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리브라 연합’ 참여 기업들은 어떻게 돈을 벌게 될까

송금·결제·보유금·데이터·금융 5대 수익모델

등록 : 2019년 6월 26일 14:00 | 수정 : 2019년 10월 20일 15:13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페이스북이 만든 리브라 연합(Libra Association)의 수익모델은 뭘까? 리브라 백서에도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지만, 리브라 연합 회원사를 살펴보면 가능한 수익모델을 예측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우버, 코인베이스 등 28개 창립 회원이 참여했으며, 2020년 상반기 출시까지 약 100개로 늘린다는 게 페이스북의 계획이다.

1. 송금

페이스북이 생각하는 리브라 코인의 첫번째 기능은 (은행을 통하지 않는) 국제 송금이다. 리브라는 백서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매년 송금 수수료로 250억 달러를 버리고 있다”며 가장 먼저 이 시장을 공략할 것을 밝혔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는 지난 4월 “사진을 전송하는 것처럼 송금도 쉬워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용자는 와츠앱이나 칼리브라(Calibra) 지갑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리브라 코인을 주고 받을 때 ‘송금 수수료’를 내야 할 것이다. 리브라 백서도 “저렴한 송금 수수료(transaction fees)라고 명시해, 무료가 아님을 분명히 밝혔다.

향후 칼리브라 지갑에서 법정화폐를 바로 리브라 코인으로 환전할 수 있다면, 환전 수수료 수익도 예상해볼 수 있다. 국내 대형 블록체인 회사의 대표는 “메신저나 지갑에서 달러와 리브라 코인을 바로 환전할 수 있다면 편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신저나 지갑 애플리케이션이 암호화폐 거래소가 되는 셈이다.

출처=리브라 페이스북 캡처출처=리브라 페이스북 캡처

2. 결제

리브라 연합에 참여하는 회사의 서비스에서 리브라 코인이 향후 지급결제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리브라 연합에는 이베이, 메르카도 리브레 등 이커머스 회사와 우버(교통), 부킹닷컴(여행예약) 등이 있다. 우버를 타고 내리면 리브라 코인으로 자동 결제되는 미래를 상상해볼 수 있다.

일반적인 지급결제 수단으로 사용될 수도 있다. 리브라 연합에는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 세계적인 카드사, 결제회사가 참여했다. 리브라 코인이 각국 정부의 용인을 받는다면, 회원사의 결제망을 이용해 여러 온라인,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해질 것이다.

간편결제로도 활용될 수 있다. 노점상에서 카카오페이 QR코드로 결제하듯, 신용카드도 받지 않는 작은 상점에서 결제할 때나, 개인간 거래에 리브라 코인 송금을 사용할 수 있다. 이런 활동은 리브라 코인의 수요를 높여 리브라 생태계를 키울 것이다.

암호화폐·블록체인 투자사인 KR1 plc의 조지 맥도너(George McDonaugh) CEO는 “화폐 대신 웨이신(위챗), 벤모(Venmo), 페이팔로 거래하는 것처럼,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리브라로 거래를 주고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송금 중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적은 편이다. 윤준탁 에이블랩스 대표는 “궁극적으로 페이스북은 커머스에 진출하고 싶어한다”며 “이미 인스타그램에 커머스 기능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리브라 코인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으면 더 많은 매출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3. 보유금(Reserve)

현재 28개의 리브라 연합 회원사는 최소 1000만달러씩 투자했다. 이렇게 모은 보유금은 리브라 코인의 가치를 담보하며, 연합은 보유금을 안정적인 단기 국채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를 통해 얻은 이자는 회원사들이 나눠 갖는다.

초기에는 이 수익이 매우 낮을 것이다. 투자은행 캐너코드 제뉴이티(Canaccord Genuity)는 수익률을 0.25%로 추정했다. 1000만달러를 냈다면 1년에 2만5000달러를 얻는다.

하지만 리브라 코인 경제가 커질수록 이자 수익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코인이 발행될수록 그만큼 보유금이 늘어나며, 이자는 온전히 연합 회원사들이 챙겨간다. 캐너코드 제뉴이티는 리브라 코인 시총이 지금 비트코인 규모인 1620억달러에 이른다면, 1000만달러를 투자한 연합 회원사는 연 이자 수익으로만 324만달러를 얻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암호화폐 투자사인 블록워터매니지먼트의 김성준 매니징 디렉터는 “리브라 코인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보유금이 늘어나고 그걸 운용해서 많은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리브라 코인을 이커머스에서 사용할 수 있게 돼서, 만약 보유금이 1조원 수준이 된다면 엄청난 이자 수익을 안길 것”이라며 “거래 수익보다 이자 수익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출처=리브라 홈페이지 캡처

4. 데이터

데이터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원유’라 불린다. 구글, 페이스북 등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의 온라인 활동을 분석해 맞춤 광고에 활용하며, 이런 데이터를 가공해 다른 회사에 팔기도 한다. 페이스북에서 모아진 데이터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활용돼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많은 결제 정보를 보유하는 카드사도 데이터를 판다. 개인정보를 비식별화한 후 어떤 연령·성별의 사람이 어디에서 무엇을 구매하는지 등의 소비 데이터를 판매한다. 손성훈 캐리프로토콜 공동대표는 “많은 증권사가 이런 데이터를 사서 투자에 참조하고, IT회사 등도 사업에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월간 이용자 24억명을 보유한 페이스북, 세계적인 카드사인 비자, 마스터카드 등은 이미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쌓아두고 있다. 미래에 리브라 코인이 대중화되면, 리브라 연합 회원사는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보내고, 무엇을 샀으며, 잔고가 얼마인지까지 모조리 알 수 있다.

정승원 브리스톨 대학 경제학과 조교수는 “리브라 데이터가 고객 동의 없이 페이스북 등과 공유되지 않는다지만, 고객이 동의하면 언제든 공유된다”고 말했다. 그는 “보상을 위해선 얼마든 적절한 수준의 개인정보를 제공할 이용자는 많다”면서 “페이스북 계정과 연동하면 송금 수수료 등을 할인해주면 동의할 이용자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로 많은 공격을 받고 있는 페이스북이 단기적으로 리브라의 데이터를 활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포털사이트 ‘줌닷컴’을 운영하는 줌인터넷의 김우승 대표는 “페이스북이 프라이버시 문제를 겪은 직후 (연합체 성격의) 리브라를 내놨는데, 모든 걸 다 아우르는 어마어마한 빅브러더로 비치는 건 조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속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싶더라도, 당장은 결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출처=리브라 페이스북 캡처

5. 금융

리브라 코인이 시장에 안착하고 규제가 허용하면 그 위에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다. 신용평가, 대출, 보험, 투자까지 기존 금융기관이 하는 모든 사업을 상상해볼 수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백서에서 “수십억명 사람들을 위한 글로벌 화폐와 금융 인프라 구축”을 미션으로 밝혔다.

“대출을 받고 싶은가? 저커버그에게 가면 된다.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싶은가? 저커버그에게 가면 된다. 전지구 인류 30%가 사용하고 있는 플랫폼에서 클릭 한번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다. 리브라는 가맹점 수수료를 없었던 일로 만들어버릴 것이다.” – 조지 맥도너

디지털 금융 플랫폼을 꿈꾸는 토스, 카카오페이의 사업을 참고해볼 수 있다. 토스는 무료 간편송금에서 시작한 후 (부동산, 펀드 등)대출, 신용평가 등을 내놨고, 지난 4월엔 토스카드를 출시했다. 간편결제에서 시작한 카카오페이도 투자에 이어 연내 보험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세계 최대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중국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파이낸셜이 걸어온 길과 비슷하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앤트파이낸셜의 2017년 결제액은 8조8000억달러로 마스터카드의 5조2000억달러를 뛰어넘었다. 리브라 연합을 만든 페이스북, 비자, 마스터카드, 페이팔 등이 이런 시장을 놓치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페이스북 등의 데이터를 활용하면 이용자의 소셜 미디어 활동지수로 신용평가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 리브라 코인 송금, 충전 횟수 등을 더하면 더 정확하게 이용자를 분석한 후 금융 상품(대출 등)을 제안할 수 있다.

“세계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전 세계 성인의 31%인 약 17억명은 은행 계좌가 없다. 개발도상국 소상공인의 약 70%는 신용이 없다.” – 리브라 팩트 시트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전 체인파트너스 기관금융사업팀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송금, 결제, 대출, 단기금융 등 페이스북이 리브라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많다”면서 “페이스북은 이제 SNS 를 넘어 금융업으로의 영역 확대를 위한 첫발을 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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