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센서스 2019] 다시 1년…크립토 겨울에서 탈중앙 금융까지

등록 : 2019년 5월 21일 17:00 | 수정 : 2019년 5월 21일 17:05

출처=셔터스톡

코인데스크가 주최한 컨센서스 2019 행사를 앞두고 발행한 칼럼 및 참가자에게 배포된 컨센서스 매거진에 실린 칼럼들을 소개합니다.
칼럼① 마이클 케이시 - 다시 1년…크립토 겨울에서 탈중앙 금융까지
칼럼② 마자 부지노비치 - 블록체인 보편화 가로막는 것은 기술 아닌 인간의 문제
칼럼③ 크리스토퍼 지안카를로 - 자유 시장과 블록체인의 미래

올해 컨센서스는 작년과 여러모로 아주 다를 것이다.

2018년 5월, 컨센서스가 포함된 뉴욕 블록체인 주간은 암호화폐로 큰돈을 번 이들이 참석했다. 암호화폐로 벼락부자가 된 이들은 소수에 불과했지만, 이들의 화려한 람보르기니와 선상 파티는 암호화폐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굳어졌다.

올해 콘퍼런스는 훨씬 더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리라는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이번에는 프로토콜 개발과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사업 모델, 규제 등 당면한 사안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주류 언론도 중요한 내용을 더 많이 다루게 될 것이다.

암호화폐의 겨울이었던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블록체인 기술에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

버블이 꺼진 후에는 “호들(HODL)이 아니라 비들(BUIDL, 암호화폐를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는 데 집착하기보다 기술 개발에 주안점을 둔다는 뜻)”이라는 구호가 주목받았다.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개발자들은 이 구호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비트코인이 탄생한 지 10주년을 기념하던 해에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에는 수많은 일이 있었다.

 

실수로부터 교훈을 얻다

지난 1년이 순탄하기만 했다는 말은 물론 아니다.

비트코인(BTC)은 2017년 12월에 최고가인 19,783달러를 기록했다. 1년 후 비트코인 가격은 3,122달러까지 내렸다. 이더(ETH) 가격은 94%나 폭락했고, 수많은 ERC-20 토큰의 가치도 곤두박질쳤다.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비판을 넘어 비난 세례를 받았다.

한 연구는 ICO 3건 가운데 2건은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가격이 하락하면서 제기된 비판은 암호화폐 호황기의 과대광고 만큼이나 극단적이었다. ICO와 관리가 부실한 암호화폐 거래소에 관한 기사가 넘쳐났다. 암호화폐 기술에 대한 오해는 더욱 강화되고 말았다.

증권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전직 권투선수 플로이드 메이웨더와 DJ 칼리드가 센트라 테크(Centra Tech)라는 회사의 ICO를 홍보하고 대가를 수령한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벌금을 부과했다. 센트라 테크의 창립자들은 사기 혐의로 기소되었다.

수많은 거래소가 사용하는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가 달러화와 1:1로 가치를 연동하기 위해 필요한 예치금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지도 끝없는 논란과 의혹을 낳았다.

캐나다의 암호화폐 거래소 쿼드리가는 2018년 말 창립자 제럴드 코튼이 사망한 후 고객의 자금 2억 5천만 캐나다 달러가 증발했다. 거래소는 붕괴했고 트위터와 레딧에서는 음모론이 난무했다. 그러나 실패에도 긍정적인 면이 있었다. 개발자들이 해결책을 고안하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이 떠안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 하나는 거의 해결됐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제3의 수탁업체에 의존해 자산을 거래하는 것은 위험이 따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아토믹 스왑’ 기술을 기반으로 한 탈중앙화 거래소가 2018년 처음 등장했다. 스마트계약과 다중 서명 기술을 이용해 통제권이 한 단체에 집중되지 않게 하면서도 매끄러운 P2P 자산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바이낸스는 현재 탈중앙화 거래소(DEX)를 시험하고 있다.

보스턴의 스타트업 아르웬(Arwen)은 1월에 거래자들이 일반 중앙화 거래소를 이용해 암호화폐 자산을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찾도록 해주겠다고 발표했다. 이용자들은 프라이빗키에 대한 권한도 유지할 수 있다. 비슷하게 3월에 탈중앙화 크로스 체인 디지털 자산 거래소를 위한 시스템을 출시한 코스모스 프로젝트(Cosmos Project)가 출범했다. 코스모스는 폴카돗(Polkadot)과 리플(Ripple)의 인터레저(interledger)와 비슷하게 여러 블록체인 플랫폼 간 상호운용성을 획득해 유동성과 확장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ICO 열기가 급격히 식어가는 중에도 탈중앙화 시스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대표하는 다양한 방식이 잇따라 제시되었다.

 

토큰은 죽지 않았다

대체불가능토큰(NFT)에도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대체 가능한 비트코인이나 달러와는 달리, 대체불가능토큰은 각각 고유한 특징을 지닌다.

이는 수집이 가능하면서도 공급이 많지 않은 디지털 가치가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7년에 크립토키티(이더리움 ERC-721 표준 상에 개발된 디지털 고양이 게임)가 등장하면서 인기를 끈 NFT는 작년에 발전을 거듭했다. 게임 회사들은 가상 재화의 온라인 거래에서 잠재력을 발견한 뒤 이 분야를 진지하게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MLB 챔피언스(MLB Champions)는 수집용 디지털 메이저리그 관련 피겨를 모으고 거래하는 게임을 출시했다. 환경 관련 자선단체나 단골에게 사은 포인트를 지급하는 데 NFT를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다. 크립토키티를 만든 대퍼 랩스(Dapper Labs)는 안드리센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와 벤록(Venrock) 등의 벤처 캐피털로부터 1500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STO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했다. STO는 증권형 토큰 발행(security token offering)의 약자다. 증권거래위원회가 ICO를 통해 판매하는 대부분의 토큰을 미등록 증권으로 규정하고 징계하는 상황에서 STO에 자연히 관심이 높아졌다. STO는 의도적으로 ‘증권’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규제 당국의 기준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SEC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없다는 뜻이다.

STO는 토큰을 사는 것이 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무리한 이윤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ICO와 다르다. STO의 이면에는 화려한 ‘암호화폐 경제학’이 없다. 그러나 STO는 자본 시장을 크게 변혁할 수 있는 힘이 있다.

스마트계약으로 무장한 STO는 발행 시장(primary market)과 유통 시장(secondary market)의 주식 등록을 간편화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보험 사정인처럼 전통적으로 장부 기재를 맡던 직업이 필요 없어지고, 발행자들은 자산의 소유권을 아주 작게 쪼갤 수 있게 된다. 이로 인해 많은 이들이 증권화할 수 있는 다양한 자산에 열린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부동산과 미수금부터 지적 재산, 심지어 예술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자산이 증권이 될 수 있다.

 

라이트닝

일부 암호화폐 원칙주의자들에게는 규제 기관의 비위를 맞추는 데 중점을 둔 듯한 STO의 부상이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금융기관의 중개를 탈피하고 벤처캐피털의 의사결정 과정을 민주화하겠다고 약속한 ICO와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지난 1년간 많은 일이 있었고, 혁명은 계속될 것이다.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프체인 결제 채널 솔루션인 라이트닝 네트워크가 출범했다. 많은 이들이 라이트닝을 사토시 나카모토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제2 레이어”로 보고 있다. 2018년 초에 비트코인 메인넷에서 라이트닝 테스트 버전이 선을 보였고, 이후 라이트닝 네트워크는 8천여 개의 노드와 4만 개에 달하는 채널을 망라하게 되었다.

라이트닝 커뮤니티는 확장성을 위해 상호연결 채널 네트워크를 만들어내야 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경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긴 실험이 될 것이다. 라이트닝 네트워크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 참여자들 간에 라이트닝 토치(Lightening Torch, 일종의 릴레이 게임으로, 누군가에게서 라이트닝 결제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받은 참여자는 다음에 보낼 사람에게 라이트닝 네트워크로 결제했다는 의미에서 소량의 비트코인을 더해 전송) 캠페인이 진행되기도 했다.

비트코인에서 갈라져 나온 비트코인 캐시(BCH) 커뮤니티는 라이트닝 토치 캠페인 참여자들을 비웃곤 했다. 이들은 라이트닝의 오프체인 방식보다 비트코인 캐시의 코어 온체인 기능이 사토시의 비전에 더 잘 들어맞는다고 생각한다. 라이트닝의 성공을 가늠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러나 적어도 비트코인 분파 간의 설전보다는 데이터에 더 집중하게 해주는 효과는 있다.

다른 알트코인에서는 51% 공격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거품이 빠지고 시장 가격이 급속도로 하락하면서 많은 채굴자가 ASIC 채굴기 사용을 중단했다. 채굴 장비 대여료는 내려갔고, 절반 이상의 해시파워를 획득하고 오래된 블록을 ‘재편’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졌으며, 결과적으로 이중 지불을 만들어 내 돈을 빼돌리기도 더 쉬워졌다.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하면서 사기를 치는 데 드는 비용이 저렴해진 셈이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 골드(Bitcoin Gold), 버트코인(Vertcoin), 플로(Flo), 이더리움 클래식(Ethereum Classic) 등 여러 작업증명 블록체인이 새로운 문제를 떠안게 되었다.

그러나 51% 공격이 늘어나면서 이중 지불을 방지하기 위한 보안을 확충하는 등 기술 발전이 촉진되는 효과도 있었다. 코모도 플랫폼(Komodo Platform)이 좀 더 안정적인 비트코인의 보안 기술을 안전장치로 사용하기도 했고, 플로의 개발자들은 해시파워를 자동으로 빌려줌으로써 공격을 방어할 수 있는 사용자 기반을 구축하자는 계획을 제안했다. 암호화폐 산업은 고초를 겪으며 기반을 다져갔다.

 

스테이블코인과 탈중앙화 금융

지난 1년은 다른 자산(주로 달러)에 가치를 1:1로 고정하는 스테이블코인의 해이기도 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는 테더를 대체할 만한 대안 스테이블코인이 없다는 아우성이 나오기도 했다. 많은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공급망 관리 등 많은 분야에서 법정화폐를 사용하는 기업형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을 완성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기존에는 은행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서는 계좌이체를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면 변동성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실시간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작년에 서클(Circle)과 코인베이스(Coinbase)가 만든 컨소시엄과 제미니(Gemini), 팩소스(Paxos), 벤처 기반 스타트업 트러스트토큰(TrustToken)이 일제히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했다. 모두 강력한 규제를 받을뿐더러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증하는 은행의 자금을 사용하기 때문에 토큰을 안심하고 맡길 수 있고 달러화와의 1:1 가치 고정도 안정적이다.

스테이블코인 거래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활용하는 대기업과 경쟁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JP모건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인 JPM코인 출시를 발표했고, 페이스북이 진행하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에 관한 보도도 계속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순수주의자들은 지속적인 은행 시스템의 위기를 보면 제3자에 의존했을 때 어떤 위험에 맞닥뜨릴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며 모든 준비 제도는 결함이 있다고 주장한다. 알고리듬 스테이블코인을 진정한 대안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개발이 쉽지 않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특히 해커들이 알고리듬 스테이블코인의 스마트계약을 뒤집는 경쟁 알고리듬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수학 솔루션을 통해 대안 스테이블코인을 개발 중이다.

12월에는 베이시스(Basis)라는 초기 스테이블코인이 규제의 장벽을 넘지 못해 공중분해되는 일도 있었다. 이런 가운데 이더리움 기반 암호화폐 신용 대출 프로젝트인 메이커다오(MakerDAO)의 DAI 코인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메이커다오는 그저 단순한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아니다. 암호화폐를 담보로 대출을 발행하고 탈중앙화 금융(DeFi)이라는 새로운 세계로 가는 문을 활짝 열어 젖혔기 때문이다. 탈중앙화 금융에서는 수탁 기관이 지분증명 블록체인의 거래를 검증하는 데 고객이 맡겨놓은 코인을 사용하고, 보상을 받아 이를 고객에게 이자로 지급한다. 이것을 “서비스형 스테이킹(staking as a service)”이라고 부른다. 탈중앙화 금융은 암호화폐 인프라 상에 새로운 방식의 자금 창출 시스템을 만들고 있으며, 금융 접근성을 무한히 확대할 수도 있다. 어쩔 수 없이 위험도 따르지만, 전통적인 금융업은 이미 구조적인 위기에 봉착해 있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주제들이 2020년 컨센서스에서 지난 한 해를 돌아볼 때 반드시 등장할 주제들임은 확실하다.

번역: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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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story originally appeared on CoinDesk, the global leader in blockchain news and publisher of the Bitcoin Price Index. view B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