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리가 거래소 감독 맡은 EY “회생보다 파산이 낫다”

등록 : 2019년 4월 3일 11:11 | 수정 : 2019년 4월 3일 14:53

Widow of QuadrigaCX CEO Denies Hiding Assets from Crypto Creditors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법원. 이미지=Hantsheroes/Wikimedia Commons

 

법원의 명령에 따라 캐나다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Quadriga CX)를 감독하고 있는 언스트앤영(EY)이 쿼드리가가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하는 것보다 파산 절차를 밟는 쪽이 낫다고 제안했다. 앞서 쿼드리가 거래소의 창립자 CEO인 제럴드 코텐이 지병으로 사망한 뒤 거래소에 맡겨둔 고객의 돈에 접근할 방법이 사라지면서 이른바 쿼드리가 사태가 일어났고,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법원은 언스트앤영에 거래소 고객과 채권단이 맡겨놓은 자산을 무사히 되찾을 수 있도록 쿼드리가를 감독하는 임무를 맡겼다.

언스트앤영은 지난 2일 펴낸 보고서에서 기업채권자합의법(CCAA, Companies’ Creditors Arrangement Act)에 따라 거래소를 회생하는 것보다 파산법(BIA, Bankruptcy and Insolvency Act)에 따라 파산 절차를 밟는 쪽이 오히려 거래소 고객과 채권단에 낫다고 밝혔다.

“기업채권자합의법 대신 파산법에 따라 문제를 처리하면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며, 때로는 불필요한 절차를 건너뛸 수도 있다. 또한, 조사 및 검증 단계마다 개입하는 관계자와 당사자의 숫자가 줄어들어 신탁 감독기관이 사안을 조사하는 데 속도를 낼 수 있다. 앞서 진행한 감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서는 기업채권자합의법에 따라 거래 정보와 데이터, 궁극적으로 고객의 자산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현재 상황을 고려하면 쿼드리가가 구조조정을 거쳐 회생해 다시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쿼드리가가 보관하고 있던 고객의 돈은 암호화폐와 법정화폐를 합쳐 약 2억5천만 캐나다달러(약 2127억원)에 이른다. 쿼드리가는 지난 1월 말 처음으로 오프라인 지갑에 보관하고 있던 암호화폐 약 1,500억 원어치의 행방을 확인하고 있다고 공지했고, 이어 결제 처리업체 등에 있던 600억 원에 이르는 법정화폐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언스트앤영은 또 파산 절차를 밟으면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쿼드리가의 주요 자산을 법원에 별도 허락을 구하지 않고도 처분해 배상금 지급에 쓸 수 있다는 점, 쿼드리가 측의 구조조정 담당자나 팀장과 이견을 조율하는 데 힘을 낭비하지 않고 고객과 채권단을 대표하는 위원회가 필요한 조사 권한을 안정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언스트앤영은 파산법 적용으로 제반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들어가는 비용 가운데는 정기적으로 법원에 쿼드리가 거래소가 잃어버린 자산을 되찾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진척 사항이 어떤지 상세히 알리는 보고서를 마련하는데 드는 비용도 포함된다. 파산법에 따라 파산 절차를 밟는 중에도 신탁 감독기관은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들에게 현재 진행 상황을 알릴 의무를 지닌다. 그러나 기업채권자합의법에 따라 법원에 모든 진행 상황을 그때그때 알려야 하는 때보다는 비용이 덜 든다.

 

조사는 마무리 단계

언스트앤영은 이번 보고서에서 쿼드리가 거래소가 잃어버린 고객 자산의 소재를 파악하는 조사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있다면서 앞으로 몇주 안에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최종 보고서에는 고객의 자산이 어디에 있는지에 관해 단서나 증거를 얼마만큼 찾았는지를 적어야 하는데, 이번 보고서에서는 암호화폐의 행방에 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

앞서 법원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언스트앤영은 쿼드리가가 비트코인을 보관하는 데 사용하던 콜드스토리지 지갑이 사실상 텅 비어있었다고 확인했다고 보고했고, 잃어버린 비트코인이 어디에 있는지는 거래소 측도 확실히 알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대신 제삼의 결제처리업체 등이 보관하고 있던 자금의 소재를 파악한 데 관한 내용이 담겼다. 보페이(VoPay)를 비롯한 몇몇 업체는 자신들이 보관하고 있는 돈이 쿼드리가 고객의 거래 주문을 처리하는 과정에 있던 돈이 맞다고 확인했고, 법원의 지급 명령이 나오는 대로 이를 쿼드리가 측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다. 반면에 최근에 상호를 블랙 뱅크스(Black Banx)로 바꾼 웹뱅크21(WebBank 21)은 언스트앤영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고,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블랙 뱅크스는 쿼드리가의 자산 900만 캐나다 달러, 우리돈 약 76억 원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쿼드리가와 거래하던 결제 처리업체 가운데 한 곳이 다름 아닌 사망한 코텐의 부인 제니퍼 로버트슨이 운영하는 로버트슨 노바 컨설팅(Robertson Nova Consulting Inc.)이라는 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로버트슨 노바 측은 쿼드리가와 거래를 하긴 했지만, 현재 보관하고 있는 돈 가운데 쿼드리가의 자산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슨이 로버트슨 노바 측의 계좌 명세를 최종 발급받아 언스트앤영과 감독 기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을 로버트슨의 변호인단도 확인했다.”

 

자산 보존 명령

언스트앤영은 끝으로 법원에 자산 보존 명령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보존 대상은 사망한 코텐의 개인 자산인 코텐 에스테이트(Cotten Estate)가 소유한 자산, 코텐의 부인 로버트슨의 자산, 시글래스 트러스트(Seaglass Trust), 로버트슨 노바 컨설팅, 로버트슨 노바 자산관리회사의 자산 등이다. 언스트앤영은 “현재 쿼드리가와 코텐의 개인 자산 사이에 명확한 경계를 그을 수 없는 상황인 만큼 자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한 뒤 주인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쿼드리가의 회삿돈이나 거래소로 들어온 고객의 돈이 회사 밖에서 다른 자산을 취득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원이 언스트앤영의 신청을 받아들여 자산 보존 명령을 내리면 로버트슨 씨 개인은 물론 위에 이름을 올린 회사들은 가진 자산을 처분할 수도, 해당 자산을 이용해 사업을 벌일 수도 없게 된다.

언스트앤영은 또한, 로버트슨 및 그의 변호인단과의 면담에 앞서 마레바형 압류 명령(mareva injuction)을 신청했다. 마레바형 압류 명령은 법원이 별도로 내리는 명령이 아니라 신청을 승인하면 피고인의 재산을 일시 동결하는 제도다. 반면 법원이 자산 보존 명령을 내리면 로버트슨 측은 자산을 처분할 수 없지만, 언스트앤영과 감독기관, 채권단은 사안을 조사하면서 확보하게 되는 쿼드리가의 자산을 처분해 채권단에 배상하는 데 보탤 수 있게 된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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