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SF_더 파이브_#30] “유크로니아 혁명이 진짜 있었기에”

30화: 수호 가문 태생

등록 : 2019년 5월 17일 17:00 | 수정 : 2019년 5월 17일 16:54

일러스트=김태권

지난 줄거리

이 년 전. 게임월드로 출발한 유크로니아 플랫폼은 출시 이후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일 년이 지나면서 이상 신호들이 여기 저기에서 감지된다. 유크로니아 플랫폼을 창시한 원로회 주요 멤버인 마훌은 살해되었고, 여러 가지 갈등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가운데, 거대한 해상도시 유크로니아호가 출항한다. 그리고 마침내 2028년 4월 1일 유크로니아는 독립선언을 하고, 4월 15일 미국에 입항을 요청한다. 더퍼스트의 미국방문에 대해 현재의 미국 대통령 스캇과 부통령 세이무어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이들 사이에도 이미 수상한 과거가 있었다. 격랑의 미국의 지난 대통령 선거의 시기, 유크로니아의 블랙존은 “Yes, We Enage” 프로그램을 통해 막강한 사이버 정치권력을 쥐게 되고,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캇의 대통령 선거를 지원한다. 그리고, 스캇에게는 수백 년된 가문의 비밀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

-우리는 유크로니아 창조자지 유크로니아 자체가 아니에요.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아요?

민이 말했다.

-겉으로는 정치에는 관여 안한다는 얘기고 속으로는 스캇을 밀어주기 싫다는 뜻이겠지.

퍼스트가 말했다.

민은 대답하지 않으므로써 퍼스트의 질문에 대답했다.

-왜 그렇게 스캇을 싫어해요?

퍼스트가 물었다.

-왜 그렇게 스캇을 좋아하세요?

민이 물었다.

-그는 우리 멤버니까요.

퍼스트가 말했다.

-그러니까요. 저도 그게 궁금해요. 왜 우리 멤버가 된 거죠? 그는 유크로니아 보다는 자신의 영달에 더 관심이 있어요. 그걸 모르시지는 않을텐데요.

-그건 상관없어요. 그가 우리 멤버라는 게 중요하죠.

-귀족정도 아니고 패권정치도 아니고, 뭐하자는 겁니까? 그는 언제든 입장을 바꿀 수 있어요.

항상 낮았던 민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스캇의 저의가 의심스러운 것은 당연했다. 몇 번의 미팅에서 깊은 대화를 나눠보지는 못했지만 스캇은 야망이 큰 사람인 것은 확실했다. 그런 사람이 유크로니아의 평등과 공유 정신을 이해하고있다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민은 이제는 스캇보다는 퍼스트의 저의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전 세계에 걸쳐서 존재했다고 하는 유크로니아 혈맹은 도대체 무슨 뜻이었을까?

-나무를 보여주려고 부른 거야?

아성의 아지트에 온 민이 물었다. 아성은 툰드라 사막의 형상으로 아지트 행성을 만들었다. 아주 작은 행성이었지만 끝간데 없이 사막이 펼쳐져있었다. 그런데 그 한 가운데 나무가 떡하니 생겨있었다.

-세라네 가족 계보야.

-내가 준 정보로 패밀리 트리를 만든 거야?

아성의 툰드라행성에 버드와 함께 나타난 세라의 목소리에는 실망이 담겨있었다. 아성과 민, 세라와 버드가 다 한자리에 모였다.

-그렇지. 나무지. 하지만 특별한 나무야. 일종의 크리스마스 트리지.

-무슨 소리야. 풀어서 말해.

버드가 말했다.

나뭇가지마다 세라의 조상들의 초상화를 기본으로 만들어진 작은 아바타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중세 옷을 입은 조상. 근대옷을 입은 조상, 그리고 현 여왕과 총을 매고 게임을 하는 여전사 세라의 아바타까지 백여 명이 있었다. 맨 위에는 역사상 최초의 세라의 조상인 성의 최초 영주가 있었다. 그는 성안의 주민들에게 자비롭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다. 그는 세종대왕과의 서신과 연관되었다고 여겨지는 사람이었다.

-자, 이제 한 번에 보여줄게.

아성이 손가락을 까딱하자 몇몇 아바타들의 머리에 왕관이 쓰여지고 반짝거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수많은 아바타들은 크리스마스 트리의 장식물같아지고 왕관이 빛나는 아바타들은 크리스마스 전구같이 보였다. 특히 맨 위의 영주의 왕관이 가장 커서 마치 크리스마스 트리 별 같았다.

-이해가 가?

아성이 물었다.

-네가 세라의 비밀 기록으로 패밀리 트리, 아니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었다는 것 까지는 이해가 가.

민이 말했다.

집사가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지킨 성의 유물들은 세라를 거쳐 아성에게 공유되었다. 특히 몇 백년 동안의 세라의 가문의 역사가 명료하게 기록되어있는 기록집은 국가 유산에도 포함되지 않은 비밀 문서였다.

-하긴 이건 크리스마스 트리가 맞지.

아성이 웃었다.

-뜸들이지 말고 얘기해. 하려는 말이 뭐야?

세라가 물었다.

-저 빛나는 왕관을 쓴 사람들이 모두 산타같은 사람들이었다는 거야.

-평판이 좋았다는 거지?

버드가 물었다.

-아닌데. 그 정 반대야.

세라가 고개를 저었다.

-맞아. 왕정에 반대했다가 아버지의 고문으로 죽은 아들도 있었고. 왕위를 버리고 미국으로 간 왕자도 있었지. 마녀로 몰린 공주도 있었으니까. 지우고 싶은 가문의 역사였겠지.

아성이 말했다.

-그래서?

민이 물었다.

-하지만이야.

아성이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세라가 물었다.

-하지만 그들에게서 종종 다른 나라에서 유크로니아 표식에 관련된 자들과 친분이 보여.

아성이 말했다.

세라가 준 기록물을 바탕으로 아성은 지난 몇 달 동안 세라의 유크로니아 멤버 계보를 작성했다. 그리고 처음에는 우연인 줄 알았지만 유크로니아 표시는 민과 아성, 세라의 조상들의 족보로 이어지고 있음을 짐작하게 되었다.

-내가 내린 결론은, 만약 유크로니아 혁명이라는게 실재했다면, 너희 집안이 유크로니아 혁명의 수호 가문이었을거라는 거야. 그리고 너희 할머니가 바로 그 수호자 중에 한 사람이었겠지.

-왕정주의자인 할머니가 유크로니아 운동같은 것을 했을 리가 없어.

세라가 말했다.

-지금은 아니겠지. 하지만 예전에는 그랬을거야. 마훌의 절친한 친구가 유명 락밴드 리더였고 마훌과 너희 할머니가 데이트했던 건 알지?

아성은 락밴드 리더와 마훌, 세라가 유크로니아 표식 앞에서 사진 찍은 것을 찾아냈다. 세라의 할머니는 팔만 나왔지만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팔찌를 한 것을 세라는 알아볼 수 있었다.

-이 유크로니아 표식과 할머니가 관련이 있다고?

세라가 물었다.

-아니, 관련정도가 아니라 그 표식을 이들에게 전했다고 생각해.

– 말도 안돼. 민 아저씨. 아저씨가 이상적인 분이란 건 알지만 모든 사람이 그런 건 아니에요. 태어나길 왕족으로 태어난 사람도 있어요.

세라가 말했다.

-글쎄. 이상주의자란 태어나는게 아니라 길러지는 것이기도하니까. 하지만,  맞아. 나는 네 할머니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어. 하지만 내가 아는 바로 그녀는 60년대 우드스탁 페스티발의 후원가였어. 겉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물론 시간이 지나서 생각이 바뀌신 것 같긴 하지만.

사진속의 세라의 할머니의 배꼽의 피어싱을 보고 버드가 말했다.

-그 생각, 정말 많이 바뀌셨네.

배꼽의 피어싱을 한 자유분방한 소녀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엄한 표정으로 왕관을 쓰고 있는 세라의 할머니의 사진을 보면서 버드가 말했다.

-계보를 보면 수호자들은 대대로 내려오긴 하지만 중간에 역할이 바뀌는 경우도 있어 보여. 같은 형제 중에 여러 명도 있으니까.

계보를 살펴보던 민이 말했다.

-맞아. 대대로 내려오긴 하지만 꼭 직계라는 법은 없지. 그리고 내가 내린 결론은 우리가 바로 유크로니아 혁명 가문 중의 마지막 수호자라는 거야.

아성이 말했다.

-세라가 관련이 있다고 해도 말도 안 돼. 나는 세종대왕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우리 집안은 한씨 집안이야.

민이 말했다.

-과연 그럴까? 네 패밀리 트리도 연구했어. 다행히 한국은 족보라는 게 있어서 연구가 좀 수월했지.

아성이 말했다.

-그래서?

민이 물었다.

-하지만이라고 하고 싶어.

아성이 말했다.

-무슨 소리야?

버드가 물었다.

-그래서가 아니라고. 우리는 모두 유크로니아 수호 가문 태생인지도 몰라. 그래서 선택된 걸지도 몰라.

-무슨 소리인지 알겠어. 나도 공감해.

세라가 말했다.

-나도 ‘ 하지만’ 이야. 유크로니아 가문과 유크로니아 혁명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 같아. 뭔지 모르는 유래를 그대로 따를 수는 없어.

민이 말했다.

멤버들은 유크로니아 혁명이 중요한 변곡점에 와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세라와 수호가문은 무엇이고, 유크로니아를 만들게 된 5개의 문양과 피로 연결된 조상과 후손들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유크로니아는 수백 년 묶은 망령들의 유토피아란 말인가?

<다음주에 계속>

<지난화 보기>

29화_인게이지 프로그램은 과거-현재-미래를 통합
28화_신문과 SNS의 시대는 끝나고
27화_500년 전에 만들어진 장점
26화_퍼스트의 정체
25화_유크로니아 독립선언서
24화_새로운 정치의 서막
23화_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되는 해시전쟁
22화_집사장의 죽음과 유크로니아의 보물
21화_하드포크 폭풍 전야
20화_테스의 출국
19화_ 마리 이야기, 그리고 현우의 행방
18화_슈테나 성 경매와 현우의 메시지
17화_베를루스국의 슈테나 성은 팔리게 될까
16화_마침내 공개된 퀘스트를 풀어라
15화_제네시스 블록 퀘스트 공개 논쟁
14화_제네시스 블록의 비밀
13화_탈중앙화 거래소의 소스코드
12화_타협할 것과 아닌 것
11화_유크로니아 왕위 계승과 세금 인상 
10화_세이무어와 테스의 회합
9화_블랙존에서 열린 총회 
8화_아버지가 남긴 것
7화_ 예술가들의 천국
6화_세라, 유크로니아 16번째 달의 이름
5화_VR과 AR이 조합된 게임월드, 시험운영은 끝났다
4화_민이 낸 수수께끼를 풀어라
3화_살아남은 자들의 아침
2화_더 퍼스트의 속삭임
1화_유크로니아국의 입국 신청


<작가 소개>

윤여경

‘세 개의 시간’ 한낙원 과학 소설상 (2016)
‘러브 모노레일’ 황금가지 공모전 우수상 (2014)
한국SF협회 부회장 및 아시아SF협회 창립자

중국 최대 SF출판사 ‘과환세계’, ‘FAA’, ‘스토리컴’ 및 인도SF협회, 일본 SF작가협회, 남아시아 유명 작가 등을 섭외하여 아시아SF협회를 설립했다. (2018년 5월 19일 베이징 APSFCon) 아시아 SF연구 교류, 세계SF컨벤션에 한국SF작가들을 대동하여 홍보하는 등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으며, 해외출간, 과학소설 VR 웹툰화 및 영화화 추진, 인공지능 작곡 과학소설 OST 등 OSMU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선임강의교수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파트너
코인데스크 코리아 칼럼니스트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석사는 사회과학 계열의 보건정책관리학, 박사는 공학계열의 의공학 등 서로 다른 학문을 넘나드는 국내의 대표적 융합전도사. <거의 모든 IT의 역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미래에 대한 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또한 SF영화의 장면들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국책과제도 수행하였고, 이와 관련한 주제의 외국서적인 <스타워즈에서 미래 사용자를 예측하라>를 번역하였으며, 대학에서도 이와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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