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하반기, 싱가포르에 암호화폐 규제법이 생긴다

2019년 상반기 블록체인 규제 동향 ①싱가포르

등록 : 2019년 5월 27일 09:00 | 수정 : 2019년 7월 3일 11:56

각국에서 암호화폐 관련 규제가 구체화되고 있습니다. 코인데스크코리아가 전문가들의 기고를 통해 2019 상반기 각국별 블록체인 규제의 동향을 알아보고 하반기를 전망하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①싱가포르 2019년 하반기, 싱가포르에 암호화폐 규제법이 생긴다
②일본 암호화폐 규제, 일본도 결코 널널하지 않습니다
③중국 익명성 탓 규제 불가피…중국, 1월 블록체인법 도입
④미국 미국 SEC는 어떻게 암호화폐의 증권성 여부를 판단할까
⑤몰타 '암호화폐 선진국' 몰타의 법제도
⑥한국 한국(엔 없는…) 암호화폐 규제의 모든 것
⑦프랑스 프랑스는 암호화폐 ICO를 이렇게 허가했다
⑧홍콩 ‘선허용 후규제’ 홍콩 암호화폐 규제가 선진적인 이유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이미지=pixabay

싱가포르의 머라이언. 이미지=pixabay

 

싱가포르는 작은 도시 국가지만, 동남아시아의 주요 금융 허브 중 하나다. 실제로 동남아시아에 진출하고자 하는 많은 기업들이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삼고 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싱가포르는 특별하다. 금융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다수의 블록체인 팀들이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활동해왔다. 지금도 암호화폐를 발행하고자 하는 블록체인 팀들이 싱가포르를 1순위로 고려한다.

이처럼 블록체인 팀들이 모인 이유에는 싱가포르의 암호화폐 규제가 자유로울 것이란 기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증권형이 아닌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는 가이드라인을 2017년 말 발표한 바 있다.

2018년 말에는 가이드라인을 개정하여 STO(Security Token Offering: 증권형 토큰 발행)와 관련한 정부 입장을 보다 구체화했다. 많은 블록체인 기업들이 이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증권형 토큰, 즉 지불형 또는 유틸리티형 토큰 만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어떠한 규제도 적용받지 않고 기업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싱가포르의 규제가 자유로울 것이라는 선입견은 오해에 가깝다. 전통적인 금융 강국인 싱가포르는 금융과 관련해서는 선진적인 법률과 가이드라인을 갖추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해 발 빠르게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속사정도 현행 금융 규제에 암호화폐를 포섭하기 위한 포석이라 판단된다.

하반기에 암호화폐 규제법이 생긴다

싱가포르에서는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이 금융과 관련한 규제를 총괄하고 있다. MAS는 암호화폐와 관련하여 증권선물법과 ICO 가이드라인을 관리하는 주무기관이다.

특히 올해 주목해야 할 부분은 MAS가 2019년 1월 14일 입법 발의하여 법으로 제정된 지불 서비스법(Payment Services Act: PSA)이다. PSA는 각종 지불 서비스 또는 ‘페이’ 등을 관장하는 법이다. 전자화폐, 전자지갑, 온라인결제, 통화 교환, 암호화폐 거래소 등이 이 법에 의해 규율된다. PSA는 2019년 하반기에 시행될 예정이다.

PSA는 기존의 지불 시스템법(Payment Systems Act 1979)과 환전송금사업법(Money-Changing and Remittance Business Act 1979)을 대체하게 된다. 그런데 종전에는 위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던 암호화폐 발행(Initial Coin offering: ICO) 기업들이 이제는 새로운 PSA의 적용을 받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종전 지불 시스템 감독법(Payment Systems (Oversight) Act 2006: PSOA)은 가치저장 수단을 상품이나 서비스 구매 대가로 지불된 ‘현금’을 의미한다고 보았다. 따라서 ‘지불 시스템’ 또한 ‘현금’의 유통 및 이체 등을 전제로 하였다.

위와 같은 규제에서는 현금이 아닌 ‘암호화폐’로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거나 블록체인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법률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해석되었다. 그러므로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기업들은 PSOA의 적용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러나 2019년에 제정된 새 PSA의 경우, 전통적인 현금 지불 시스템은 물론,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사고파는 행위 또한 법률에 포함시키고 있다. PSA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업들이 지불형 또는 유틸리티형 토큰을 발행한다 하더라도 일정한 규제에 적용을 받게 된다.

이미지=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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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대부분의 경우, ICO를 통해 발행하는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업이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설정된다. 암호화폐란 구입할 예정인 재화와 서비스에 대해 선 지불한 금액에 해당하는 것이다. 따라서 PSA가 제정되기 전에도 암호화폐는 가치저장 수단에 해당하며, ICO를 진행한 블록체인 기업 역시 지불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볼 여지가 있었다.

그런데 PSA에서는 ‘디지털 지불 토큰’, ‘디지털 지불 토큰 서비스’, ‘전자화폐’, ‘전자화폐 발행 서비스’ 등의 개념을 명시하고 있다. 나아가 ‘전자화폐 발행 서비스’ 및 ‘디지털 지불 토큰 서비스’가 본 법의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싱가포르 내에서 ICO로 발행된 토큰은 PSA에 따른 ‘가치저장 수단’이어서 현금에 해당하고, 나아가 ICO로 토큰을 발행한 기업은 ‘지불 시스템’을 운영한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향후 싱가포르에서 암호화폐(가상화폐)를 사고 파는 행위, 거래소를 운영하는 행위 등도 PSA에 의해 규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다 중요한 점은 향후 싱가포르 내에서 일정한 라이선스(면허) 없이는 지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점이다. PSA에 따르면 면허는 3단계로 분류된다. 사업 범위에 따라 자금교환행위만 가능한 라이선스, 일반적인 라이선스 및 PSA의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는 ‘메이저 라이선스’로 구분된다.

메이저 라이선스의 경우 월평균 거래량이 300만 싱가포르달러(약 26억원)를 초과하거나, 싱가포르에서 발행한 암호화폐를 일평균 500만 싱가포르달러(약 43원) 넘게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메이저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즉 평균적인 ICO 규모를 고려하면 대부분의 암호화폐 발행 기업들은 메이저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세탁방지 의무가 추가된다

또한 라이선스를 취득할 경우, MAS의 각종 요구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부과된다. 특히 메이저 라이선스의 경우, PSA에서 요구하는 자금세탁방지, 이용자보호, 기술적 위험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모두 준수해야 한다.

이 중 주목해야 할 부분은 자금세탁 방지(Anti Money Laundering) 의무이다. 전통적으로 자금세탁 방지 의무는 금융기관에 부과되어 왔다. 자금세탁 방지를 요구하는 전세계적 추세에 맞춰 금융기관은 매우 엄격하고 정교한 자금세탁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암호화폐 거래소도 자체적인 자금세탁방지 시스템을 운영하는 편이다. 그런데 만약 싱가포르에서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에도 자금세탁 방지 의무가 부과된다면, 해당 기업들의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지리적 근접성, 언어, 선진적 금융시스템 및 이에 따른 신뢰감을 이유로 싱가포르가 블록체인 및 ICO 프로젝트의 메카로 자리잡아 왔다. 그러나 PSA 도입 이후 싱가포르에서의 ICO 진행은 법적 리스크 및 요구되는 절차 등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다고 평가된다.

따라서 향후 싱가포르에서 ICO를 진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물론 기존 블록체인 및 암호화폐 기업들도 이번 PSA 제정과 같은 입법 및 규제 동향을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

권오훈 변호사는 법무법인 오킴스의 파트너 변호사이며 오킴스 블록체인센터의 센터장을 맡고 있습니다.
사진=권오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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