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소닉에 상장된 코인의 CTO는 가짜였다

등록 : 2019년 2월 28일 17:54 | 수정 : 2019년 3월 1일 10:56

비트소닉의 상장 정보에 올라온 프론티어 설명 자료. 라이온 킴이라는 인물이 CTO로 돼 있다. 확인 결과 사진의 주인공은 한 어학원에서 일하는 영어 강사였다. 이미지=비트소닉 홈페이지 캡쳐

 

암호화폐 거래소는 하루에도 수백 억 원에 달하는 고객의 돈이 거래되는 만큼 믿을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거래 상품이 되는 암호화폐의 상장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 국내 대다수 거래소는 “암호화폐 상장은 상장 기준이나 절차 등 엄격한 심사를 통해서만 이뤄진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국내 한 거래소에 상장된 암호화폐의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알고보니 어학원의 영어 강사인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이를 두고 거래소 상장 검증 절차에 구멍이 뚫렸거나, 혹은 상장 기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에 ‘프론티어(FRNT)’라는 생소한 암호화폐가 상장됐다.

비트소닉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프론티어는 이더리움 기반의 토큰(ERC-20)으로 전자상거래를 비롯한 서비스에 대한 지불수단으로 기획된 암호화폐다. 이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라이언 킴(Lion Kim) 씨는 블록체인 프로그램 개발자이며, 프론티어 블록체인의 개발 책임자로 돼 있다.

프론티어의 CTO로 근무한다는 라이언 킴 씨의 사진을 인터넷에서 검색해 봤다. 그 결과 사진의 주인공은 캐나다 국적으로 국내 한 어학원과 대학교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딜런(Dylan) 씨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어학원 관계자는 “딜런 강사가 우리 어학원에 강의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딜런 씨가 개인적으로 블록체인 관련 업무를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딜런 씨는 캐나다에서 종교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한국에 와서는 계속 영어 강의를 해 오신 분”이라고 소개하며 사진 도용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어학원은 사진 도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

 

이번 사건은 비트소닉이 암호화폐 상장에 있어서 프로젝트 팀원에 대한 인터넷 검색 등 기본적인 검증 과정만 했더라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다. 비트소닉이 상장 검증 과정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비트소닉 관계자는 “이번에 문제가 된 프론티어는 비트소닉의 오픈마켓에 상장된 암호화폐”라며 “프로젝트팀이 제공한 정보를 다시 한번 검증하지 못한 탓에 발생했다”며 과실을 인정했다.

비트소닉 오픈마켓은 엄격한 상장 평가를 통과해야 하는 기존 메인마켓에서 상장의 어려움을 느끼는 프로젝트를 위한 곳이다. 거래소는 상장 신청한 암호화폐의 모든 영역을 검증하지 않고 간소화된 절차를 거쳐 상장한다. 비트소닉 관계자는 “확실한 검증이 이뤄져야 했지만, 해당 프로젝트팀이 자료를 전달하면서 실수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간소화된 상장 절차를 통해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그만큼 위험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비트소닉 관계자는 메인마켓에 상장된 암호화폐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건 사실이나, 예기치 못한 고객의 자산 손실을 막을 수 있는 ‘BSC 예치 제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BSC는 비트소닉이 만든 자체 거래소 토큰이다.

비트소닉 관계자는 “오픈마켓에 상장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는 거래 규모에 따라 BSC를 비트소닉에 예치하도록 규정해 뒀다”며 “만약 해당 프로젝트가 문제가 있다고 밝혀졌을 경우에는 예치된 BSC로 고객에게 보상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픈마켓은 고객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서 직접 판단을 받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며 “이번과 같은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젝트팀들이 제출한 자료에 대해서 철저한 재검증을 하는 등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프론티어는 홈페이지를 통해 “프론티어 코인 개발 CTO의 사진이 문제가 돼 투자자와 비트소닉에 혼선을 드리고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해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고의로 사진을 게시한 것이 아니라 업무처리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한 것으로 현재 사진 수정 중이다”고 전했다.

프론티어의 마케팅 총괄 책임자인 이권세 이사는 “라이언 킴은 프론티어에서 핵심 개발자로 실제 근무하고 있는 분”이라며 “비트소닉 오픈마켓에 상장되는 과정에서 실수로 잘못된 사진이 전달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론티어는 쇼핑몰과 연계한 블록체인 결제 프로젝트로 앞으로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프론티어는 핵심 개발자로 실제 근무하고 있다는 라이언 킴에 대한 자료는 개인정보를 이유로 제공할 수 없다고 밝혔다.

 

프론티어의 공식 사과문. 이미지=프론티어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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