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S 수장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 발행할 가치 없다”

등록 : 2019년 3월 26일 13:56 | 수정 : 2019년 3월 26일 13:57

BIS Chief to Crypto Coders: 'Stop Trying to Create Money'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장 (사진=멕시코 은행/플리커)

국제결제은행(BIS)의 아구스틴 카르스텐스(Agustín Carstens) 은행장이 각국 중앙은행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CBDC, 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도입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지난 22일 아일랜드 중앙은행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카르스텐스 행장은 “아직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CBDC를 도입하는 것은 쓸데없는 짓”이라며, “이는 결국 금융 안정성을 저해하고 화폐 시스템의 근간을 뒤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의 화폐 시스템은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상업은행과 중앙정부 산하의 중앙은행이 공조하는 이원화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CBDC가 도입되면 기존에 상업은행이 담당하던 일반 예금 및 대출 업무가 중앙은행으로 넘어가면서 결국은 은행 시스템 자체가 일원화된 체제로 바뀌게 된다.”

카르스텐스 행장은 일원화된 체제의 잠재적 위험을 경고했다.

“과거에도 중앙은행이 모든 것을 처리하던 일원화된 체제가 존재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 동독의 사회주의 경제 체제에서는 중앙은행이 곧 상업은행이었다. 하지만 이처럼 일원화된 시스템은 고객의 수요를 맞추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다. 금융위기가 찾아오면 보통 돈은 위험도가 높은 은행에서 다소 안정적으로 보이는 은행으로 이동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CBDC가 도입되면 시중에 유통되는 신용화폐보다 안전 자산으로 여겨질 것이라는 점은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당장 상업은행에서의 1유로는 CBCD의 1유로보다 교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르스텐스는 “CBDC가 도입되면 기존의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라며, “기준 금리에 대한 수요를 변화시켜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르스텐스는 이어 아직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현금 수요가 높기 때문에 굳이 CBDC 형태로 현금을 대체할 수단을 도입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CBDC는 아직 충분한 검증도 거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여러 가지 불확실성을 근거로 카르스텐스는 각국 중앙은행이 CBDC 도입에 좀 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큰 수술을 앞두고 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주의 깊게 관찰하듯 각국 중앙은행도 CBDC 도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사례를 살펴보면 신기술이 기존의 제도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장할 수 없다. 더구나 지금은 CBDC에 대한 명확한 수요가 있는 것도 아니다. CBDC 도입은 기존의 통화정책이나 금융 안정성에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것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지난해 7월 카르스텐스는 암호화폐를 가리켜 “버블, 다단계 금융사기인 폰지사기, 환경 재해”라고 비난하며 기존에 밝혔던 자신의 주장을 되풀이한 바 있다. 또 이에 앞서 지난해 2월에는 암호화폐가 결국 기존 금융 시스템을 갉아 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와 함께 “암호화폐는 돈의 범주에 넣기 어렵다”며, “아주 기본적이고 교과서적인 요건도 충족하지 못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달 초 BIS 산하의 국제 금융감독기구 바젤은행 감독위원회도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은 은행 및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에 각종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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