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증권거래소와 R3가 만드는 디지털거래소의 야심

등록 : 2019년 3월 17일 10:30 | 수정 : 2019년 3월 17일 22:31

스위스 증권거래소를 운영하는 SIX 그룹이 디지털 자산 거래, 청산, 수탁 서비스를 처리할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R3의 기업형 블록체인 코다 엔터프라이즈(Corda Enterprise)를 선정했다.

코다 엔터프라이즈 로고. 이미지=코다 엔터프라이즈

코다 엔터프라이즈 로고. 이미지=코다 엔터프라이즈

 

코인데스크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SIX는 다양한 분산원장 기술(DLT)을 검토한 뒤 코다 엔터프라이즈를 선택했다. 코다의 분산원장이 엄격한 규제 환경에 맞춰 설계되었고, 오픈소스인 코다 생태계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SIX 디지털 거래소(SIX Digital Exchange, SDX)의 디지털 부문 책임자 스벤 로스는 코다가 신원 확인을 비롯해 보험 등 자본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여러 플랫폼과 기술을 평가해보았다. 일부 플랫폼은 틈새시장에 주력하고 있거나 특정 분야에 제한된 경우가 있었다. 예를 들면 거래 후 결제 분야에만 특화된 분산원장 기술을 개발하는 식이었다. 한 가지 전문 분야에만 제한된 서비스는 원치 않았기 때문에 코다를 선택했다.”

 

SIX 디지털 거래소(SIX Digital Exchange, SDX) 소개. 이미지=SIX 홈페이지 갈무리

SIX 디지털 거래소(SIX Digital Exchange, SDX) 소개. 이미지=SIX 홈페이지 갈무리

 

지난해 7월 SDX의 목표는 현행 규제 안에서 운영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구축하는 일이었다. 구체적으로는 주식을 시작으로 디지털 거래가 가능한 상품을 탐색하고, 미술품 등 특수한 물리적 자산까지 토큰화해 거래한다는 계획이었다. 로스는 올해 하반기에 출범할 플랫폼이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인 은행거래 자산과 “DLT에서 직접 발행한” 상품 등을 먼저 다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범 초기에 다루는 자산은 주식, 채권, 펀드 등 전통적인 자산을 토큰화한 디지털 자산이 될 것이다. 그 후에 현재 SIX의 중앙증권예탁원(CSD, central securities depository)에 있는 자산들을 토큰화할 예정이다. 먼저 우리가 구축한 분산원장 안에서 결제와 거래를 다 마칠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할 계획인데, 그렇게 해야만 유동성이 나뉘는 문제나 각기 다른 중앙 증권 예탁원 간의 거래 시 발생하는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SIX가 주력하는 또 다른 분야는 증권형 토큰 발행(STO)이다. SIX의 회장 로미오 래처는 6개월 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SIX가 STO를 통해 자금을 모집하고 직접 베타 프로그램을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IX는 향후 계획에 관한 세부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로스는 프로젝트의 요지가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은 STO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STO나 디지털 토큰 판매(initial digital offering)처럼 미래를 대표하는 상품이 필요하다.”

또한, 로스는 “제품의 뼈대를 갖춘 시제품(MVP)을 너무 늦지 않게 선보일 예정이지만, 처음부터 무리해서 너무 많은 상품을 한꺼번에 제공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R3의 야심

Swiss Stock Exchange SIX Will Tokenize Equity on R3’s Corda Blockchain

이미지=코인데스크

 

코다 엔터프라이즈는 오픈소스인 코다와는 달리 유료 플랫폼이다. 지난달 말 블록체인 개발사 모네타고(MonetaGo)가 기반 아키텍처를 하이퍼레저 패브릭(Hyperledger Fabric)에서 코다로 변경한 데 이어 SIX가 코다 엔터프라이즈를 선택하면서 R3는 겹경사를 맞았다. R3의 상무이사 찰리 쿠퍼는 SIX와의 계약에 관해 이렇게 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주류 금융시장에 인프라를 제공하는 영향력이 무척 큰 SIX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출범하기로 한 것이다.”

쿠퍼는 이번 계약은 코다의 비즈니스용 플랫폼이 수준급이라는 방증이라며, “복잡하고 규제를 많이 받는 시장과 시장 참여자들을 위한 플랫폼에서 전통적인 퍼블릭 블록체인을 그대로 사용하면 프라이버시와 확장성에 관한 기업의 니즈를 제대로 충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쿠퍼는 지난해 네덜란드의 ING 은행도 코다 엔터프라이즈의 상업 라이선스를 구매했지만, 금융시장 인프라를 제공하는 기관이 라이선스를 구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국제 은행 간 통신 표준인 스위프트(SWIFT)가 R3의 기업용 결제 서비스인 코다 세틀러(Corda Settler)에 연결하는 개념증명 실험을 하기로 했다는 발표가 올해 초에 있었다)

코다 플랫폼을 이용해서 주식을 토큰화하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를 소유한 도이치 버즈(Deutsche Börse) 그룹은 담보 대출 플랫폼 HQLAx와 협력해 주식을 토큰화하는 방안을 개발, 실험하고 있다.

쿠퍼는 기업 컨소시엄인 R3의 많은 회원사와 투자사들이 이미 SIX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이기도 하다며, R3와 SIX가 기술을 결합해 앞으로 여러 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R3의 회원사로는 ABN 암로(ABN AMRO), 바클레이(Barclays), BNP 파리바스(BNP Paribas), 씨티은행(Citi), 코메르츠은행(Commerzbank), 크레딧 스위스(Credit Suisse), CS 어필리에이츠(CS Affiliates), 도이치방크(Deutsche Bank), HSBC, 나티시스(Natixis), 캐나다왕립은행(RBC), 소시에테제네랄(SocGen)과 유비에스(UBS) 등이 있다.

쿠퍼는 이번 R3와 SIX의 계약이 기업용 분산원장기술의 잠재력을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업계 안에서 R3와 SIX가 협력하는 데 관해 수많은 소문이 돌았다. 이번 발표로 그 소문이 사실로 드러났다. 다른 경쟁사들이 해내지 못한 일을 우리가 해 보이고자 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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