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은 단 21명의 위원이 있기 때문에 처음부터 중앙화된 방식이고, 공격자가 21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거부 공격을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라고 주장했다.

순수지분증명 방식을 가진 알고랜드에는 자연히 채굴자가 없다. 채굴자 이외에도 없는 게 하나 더 있다. 바로 ‘포크(Fork)’다. 포크는 블록체인 프로토콜이 어느 한 시점에서 변경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일종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라고 이해하면 된다. 포크를 앞두고 블록체인 커뮤니티는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쪼개지기 마련이다. 최근 이더리움 콘스탄티노플 하드포크를 앞두고 이더리움 커뮤니티가 채굴자가 주도하는 진영과 개발자가 주도하는 진영으로 나뉘어 극명한 견해차를 보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비트코인 하드포크로 비트코인캐시가 갈라져 나왔고, 비트코인캐시는 지난 연말 또다시 두 개로 갈라졌다.

하드포크. 이미지=인베스토피디아 갈무리

하드포크. 이미지=인베스토피디아 갈무리

 

실비오 설립자는 “블록체인에서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을 때 커뮤니티가 쪼개진다면 절대 확장성을 제공할 수 없다”라며 “알고랜드에서는 포크 없이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자세한 방법을 묻자 그는 “누군가 업그레이드 제안을 하면 이를 몇 단계에 거친 커뮤니티 투표로 결정한다”라며 “이를 위해 시간이 소요되는데, 만약 빠른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사람은 토큰을 지불하고 단계를 간소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돈을 많이 가진 사람에 의해 업그레이드가 결정되는 것이 진정으로 공정하다고 할 수 있느냐’고 묻자 그는 “시장 경제의 논리를 나쁘다고 보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설립자. 사진=김병철 기자

실비오 미칼리 알고랜드 설립자. 사진=김병철 기자

대중 대상 토큰 배분은 ‘더치옥션’으로

실비오 설립자는 알고랜드 로드맵 중 ‘더치옥션’을 통한 토큰 배분을 콕 집어 강조했다.

더치옥션은 자신이 제시한 가격을 지불하고 거래 대상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채택된 가격 중 가장 낮은 가격으로 값을 지불하는 경매 방식을 뜻한다. 더치옥션 참여자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우월한(경제적인) 전략은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에 따라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다.

실비오 설립자는 “우리는 여러분에게 정해진 가격에 토큰을 팔려고 하지 않는다. 만약 정해진 가격, 예를 들어 1 토큰 당 5달러에 토큰을 판매한다면 여러분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은 얼마나 많은 토큰을 살 것인가 단 한 가지다”라며 “하지만 여러분이 스스로 질문해야 할 것은 따로 있다. 그 가격이 공정하냐이다”라고 알고랜드가 더치옥션 방식을 생각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여러분들은 토큰이 발행되는 첫날부터 모두 공정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면서 “커뮤니티가 정한 그 가격으로 토큰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비오 설립자의 발표에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한 질문이 주를 이뤘다.

실비오 설립자는 “나는 (네트워크) 참여 비용이 낮다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한다고 믿는다. 이는 여러 커뮤니티에서 이미 이뤄지고 있다”라며 “권력이 소수에게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면 처음부터 인센티브를 만드는 것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실비오 설립자는 비트코인, 이오스 등 주요 블록체인의 인센티브 시스템에 비판적인 입장이다. 그는 “비트코인은 블록을 생성하면 보상받는 시스템인데 이는 몇 년 안에 사라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거래 비용에 대해서만 돈을 지불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거래 비용만 인센티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가정해보자. 누가 이 인센티브를 받아야 할까?”라며 “비트코인과 이오스의 경우 각각 채굴자와 21명의 위원이 인센티브를 챙긴다. 하지만 알고랜드에서는 모두가 거래 비용을 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알고랜드는 암호화폐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갔던 지난해 말, 유명 벤처캐피털들로부터 1100억원대 투자를 유치했다. MIT 교수가 설립한 알고랜드가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해결할 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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