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이 수상하다

등록 : 2019년 3월 26일 14:00 | 수정 : 2019년 3월 26일 14:32

“암호화폐 거래의 시작, 비트소닉”

얼마 전부터 서울과 수도권 버스와 지하철에서 비트소닉의 광고가 유독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1년 이상 암호화폐 가격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공세적으로 광고를 펼치는 거래소는 보기 드물다. 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비트소닉은 지난 25일 거래량 기준 전 세계 38위, 국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4월 설립된 신생 거래소로서는 놀라운 성과다.

비트소닉의 버스 광고. 이미지=박근모 기자

 

비트소닉의 폭풍성장 비결은 뭘까.

비트소닉이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관심을 받게 된 시점은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인 지난해 10월이다. 당시 비트소닉은 자체 토큰 BSC를 상장했다. 최근 신한은행이 비트소닉의 법인계좌에 대해 입금정지를 통보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이와 관련해 신한은행 관계자는 “2018년 10월부터 거래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은행 자금세탁방지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했다. 2019년 1월말 거래량이 급격하게 증가해 입금정지를 통보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쪽은 “거래량이 급격하게 증가하면 (계좌입금을) 정지할 수 있도록 돼 있다. 자금세탁 리스크가 커졌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비트소닉은 2018년 10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비트소닉코인(BSC)을 원화마켓에 상장했다. 이미지=비트소닉 홈페이지

비트소닉은 2018년 10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비트소닉코인(BSC)을 원화마켓에 상장했다. 이미지=비트소닉 홈페이지

BSC가 뭐길래, BSC 상장과 함께 무슨 일이 있었길래 은행이 자금세탁 리스크가 커져 계좌 입금을 정지할 정도로 거래량이 폭증한 것일까.

 

BSC는 트레이드마이닝 코인이 아니라고?

놀랍게도(?) BSC는 아직 백서가 없다.

비트소닉의 설명에 따르면 BSC는 비트소닉의 수수료 수익을 회원들에게 배당하기 위한 자체 토큰이다. 초기 총 발행량은 10억개였지만, 지난 2월22일 1억개의 BSC를 소각해 총 발행량은 9억개가 됐다. 현재 1억6569만2950개가 유통되고 있다. BSC는 DPOS 기반으로 설계돼 보유자(스테이크, Stake)는 보유 비중(%)에 따른 보상으로 거래수수료를 매일 해당 암호화폐 혹은 BSC로 받게 된다는 특징을 가진다. 채굴형 거래소(트레이드마이닝)의 핵심인 수수료 배당과 같은 방식으로 활용된다.

BSC의 발행량과 유통량. 백서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지=비트소닉 캡쳐

비트소닉은 BSC가 트레이드마이닝 코인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레이드마이닝을 결합한 다른 거래소들은 거래를 할 경우 수수료에 해당하는 만큼 거래소 토큰을 회원들에게 지급하지만 자신들은 그렇지 않다는 게 주요 요지다.

비트소닉 홈페이지의 BSC 정보 페이지를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거래를 할 경우 수수료에 해당하는만큼 BSC를 지급하지는 않는다. 거래로는 BSC가 발행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다만, 원화마켓에서 발생한 거래수수료를 BSC로 배당한다. 코인빗, 코인제스트, 캐셔레스트 등 대표적인 국내 채굴형 거래소들은 거래를 할 경우 거래량에 따라 거래소 토큰을 발행해 지급하고, 이렇게 투자자들이 보유하게 된 거래소 토큰 보유비중에 따라 거래소 전체 수수료를 나누어 배당한다. 예컨대 코인빗은 거래량에 해당하는 거래소 토큰 DEX를 지급하고, DEX 보유량에 따라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을 DEX 보유자에게 DEX로 배당한다. 비트소닉의 경우 거래량에 따라 거래소 토큰을 지급하고 거래소 토큰 보유비중에 따른 수수료 수익을 배분하는 게 아니라 곧바로 수수료를 BSC로 지급한다는 점에서 다른 채굴형 거래소들의 트레이드마이닝 코인과는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수수료 배당이라는 본질에서는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다른 채굴형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BSC도 거래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발행량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필연적으로 가격이 폭락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구조에서는 고래들만 이익을 얻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이전 기사에서 지적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10일 BSC는 개당 100원에 상장된 직후 600원 선까지 가격이 상승했으나, 이후 발행량이 급격히 늘어나며 12월14일 99.5원까지 하락했다. 다른 채굴형 거래소들의 선례를 보면 당연한 결과다. 대부분의 채굴형 거래소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바이백과 소각 카드를 꺼내든다.

 

600억원 이상 쏟아부어 바이백을 했다?

비트소닉은 BSC 가격 폭락 직후인 지난해 12월19일 공지를 통해 “BSC 토큰이 올 12월 50% 이상의 급락을 면치 못했다”며 “거래소 배당형 코인의 취지를 잘 살리고, 고객이 안전한 투자 환경에서 이용하실 수 있도록 BSC 하한가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비트소닉이 발표한 BSC 하한가는 개당 152원이다. 또 시행일(12월 20일) 기준 하한가 미만의 주문은 자동 취소된다고 덧붙였다.

이후 비트소닉은 152원에서 지난해 12월 27일 173원으로, 올 1월 23일에는 203원, 2월 1일 810원, 2월 7일 1040원, 2월 12일 1620원, 2월 26일 2850원까지 총 7차례에 걸쳐 하한가를 올렸다. 이와 함께 비트소닉은 1월 4일 첫 BSC 바이백과 관련 공지를 통해 “BSC 코인의 가치 상승을 위해 바이백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바이백 총 물량은 5000만 개이며, 총 5회에 걸쳐 1000만개씩 바이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비트소닉은 1월 31일 1차 바이백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1000만 개의 BSC를 시장가로 매입한다고 공지했다. 그 결과 비트소닉은 최고가의 절반 가격인 개당 520원에 1000만 개의 BSC를 52억원에 바이백했다고 전했다.

2차 바이백은 2월 1일 진행됐다. 총 수량 1000만 개의 BSC를 75억6992만8572원, 개당 약 756원에 바이백했다고 발표했다. 3차 바이백은 2월 11일 이뤄졌으며, 비트소닉은 총 수량 1000만 개의 BSC를 135억2264만2225원, 개당 약 1352원에 바이백했다고 밝혔다. 4차 바이백은 2월 26일 진행됐다. 총 수량은 1000만 개였으며, 금액은 162억 원으로 개당 1620원꼴이었다. 끝으로 5차 바이백은 2월 28일 진행됐다. 비트소닉은 총 수량 1000만 개를 바이백 했다고 밝혔으나, 바이백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5차 바이백 시점 가격이 개당 2850원이었던 만큼 이 가격으로 계산하면, 대략 285억 원을 바이백에 사용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트소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1~4차까지의 바이백으로 372억9257만797원을 사용했다. 정확한 금액을 발표하지 않은 5차 바이백 금액 285억 원을 더하면 약 657억9257만797원에 달한다.

이처럼 막대한 현금을 풀어 BSC를 사들였다는 것에 대해 업계에서는 의문을 품는 시각이 많다.

국내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만약 650억원이 넘는 금액을 한 달 사이에 투입해 그 이상의 효익을 얻을 수 있다면 회사의 입장에서 무리가 되더라도 당연히 진행해야 한다”면서도 “현재 국내 암호화폐 시장 상황과 경영의 관점에서 본다면 이 정도 자금을 투입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전했다. 코인힐스 기준 비트소닉의 일 거래량이 1000억 원대를 유지하는 만큼 거래 수수료 수입을 몇 달간 안 쓰고 모은다면 그 금액을 마련할 수도 있지만, 설사 그렇다고 할지라도 그 자금을 한순간에 쏟아붓는 건 쉽지 않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다른 국내 5위권 규모의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소닉이 어딘가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소문이 최근 많이 돌았다”며 “과거의 국내 암호화폐 시장 활황기에서는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바탕으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바이백을) 진행할 수도 있었겠지만, 내가 알기로는 현재 그만큼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는 없는 것으로 안다”며 비트소닉의 행보를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국내 암호화폐 거래량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과 2018년 초에도 거래 수수료만으로 그 정도의 자금을 모아서 신규 사업에 투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거래 수수료만으로 불가능하다면 외부로부터 자금을 출연해서 진행했을 텐데, 지금 현 상황에서 어렵게 지원받은 투자금을 바이백 용도로 650억 원을 넘게 쓸 수 있을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서 “비트소닉이 내세운 가격 하한가도 결국 인위적으로 가격을 조종해 투자자들이 외부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용도에 불과하다”며 “바이백도 비트소닉이 정확한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있지 않은 만큼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실제로 돈이 오간 게 아닌 장부상 거래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임의로 설정한 하한가, 덫에 걸린 투자자들

결국 비트소닉은 하한가 정책이 BSC의 가격 안정과 투자자 이익 보호가 목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거래소가 임의로 가격을 설정해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거래를 제한한다는 점, 하한가 가격 설정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점, 백서의 부재로 BSC 지분 구조를 알 수 없다는 점(기관 물량이 2억 개라는 부분만 공개된 상태다), 고객의 거래 수수료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거래소가 바이백으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는다면 사업 건전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 등이 업계 전문가들 사이에서 비트소닉의 문제점으로 꼽힌다.

인텔, 네이버랩스, KB인베스트먼트 등에서 투자심사역으로 다수의 IT 스타트업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스카이메도우의 한인수 대표는 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에 대해 의구심을 표했다. 한 대표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는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주식의 가격변동폭을 제한하고 있다.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30% 이상 오르거나 내릴 수 없도록 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한다”며 “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도 이런 주식시장의 정책을 일부 따라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식 시장은 장 마감 시점의 가격을 기준으로 매일 가격변동폭이 설정된다. 이 과정에서 특정 증권회사가 임의로 가격을 설정할 수 없다. 반면 비트소닉의 하한가 정책은 거래소가 임의로 거래 가격을 지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가격 조작이나 마찬가지다. 또 이 과정에서 무슨 근거로 하한가를 지정하는지 전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비트소닉의 수차례에 걸친 하한가 상향으로 BSC의 가격은 현재 개당 2850원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하한가 설정 가격인 2850원에 3669만9142개가 매도 물량으로 몰려 있어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커뮤니티에서는 하한가를 또 한 번 상향해 해당 물량을 비트소닉이 매수 후 소각하거나 하한가 정책을 폐지해 이 가격에 물려있는 투자자들이 매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BSC 하한가에 약 3700만 개의 매도 물량이 거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몰려있다. 이미지=비트소닉 캡쳐

비트소닉의 BSC 하한가 정책에 대해 최선준 스쿱미디어 사업총괄 부사장은 “내가 비트소닉에 합류하기 이전에 진행된 정책으로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신진욱 대표가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신진욱 스쿱미디어 대표에게 공을 넘겼다. 다른 비트소닉 관계자에게 가격 하한가과 바이백 정책의 도입 이유를 물었지만, 신진욱 대표만이 해당 내용에 대해 알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코인데스크코리아>는 신진욱 대표에게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통해 설명을 듣고자 했지만, 결국 답변을 받지 못했다.

비트소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업체인 스쿱미디어가 운영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다. 스쿱미디어는 지난 2011년 3월 신진욱 대표가 창업했다. 사업 초기에는 다수의 웹툰과 카카오게임 이모티콘을 만들며 성장했다. 이후 삼성전기, 포스코ICT, 현대백화점, 예스24, 카닥, 삼성SDS, 쏘카, 배달의 민족 등의 웹 서버 구축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맡으며 온라인 서비스 개발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4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소닉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스쿱미디어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는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소닉에 스쿱미디어의 대부분 자원을 투입하며 거래소 운영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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