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SF_더 파이브_#31] “스캇 물러나고 세이무어 돌아오라”

31화: 판을 뒤집을 방법을 찾아라

등록 : 2019년 5월 25일 15:00 | 수정 : 2019년 5월 25일 13:26

일러스트=김태권

 

지난 줄거리

이 년 전. 게임월드로 출발한 유크로니아 플랫폼은 출시 이후 순항하는 듯 했지만 일 년이 지나면서 이상 신호들이 여기 저기에서 감지된다. 유크로니아 플랫폼을 창시한 원로회 주요 멤버인 마훌은 살해되었고, 여러 가지 갈등들이 수면 위로 부상하는 가운데, 거대한 해상도시 유크로니아호가 출항한다. 그리고 마침내 2028년 4월 1일 유크로니아는 독립선언을 하고, 4월 15일 미국에 입항을 요청한다. 더퍼스트의 미국방문에 대해 현재의 미국 대통령 스캇과 부통령 세이무어는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그리고 이들 사이에도 이미 수상한 과거가 있었다. 격랑의 미국의 지난 대통령 선거의 시기, 유크로니아의 블랙존은 “Yes, We Enage” 프로그램을 통해 막강한 사이버 정치권력을 쥐게 되고, 여기에서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스캇의 대통령 선거를 지원한다. 그리고 서서히 밝혀지는 유크로니아 탄생의 시조들의 비밀. 이 모든 것은 어떻게 연결된 것인가?

-텍사스 집회는 성공적이라고는 할 수 없겠군.

스캇이 말했다.

-그만 끄죠.

해리가 리무진 뒷좌석에서 TV를 끄려고 하자 스캇이 그의 팔을 잡아 못 끄게 했다.

리무진 안 미니 TV에서는 집회 풍경이 펼쳐졌다.

-세이무어가 물러선 뒤 민주당 대선 전략에 이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텍사스 집회에서의 당원들의 돌출행동은 이례적으로……

뉴스 리포터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 백 스캇, 컴 백 세이무어!’

스캇 물러나고 세이무어 돌아오라라는 표어를 든 사람들이 집회장에 있었다. 경비가 그들을 쫓아냈지만 소용없었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주머니 속에서 꺼낸 천 배너를 꺼내 흔들었다. 이런 집회 내에서 이런 조직적인 내분은 드물었다.

-아니오. 그건 우리가 판단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시다시피 유크로니아 정치 시뮬레이션 시스템으로……

-좋아. 기다려보지. 퍼스트라는 히든카드는 한번 써볼만 하니까. 자네는 퍼스트에게 매일 아침, 저녁으로 브리핑을 받나?

-놓아주십시오. 브리핑 받는 일은 없습니다.

해리가 팔을 슬며시 빼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아, 내가 잠시 오해했네. 당신 보스는 내가 아니라 퍼스트니까. 그럼 퍼스트에게 어디까지 보고하나?

퍼스트의 놀음에 꼭두각시처럼 끌려 다니는 내 표정도 보고하나?

-진정하십시오. 후원자와의 소통은 매우 민감한만큼 일급 보안망으로 서면 보고만 드리고 있고, 아시다시피 서면 보고는 참조로 보내드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 어떻게 퍼스트가 내 일을 나보다 더 훤히 알 수 있는지는 답을 모르겠는데. 우리 안에 스파이가 있는 게 분명해. 한번 테스트를 해볼까?

스캇이 얼굴을 기울여서 해리의 볼에 얼굴을 가져다대려고 했다. 해리는 흠칫 물러섰다.

-좀 더 협조적이어야지. 그래야 퍼스트에게 보고가 올라갈 거 아닌가.

스캇은 해리의 난감한 표정을 보고 팔짱을 끼고 눈을 감았다. 퍼스트와 세이무어의 속내는 반드시 알아 낼 것이었다. 하지만 신경 쓰이는 것은 따로 있었다. 해리가 앞만 보고 아무 말도 없었다. 표정으로는 도저히 속내를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게 신경이 쓰이는 이유도 스캇은 알 수 없었다.

차가 멈추고 내리려는데 해리가 도어 잠금버튼을 눌렀다.

-이게 무슨 짓인가?

스캇이 말했다.

-그렇게 신경이 쓰이신다면 저는 퍼스트와 연락을 끊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해리가 말했다.

-그게 가능한 일이야?

-네. 퍼스트가 제게 전담권을 줬으니까요.

-자네랑 퍼스트는 도대체 무슨 관계인가?

-서로 신뢰하는 관계입니다.

-잃을 것이 많은 사람들은 자신 외에는 아무것도 신뢰하지 않아. 만약 그렇다고 해도 내 귀에는 퍼스트가 자네에게 백지수표, 결재권, 자신의 목숨을 맡겨 놨다는 소리로 들리는데?

-맞습니다.

-자네의 친족이라도 되나?

-매우 가까운 친족입니다. 이 이상은 저도 답하기 어렵습니다. 앞으로 회의 진행은 후보자님과만 하겠습니다. 오늘 퍼스트와 하려고 했던 첫 번째 안건을 같이 상의할 수 있을지요?

해리가 말했다.

-퍼스트가 자네에게 대리권을 맡겼다면 나는 보좌관이 아니고 스폰서와 회의를 하는 셈이 되네. 내가 지금 차에서 나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 건가? 스폰서를 잃는 건가?

-아니오. 사람 하나를 잃는 겁니다.

-나를 신뢰하는 사람 하나를 잃게 되다니 그런 안타까운 일은 있으면 안되지.

스캇이 말했다.

-아니오. 저는 당신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저는 다만 …….

-그만하게. 우리 사이를 위험에 빠트릴 말을 하게하고 싶지 않아.

스캇은 당황했다. 해리의 표정은 들떠보였다.

-당신의 포부를 신뢰합니다.

해리가 말했다.

-당신은 이상주의자군.

-후보자님도 그렇지 않습니까? 그럼 첫 번째 안건입니다.

-여기서 회의하자는 건가? 숨돌릴 새도 없군.

-숨돌릴 새 따위 지루해하시지 않았던가요?

해리의 말에 스캇이 미소지었다. 워커홀릭끼리의 공감이었다.
텍사스 집회 현장에서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차 안에서는 격렬한 토론이 이어졌다.

-외부 이슈로 국내의 판을 뒤집자는 것은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신중한 스캇이었다.

-새로운 미디어는 새로운 권력을 만듭니다. 라디오가 출현하자 나치의 힘을 키운 것처럼요. 유크로니아 시스템의 맹점을 보여주고 그걸 기반으로 표심을 재구성할 겁니다.

-유크로니아 멤버들이 맥루한의 추종자인건 알겠는데 세상 일은 항상 원하는대로 되는 게 아니야.

-그럴수록 자신의 뜻대로 되는 것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죠.

해리가 말했다.

<다음주에 계속>

<지난화 보기>

30화_“유크로니아 혁명이 진짜 있었기에”
29화_인게이지 프로그램은 과거-현재-미래를 통합
28화_신문과 SNS의 시대는 끝나고
27화_500년 전에 만들어진 장점
26화_퍼스트의 정체
25화_유크로니아 독립선언서
24화_새로운 정치의 서막
23화_보이지 않는 곳에서 준비되는 해시전쟁
22화_집사장의 죽음과 유크로니아의 보물
21화_하드포크 폭풍 전야
20화_테스의 출국
19화_ 마리 이야기, 그리고 현우의 행방
18화_슈테나 성 경매와 현우의 메시지
17화_베를루스국의 슈테나 성은 팔리게 될까
16화_마침내 공개된 퀘스트를 풀어라
15화_제네시스 블록 퀘스트 공개 논쟁
14화_제네시스 블록의 비밀
13화_탈중앙화 거래소의 소스코드
12화_타협할 것과 아닌 것
11화_유크로니아 왕위 계승과 세금 인상 
10화_세이무어와 테스의 회합
9화_블랙존에서 열린 총회 
8화_아버지가 남긴 것
7화_ 예술가들의 천국
6화_세라, 유크로니아 16번째 달의 이름
5화_VR과 AR이 조합된 게임월드, 시험운영은 끝났다
4화_민이 낸 수수께끼를 풀어라
3화_살아남은 자들의 아침
2화_더 퍼스트의 속삭임
1화_유크로니아국의 입국 신청


<작가 소개>

윤여경

‘세 개의 시간’ 한낙원 과학 소설상 (2016)
‘러브 모노레일’ 황금가지 공모전 우수상 (2014)
한국SF협회 부회장 및 아시아SF협회 창립자

중국 최대 SF출판사 ‘과환세계’, ‘FAA’, ‘스토리컴’ 및 인도SF협회, 일본 SF작가협회, 남아시아 유명 작가 등을 섭외하여 아시아SF협회를 설립했다. (2018년 5월 19일 베이징 APSFCon) 아시아 SF연구 교류, 세계SF컨벤션에 한국SF작가들을 대동하여 홍보하는 등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으며, 해외출간, 과학소설 VR 웹툰화 및 영화화 추진, 인공지능 작곡 과학소설 OST 등 OSMU 분야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정지훈

경희사이버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선임강의교수
빅뱅엔젤스 매니징파트너
디지털헬스케어파트너스 파트너
코인데스크 코리아 칼럼니스트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하고, 석사는 사회과학 계열의 보건정책관리학, 박사는 공학계열의 의공학 등 서로 다른 학문을 넘나드는 국내의 대표적 융합전도사. <거의 모든 IT의 역사>, <거의 모든 인터넷의 역사>, <내 아이가 만날 미래> 등 기술을 중심으로 하는 역사와 미래에 대한 많은 책을 저술하기도 하였다. 또한 SF영화의 장면들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에 대한 국책과제도 수행하였고, 이와 관련한 주제의 외국서적인 <스타워즈에서 미래 사용자를 예측하라>를 번역하였으며, 대학에서도 이와 관련한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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