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게임, 기존 웹·모바일 게임 넘어설까

이오스나이츠 개발사 비스킷 이제빈 대표

등록 : 2019년 4월 25일 15:00 | 수정 : 2019년 4월 25일 14:51

이제빈 비스킷 대표가 24일 제2회 블로터 블록체인 테크 앤 비즈니스 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병철 기자

 

“지난 7개월간 이오스나이츠가 성취한 지표들은 사실 전통 게임에선 별 의미 없는 숫자다.”

게임 개발사 비스킷의 이제빈 대표는 자신의 회사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 게임 ‘이오스나이츠(EOS Knights)’가 거둔 성과에 스스로 물음표를 던졌다. 이오스나이츠는 25일 현재 블록체인 기반 게임 댑 중 DAU(1일 활성 사용자 수)가 가장 많다. 따라서 이를 ‘의미 없다’고 한 이 대표가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다른 데 있는 게 분명했다.

이 대표는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타워에서 열린 제2회 블로터 블록체인 테크 앤 비즈니스 서밋에서, 지난해 8월 런칭 이후 이오스나이츠 게임 댑을 다운로드 받은 이용자는 2만여 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넥슨이 출시한 새 모바일 게임 ‘트라하’의 경우 사전예약자만 420만명 이상이었던 것과 선명히 대조된다. 이 대표는 “기존 웹과 모바일 게임에선 의미 없는 숫자”라면서도, “전통 게임에서 본 숫자와 조금 다른 숫자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반 게임과 기존 웹·모바일 게임의 ‘문법’이 달라졌다는 뜻이다.

이오스나이츠 댑의 주요 성과 지표. 사진=정인선 기자

 

이 대표는 이오스나이츠 댑의 활성 이용자 수가 다운로드 수의 절반 이상이라고 강조했다. 한 번 들어온 게이머가 쉽게 이탈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기존 게임의 이용자 리텐션(retention, 최초 이용 뒤 삭제 않고 계속 이용함) 비율은 3-5%에 불과하지만, 이오스나이츠는 50% 이상의 리텐션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이오스나이츠를 다운로드한 이용자 가운데 70%는 일주일 이상, 60%는 한 달 이상 댑을 이용한다.

이오스나이츠 댑에서 하루 25만건 이상의 트랜잭션이 일어난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이는 이더리움에 있는 500여개 댑의 트랜잭션을 모두 합친 것의 5배 정도 되는 양”이라고 말했다. 그는 “웬만한 플랫폼에 맞먹는 규모의 트랜잭션이 단일 댑에서 활발히 일어나는 건, 이오스나이츠가 게이머의 행동을 가능한 모두 블록체인에 올려놓으려 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이오스나이츠의 ‘게임 이코노미’ 규모도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7개월간 40~50만 EOS(이오스), 현 시점 기준 30억원 상당 규모의 경제활동이 이오스나이츠 안에서 일어났다”며 “전통 게임이 이 정도 규모의 경제활동을 만들어내려면 다운로드 수가 100만 정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애초 비관론자들은 이오스 계정을 만드는 것부터가 어렵고 이오스 기반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세계적으로도 10만명도 안 된다면서 유의미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기엔 시장이 너무 작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대표가 제시한 수치는 이를 일축시킨다.

이제빈 비스킷 대표가 24일 제2회 블로터 블록체인 테크 앤 비즈니스 서밋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병철 기자

 

이 대표는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 산업을 혁신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이용자가 1만명에 불과한 게임으로 혁신을 논하기엔 이르다”면서도, 블록체인 게임이 가진 잠재력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우선, 암호화폐를 통해 국경 없는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은 블록체인 게임의 대표적인 장점으로 꼽힌다. 이 대표는 “현재 이오스나이츠 이용자 1만명은 전세계 80여개 국가에 넓게 퍼져 있다”며 “미국에 있는 게이머가 파는 아이템을 한국에 있는 게이머가 쉽게 살 수 있다. 덕분에 자연스럽게 게임 이코노미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오스나이츠의 경제활동이 이오스가 아닌 법정화폐로 이뤄졌다면, 비스킷은 아마 100만원도 못 벌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게임상의 데이터가 게임회사의 중앙 서버가 아닌 게이머 소유의 분산원장에 저장된다는 점도 블록체인 게임의 특징이다. 이 대표는 “단순히 게임 룰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걸 넘어, 게임 개발의 방식 자체를 혁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 대표는 중국의 한 이오스나이츠 이용자가 게임의 오픈소스 코드를 활용해 이오스나이츠 PVP(대결) 버전을 직접 개발한 사례를 들었다. 그는 “컴퓨터 운영체제에 비유한다면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처럼, 이용자들이 자율적으로 기존 게임을 응용해 새로운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 성공한 게임 하나가 플랫폼의 역할까지 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새로운 블록체인 게임을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블록체인 게임 산업은 하이브리드 게임의 등장, 대기업 블록체인 플랫폼 런칭, 기존 게임사의 진출 등 변화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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